
사기
이 사건은 보이스피싱 조직의 현금 수거책으로 활동하여 피해자 5명으로부터 총 1억 750만 원을 편취한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A의 사기 사건입니다. 피고인은 자신이 보이스피싱 사기 범행임을 몰랐고 단순 아르바이트로 생각했으며 사기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피고인이 ATM 경고 문구를 보았고 업무 방식의 비정상성을 인식했음에도 의문을 해소하지 않고 일을 계속한 점 등을 근거로 미필적 고의를 인정했습니다. 항소심에서 피고인과 검사 모두 양형 부당을 주장했으나, 법원은 원심의 징역 1년 2개월 형이 적정하다고 판단하여 쌍방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피고인 A는 한 어플에 올린 이력서를 보고 연락 온 성명불상자의 제안으로 'C'이라는 식품납품회사에서 단기 아르바이트를 하기로 했습니다. 피고인은 C회사의 D대리 지시를 받아 피해자들로부터 현금을 받았는데, 이를 회사의 물품대금을 고객으로부터 직접 받아오는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피고인은 피해자들로부터 받은 현금을 여러 사람의 개인정보를 이용해 100만 원씩 나누어 ATM으로 송금했고, 이 과정에서 보이스피싱 관련 경고 문구를 보았으며, 업무 방식에 대한 의문을 가졌음에도 '80만 원을 빨리 모아야 하는 상황' 때문에 계속 일을 진행했습니다. 이로 인해 피고인은 보이스피싱 조직의 수거책으로 사기 혐의를 받게 되었습니다.
피고인에게 보이스피싱 사기 범행에 대한 '미필적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와 원심의 '징역 1년 2개월' 형량이 적정한지 여부입니다.
항소심 법원은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피고인이 ATM에서 타인의 주민등록번호, 명의를 이용한 송금이 보이스피싱 범죄일 수 있다는 경고 문구를 보았고, 성명불상자에게 현금을 송금하는 방식이나 입금 계좌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으나 해소되지 않은 채 일을 계속한 점 등을 종합하여 피고인에게 사기의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양형 부당 주장에 대해서는 보이스피싱 범행의 죄질이 나쁘고 피해액이 크며 피해 회복이 이루어지지 않은 점, 피고인이 필수적인 역할을 담당했으나 가담 기간이 길지 않고 초범인 점 등을 고려하여 원심의 징역 1년 2개월 형량이 너무 무겁거나 가볍지 않다고 보았습니다.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는 모두 이유 없다고 판단되어,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쌍방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판결이 확정되었습니다.
이 사건은 형법상 '사기죄'와 관련이 깊습니다. 사기죄(형법 제347조)는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로,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특히 중요한 것은 '고의'의 인정 여부인데, 피고인은 자신이 보이스피싱임을 몰랐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미필적 고의'를 인정했습니다. 미필적 고의란 자신의 행위로 인해 어떤 결과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인식했음에도 그 결과를 용인하고 행위에 나아간 심리 상태를 의미합니다. 즉, 보이스피싱 범죄일 수 있음을 어렴풋이 예상하면서도 돈을 벌기 위해 계속 행동했다면 고의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또한, 항소심에서 원심의 형량이 적정한지를 판단할 때는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항소법원은 항소가 이유 없다고 인정할 때에는 판결로써 항소를 기각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법원은 피고인의 나이, 범행 동기, 가담 정도, 피해 금액, 피해 회복 여부, 전과 유무 등 다양한 양형 조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형량을 결정합니다.
만약 급여 조건이 비상식적으로 좋거나, 업무 내용이 타인의 돈을 직접 수거하여 지정된 계좌로 입금하는 등 일반적인 상거래 방식과 다른 경우라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특히 현금 수거, 무통장 입금, 다수의 개인 계좌를 이용한 송금 등을 요구하는 아르바이트는 보이스피싱 범죄와 연관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ATM 등에서 범죄 관련 경고 문구를 보거나 업무 방식에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다면,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법적 책임을 인지하고 즉시 업무를 중단해야 합니다. 설사 자신이 범죄임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주장하더라도, 객관적으로 보아 충분히 의심할 만한 상황이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일을 계속했다면 '미필적 고의'가 인정되어 사기죄 등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급히 돈을 벌어야 하는 상황이라 할지라도 불법적인 일에 가담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보이스피싱 범죄에 가담하는 행위는 단순한 아르바이트가 아닌 심각한 범죄 행위이며, 피해액 전부에 대한 책임은 물론 무거운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