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주방집기 매도 횡령 무죄 판결

임차인이 식당 임대차 계약 기간 중 주방 집기류를 보관하던 중 전차인에게 해당 집기류를 매도한 행위가 횡령죄로 기소되었으나,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집기류 대금 450만 원을 지급하고 양도받았다는 주장과 관련 증거가 인정되어 무죄가 선고된 사건입니다.

관련 당사자

• 피고인 A: 피해자 B로부터 강원도 철원의 한 건물 1층을 임차하여 식당을 운영하던 사람입니다.
• 피해자 B: 피고인 A에게 건물을 임대한 소유주이며, 소유한 주방 집기류를 피고인 A에게 보관하게 한 사람입니다.
• D(E): 피고인 A로부터 식당을 전대(재임대)받고 주방 집기류를 매수한 사람입니다.
• F: 피해자 B의 남편으로, 피해자 B를 대리하여 피고인 A와 임대차 계약을 실질적으로 체결하고 금전거래에 관여한 사람입니다.

분쟁 상황

피고인 A는 2016년 1월 21일경 피해자 B와 강원 철원군의 건물 1층에 대해 임대 기간 2년, 보증금 1,000만 원으로 임대차 계약을 맺었습니다. 계약 만료 시 주방 집기류를 반환한다는 특약도 있었습니다. 피고인은 식당을 운영하던 중 2016년 5월 18일경 D(E)에게 식당을 전대하면서 피해자 소유의 대형냉장고, 주류 냉장고, TV, 석유난로, 테이블, 수저, 그릇, 불판, 선반, 싱크대 등 시가 미상의 집기류 일체를 D에게 매도했습니다. 이에 검찰은 피고인 A가 피해자 소유의 집기류를 횡령했다고 판단하여 기소했습니다. 피고인 A는 450만 원을 지급하고 주방 집기 등을 양도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핵심 쟁점

피고인 A가 임대인인 피해자 B 소유의 주방 집기류를 임의로 처분하여 횡령한 것인지, 아니면 정당하게 피해자로부터 해당 집기류를 양수(양도받음)하여 소유권을 취득한 후 처분한 것인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 A가 공소사실과 같이 주방 집기류를 횡령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또한, 무죄 판결 공시의 취지는 선고하지 않았습니다.

결론

피고인 A가 수표 450만 원을 교부하며 주방 집기 등을 양도받았다는 일관된 진술, 수표 지급 사실 및 피해자 B 남편 F의 진술 번복 등을 종합할 때, 횡령죄를 입증할 만한 충분한 증거가 없다고 보아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 판결을 내렸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은 피고인이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던 중 이를 임의로 처분했다는 '횡령' 혐의로 기소된 사건입니다.

1. 형사재판의 증명책임과 무죄추정의 원칙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 형사재판에서 피고인에게 유죄를 인정하려면 검사가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이라는 확신을 갖게 할 증거를 제시해야 합니다. 만약 검사의 증거가 부족하여 유죄라는 확신을 줄 수 없다면, 설령 유죄의 의심이 들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해야 합니다. 이를 '무죄추정의 원칙'이라고 합니다. 본 사건에서 법원은 피고인 A가 450만 원을 지급하고 주방 집기 등을 양도받았다는 피고인의 구체적이고 일관된 진술, 이에 대한 수표 발행 및 배서 기록, 그리고 피해자 남편 F의 진술 번복 등을 종합하여,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의 횡령 사실을 충분히 입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이는 검사의 증명책임을 다하지 못했음을 의미합니다.
2. 무죄판결 공시 취지 선고 여부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 형법 제58조 제2항은 무죄를 선고하는 경우 피고인이 원하는 때에 한하여 무죄 판결의 취지를 공시(일반에 알림)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무죄가 선고되었지만, 법원은 피고인의 의사를 확인했거나 피고인이 원하지 않은 것으로 보여, 무죄판결 공시의 취지는 선고하지 않았습니다. 일반적으로 무죄 판결을 받은 피고인이라도 자신의 사건이 대중에게 알려지는 것을 원치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참고 사항

임대차 계약 시 건물 내부에 비치된 집기류의 소유권 및 사용에 관한 조항을 매우 명확하게 작성해야 합니다. 특히, 양도 또는 매도 여부에 대한 내용은 반드시 서면으로 상세히 기재하고 당사자 모두의 서명 또는 날인을 받아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금전 거래가 오가는 경우, 거래 명세(어떤 물품에 대한 대금인지)를 구체적으로 기재한 영수증 또는 계약서를 작성하고, 수표나 계좌 이체 등 증빙이 남는 방식으로 대금을 지급하여 증거를 확보해야 합니다. 구두 합의는 추후 분쟁 발생 시 입증하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중요한 내용은 반드시 서면으로 기록하고 보관해야 합니다. 임대인 또는 대리인의 진술이 번복되거나 일관성이 없을 경우, 이는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으므로 관련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