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출 청소년 대상 유사 성행위 및 폭행 범죄 사건

피고인 A와 B는 2016년부터 2017년까지 가출 청소년인 피해자들을 상대로 유사 성행위, 강제추행, 폭행 등의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피고인 A는 2016년 1월 피해자 E에게 유사 성행위를 가하고, 2017년 초가을과 여름에는 피해자 E, H, K를 여러 차례 폭행했습니다. 피고인 B는 2017년 8월 피해자 H를 강제추행하고, 2016년 8월부터 9월경에는 피해자 H를 폭행했습니다. 법원은 피고인들의 범행 대부분을 부인하는 주장을 배척하고 피해자들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하여 피고인 A에게 징역 2년 6개월, 피고인 B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습니다. 또한 두 피고인에게 각 8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하고, 피고인 A에게는 5년간 신상정보 공개·고지 및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취업제한 명령을 내렸습니다.

관련 당사자

• 피고인 A (22세): 아동·청소년 유사 성행위 및 폭행 혐의로 기소된 인물. 가출 청소년들의 생활을 관리한다며 폭행을 일삼음.
• 피고인 B (22세): 아동·청소년 강제추행 및 폭행 혐의로 기소된 인물. 피고인 A와 함께 가출 청소년들에게 영향을 행사함.
• 피해자 E (여, 당시 16세): 피고인 A에게 유사 성행위 및 폭행을 당한 가출 청소년.
• 피해자 H (여, 당시 16세): 피고인 A와 B에게 폭행을 당하고, 피고인 B에게 강제추행을 당한 가출 청소년.
• 피해자 K (여, 당시 15세): 피고인 A에게 폭행을 당한 가출 청소년.

분쟁 상황

피고인 A와 B는 22세 동갑내기로, 2016년 1월경부터 2017년 3월경까지 안성 지역에서 12세에서 15세 사이의 가출 여학생들에게 술과 잠잘 곳을 제공하며 환심을 샀습니다. 2017년 4월경부터 피해 학생들이 이른바 '조건만남'(남성들에게 구강성교를 유도하는 일종의 성매매)으로 용돈을 벌기 시작하자, 피고인 A는 2017년 6월경부터 피해자들의 생활을 관리한다는 명목으로 단체 대화방을 만들고, 규칙을 어기면 폭행하는 등 통제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피고인들은 지역 후배를 폭행했고, 이 후배가 피해자들을 끌어들여 피고인들을 고소하려 하자 피고인들은 피해자들을 더욱 폭행하고 협박했습니다. 피해자 H의 남자친구가 2017년 10월경 별건으로 구속되면서 피해 사실을 진술했고, 이를 계기로 피해자들이 함께 경찰 조사를 받으며 사건이 수면 위로 드러났습니다. 검찰은 1차 기소 후, 피해자들이 추가로 제출한 고소장을 토대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추가로 기소하게 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피해자들의 진술 신빙성: 범행 발생 시점으로부터 시간이 오래 지나 신고가 늦어진 점, 피해자들의 진술에 미세한 불일치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피해자들의 진술을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입니다.
2. 경찰 진술조서의 증거능력 인정 여부: 별건 수사 과정에서 작성된 경찰 진술조서에 피해자들의 간인·서명·날인이 누락되어 있어, 해당 조서의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3. 폭행 공소사실의 중복 기소 여부: 피고인 A의 특정 폭행 공소사실이 이전에 기소된 별건의 폭행 공소사실과 중복되는지 여부입니다.
4. 피고인 B 폭행 범행 동기: 피고인 B이 피해자 H를 폭행한 동기가 '조건만남을 하지 말라는 이유'인지, 아니면 '조건만남 제안을 거절했다는 이유'인지에 대한 판단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인들에게 다음과 같이 판결했습니다.

• 피고인 A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합니다.
• 피고인 B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합니다.
• 두 피고인에게 각각 8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합니다.
• 피고인 A에 대한 정보를 5년간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공개하고 고지합니다(공개되는 성범죄 요지는 유사 성행위죄에 한함).
• 피고인 A에게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에 5년간 취업 제한을 명령합니다.
• 피고인 B에 대해서는 연령, 환경, 범행 종류, 동기, 결과 등을 고려하여 신상정보 공개·고지 및 취업 제한 명령을 면제했습니다.

결론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나이 어린 가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유사 성행위, 강제추행, 폭행 등 심각한 범죄를 저질렀으며, 범행 방법과 피해 정도가 매우 불량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로 인해 피해 청소년들이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겪고 장래 건강한 성적 정체성 및 가치관 형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았습니다. 피고인들이 범행 대부분을 부인하며 피해자들을 무고한다고 주장하는 등 범행 후 정황이 좋지 않은 점과 피해자들이 엄벌을 탄원하는 점을 고려하여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다만 피고인 A가 초범이고 피고인 B가 동종 성범죄 전력이 없다는 점 등을 참작하여 최종 형량을 결정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아청법) 제7조 (아동·청소년에 대한 강간·강제추행 등):
   • 제2항은 아동·청소년에 대한 유사 성행위 금지 및 처벌을 규정합니다. 피고인 A의 유사 성행위 혐의에 적용되었습니다.
   • 제3항은 아동·청소년에 대한 강제추행 금지 및 처벌을 규정합니다. 피고인 B의 강제추행 혐의에 적용되었습니다.
   • 아청법은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에 대해 엄중한 처벌을 내리며,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신상정보 공개·고지, 취업 제한 명령 등의 부가적인 조치를 명할 수 있습니다(제16조 제2항, 제49조 제1항, 제50조 제1항, 제56조 제1항).
2. 형법 제260조 제1항 (폭행):
   • 사람의 신체에 대한 유형력 행사(때리거나 밀치는 행위 등)를 금지하고 처벌하는 규정입니다. 피고인 A와 B의 폭행 혐의에 적용되었습니다.
3.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4항 (피고인이 아닌 자의 진술을 기재한 조서의 증거능력):
   •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이 피고인이 아닌 자의 진술을 기재한 조서는, 적법한 절차와 방식에 따라 작성되었음이 증명되어야 증거능력이 인정됩니다. 이 사건에서는 경찰 진술조서에 피해자들의 간인·서명·날인이 누락되어 '적법한 절차와 방식'이 지켜지지 않아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단되었습니다. 이는 원진술자가 법정에서 실질적 진정성립을 인정했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4. 진술의 신빙성 판단 기준:
   • 법원은 피해자 등 증인의 진술 신빙성을 판단할 때, 진술 내용의 합리성, 논리성, 일관성, 모순 여부, 경험칙 부합 여부, 물증이나 제3자 진술과의 부합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특히 법관이 직접 증인의 모습, 태도, 진술 뉘앙스 등을 관찰하여 얻는 심증도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피해자 진술이 일관되고 공소사실에 부합한다면, 객관적으로 신빙성이 없다고 볼 만한 다른 자료가 없는 한 함부로 배척해서는 안 됩니다 (대법원 2012도2631 판결 참조). 이 사건에서는 피해자들의 구체적이고 일관된 진술, 신고 지연 경위의 합리성, 허위 고소 동기의 부재 등이 인정되어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되었습니다.
5. 경합범 가중 및 작량감경 (형법 제37조, 제38조, 제53조, 제55조):
   • 여러 개의 죄를 저지른 경우 가장 무거운 죄에 정한 형의 장기 또는 다액에 그 죄와 다른 죄의 장기 또는 다액의 2분의 1을 가중하여 처벌합니다 (경합범 가중).
   • 법원이 형을 선고할 때 범인의 연령, 성행, 지능, 환경, 피해자에 대한 관계,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형량을 감경할 수 있습니다 (작량감경). 이 사건에서도 피고인들의 유리한 정상 참작 요소로 작량감경이 이루어졌습니다.

참고 사항

1. 취약한 상황의 미성년자 피해 진술은 신중하게 평가됩니다: 가출 청소년과 같은 취약한 상황에 있는 미성년자의 성범죄 및 폭행 피해 진술은, 신고가 늦어졌거나 시간의 경과로 인해 기억의 일부가 혼동될 수 있더라도, 그 진술 내용의 구체성, 일관성, 그리고 허위 진술을 할 만한 특별한 동기가 없는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빙성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2. 성인과 미성년자 사이의 권력 불균형은 범죄 경위 판단에 중요합니다: 성인 가해자가 미성년 피해자에게 술과 잠자리를 제공하며 환심을 사거나, 신체적 위협(문신 등)을 가하여 공포심을 조성하는 등의 상황은 피해자가 즉시 신고하기 어려운 이유로 충분히 인정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권력 관계는 피해자의 신고 지연 이유로 참작됩니다.
3. 진술조서 작성 절차의 중요성: 수사기관에서 작성된 피고인이 아닌 자의 진술조서는 형사소송법이 정한 적법한 절차와 방식(간인, 서명, 날인 등)을 준수해야만 증거능력이 인정됩니다. 절차적 하자가 있다면 설령 실질적인 진정성립이 인정되더라도 증거로 사용될 수 없습니다.
4. 범죄 사실의 중복 여부 판단: 유사한 시간과 장소, 동일한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범죄라 할지라도, 폭행의 경위나 구체적인 방법이 다르다면 별개의 범죄로 보아 중복 기소로 보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각 범행의 고유한 특징을 명확히 구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