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
원고는 배우자가 퇴근 중 신호위반 교통사고로 사망하자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여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청구했으나, 근로복지공단은 망인의 사망이 법령 위반에 의한 교통사고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부지급 처분을 했습니다. 법원은 망인의 신호위반이 사고의 직접 또는 주된 원인이므로 사망과 업무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망인 B 씨는 D 주식회사 소속 크레인 운전기사로 근무하다가 2020년 2월 9일 회사 업무를 마치고 이륜차로 퇴근하던 중 17시 5분경 거제시 E건물 진입 삼거리에서 직진하다가 반대편에서 좌회전하던 택시와 충돌하여 같은 날 사망했습니다. 원고 A 씨는 망인의 배우자로서, 망인의 사망이 퇴근 중 발생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청구했습니다. 그러나 근로복지공단은 망인의 사망이 법령 위반(신호위반)에 의한 교통사고에 기인한 것으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2020년 10월 23일 원고의 청구를 거부하는 처분을 내렸습니다. 원고는 망인이 비록 신호를 위반했으나 신호위반이 통상적인 운전행위에 내재된 위험으로 볼 수 있고 업무로 인한 피로로 착각했을 가능성 상대방 차량 운전자의 전방주시 태만 등을 고려할 때 망인의 범죄행위가 주된 원인이 아니므로 근로복지공단의 처분이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퇴근 중 발생한 교통사고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는지 여부, 특히 망인의 신호위반이 업무상 재해 인과관계를 단절시키는 '범죄행위'로 볼 수 있는지 여부가 쟁점입니다.
법원은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법원은 망인의 퇴근 중 발생한 교통사고가 신호위반이라는 '범죄행위'가 직접 또는 주된 원인이 되어 발생했다고 보아, 업무와 사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따라 근로복지공단의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은 적법하다고 판결했습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1호는 근로자가 업무를 수행하던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부상 질병 장해 또는 사망을 '업무상 재해'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업무와 재해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업무상 재해로 인정됩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2항은 근로자의 '고의·자해행위나 범죄행위' 또는 그것이 원인이 되어 발생한 사망 등은 업무상 재해로 보지 않습니다. 여기서 '범죄행위'에는 과실에 의한 범죄행위도 포함되며 형법뿐만 아니라 특별법령에 의해 처벌되는 행위, 예를 들어 도로교통법상 범칙행위도 포함됩니다. '근로자의 범죄행위 또는 그것이 원인이 되어 사망 등이 발생한 경우'란 근로자의 범죄행위가 사망 등의 '직접 원인'이 되거나 '주된 원인'이 되는 경우를 의미합니다. 구 도로교통법 제5조 제1항은 도로를 통행하는 보행자와 차마의 운전자는 교통안전시설이 표시하는 신호 또는 지시를 따라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또한 구 도로교통법 제156조는 제5조를 위반한 차마의 운전자는 20만 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해질 수 있다고 명시하여 신호위반 행위가 법률에 의해 처벌되는 '범죄행위'에 해당함을 분명히 합니다. 본 사건에서 법원은 망인의 신호위반 행위가 도로교통법상 범죄행위에 해당하며 이 사건 사고가 망인의 중대한 주의의무 위반으로 인한 신호위반이라는 '범죄행위'가 직접 또는 주된 원인이 되어 발생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사고 당시 망인은 신호를 확인하고 정지할 충분한 시간이 있었음에도 감속 없이 교차로에 진입했으며 다른 차량의 정차나 선행 이륜차의 좌회전 등 정지 신호를 인지할 만한 상황도 있었습니다. 반면 상대방 차량 운전자의 전방주시 태만 주장은 명확히 입증되지 않았고 사고 회피 가능성도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망인의 사망과 업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단절되어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업무상 재해 여부는 사고 발생 경위와 원인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단순한 사고가 아닌 법규 위반이 개입된 경우 면밀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특히 퇴근 중 발생한 사고라도 근로자의 중대한 법규 위반(예: 신호위반, 음주운전 등)이 사고의 직접적 또는 주된 원인으로 인정되면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신호위반 행위는 도로교통법에 따라 처벌되는 범죄행위로 간주되며 이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업무상 재해를 부정하는 사유인 '근로자의 범죄행위'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사고 당시 교통 상황, 운전자의 주의 의무 위반 정도, 다른 운전자의 과실 여부 등 모든 요소를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사고의 주된 원인을 가리게 됩니다. 사고 발생 시 자신의 주장을 입증할 수 있는 객관적인 증거(블랙박스 영상, 목격자 진술, 사고 현장 사진 등)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