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 제조사의 정부 조달 거래정지 처분 취소 판결

엘리베이터 제조 및 판매업을 하는 원고 주식회사 A는 조달청과 다수공급자계약을 체결하여 나라장터 종합쇼핑몰을 통해 제품을 공급하고 있었습니다. 조달청은 원고가 승객용 엘리베이터의 가공, 조립 공정을 하도급 주어 직접생산 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하여, 2017년 7월 26일 원고에 대해 종합쇼핑몰 긴급 사전거래정지 처분을 내렸습니다. 이에 원고는 이 처분이 위법하다며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피고 조달청장의 긴급 사전거래정지 처분이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이며, 그 근거가 된 다수공급자계약 특수조건은 법률유보의 원칙에 위배되어 무효이므로, 이에 근거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인용했습니다. 또한, 계약 기간 만료 후에도 잠재적 불이익이 있어 소의 이익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주식회사 A: 엘리베이터 제조, 생산, 판매, 보수, 설치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으로, 조달청과 다수공급자계약을 체결하여 나라장터 종합쇼핑몰을 통해 제품을 공급하는 업체입니다.
• 피고 조달청장: 정부 조달 업무를 총괄하는 기관의 장으로, 중소기업제품의 직접생산 확인 위반을 이유로 원고에 대해 긴급 사전거래정지 처분을 내렸습니다.

분쟁 상황

엘리베이터 제조업체인 주식회사 A는 중소기업제품 직접생산 확인을 받아 조달청과 다수공급자계약을 체결하여 승객용 엘리베이터 등을 나라장터 종합쇼핑몰에 공급하고 있었습니다. 2017년 6월 26일, 조달청의 직접생산 위반 조사 과정에서 원고가 승객용 엘리베이터의 가공 및 조립 공정을 다른 업체에 하도급하여 생산한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조달청은 이를 직접생산 의무 위반으로 보아, 다수공급자계약 특수조건 제22조의3 제1항 제1호에 근거하여 2017년 7월 26일 원고에 대해 종합쇼핑몰 긴급 사전거래정지 조치를 통보했습니다. 원고는 이 처분이 법률적 근거 없이 이루어진 위법한 처분이라고 주장하며 그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1. 조달청의 긴급 사전거래정지 처분이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인지 여부 2. 계약기간 만료 후에도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는지 여부 3. 긴급 사전거래정지 처분의 근거가 된 다수공급자계약 특수조건이 법률유보의 원칙에 위배되어 무효인지 여부.

법원의 판단

1. 피고가 2017년 7월 26일 원고에 대하여 한 긴급 사전거래정지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3. 제1항 기재 처분의 효력을 이 사건 항소심 판결 선고시까지 정지한다.

결론

법원은 조달청이 원고에게 내린 긴급 사전거래정지 처분이 원고의 재산권을 직접 제한하는 침익적·제재적 행정처분이므로 헌법상 법치국가 원리에 따라 법률에 근거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이 처분의 근거가 된 '다수공급자계약 특수조건'은 조달청의 내부 업무처리 지침에 불과하며, 관련 법률인 조달사업법이나 그 시행령 어디에도 이러한 긴급 사전거래정지 처분을 할 수 있는 법률상 근거 조항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법률의 위임 없이 국민의 권리를 제한하는 내용을 규정한 특수조건은 무효이며, 무효인 특수조건에 근거한 이 사건 처분 또한 법률유보의 원칙에 반하여 위법하다고 판결했습니다. 또한, 법원은 이 사건 계약기간이 만료되었더라도 해당 처분이 취소되지 않으면 원고가 향후 조달 계약 체결에서 불이익을 받을 위험성이 충분히 있으므로, 소송을 제기하여 처분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다고 인정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법률유보의 원칙: 헌법상 법치국가 원리에서 비롯된 법률유보의 원칙은 행정이 법률에 근거하여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특히 헌법 제37조 제2항은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제한하는 행정처분은 반드시 법률에 근거해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본 사건에서 법원은 조달청의 긴급 사전거래정지 처분이 원고의 재산권을 직접 제한하는 침익적 행정처분이므로 법률에 근거해야 하지만, 그 근거가 된 '다수공급자계약 특수조건'은 법률의 위임 없이 제정되어 무효이며, 따라서 이에 근거한 처분도 위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2. 조달사업에 관한 법률 제5조 및 시행령 제7조의2: 이 법령은 조달청장이 다수공급자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경우, 계약 상대자의 자격, 결정 방법 등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이 법령 어디에도 조달청장이 '긴급 사전거래정지처분'과 같은 행정처분을 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조항이 없음을 명확히 지적했습니다. 이는 행정기관이 자의적으로 국민의 권리를 제한하는 규정을 만들 수 없다는 법률유보 원칙의 중요성을 보여줍니다.
3.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 행정청의 어떤 행위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는지는 관련 법령의 내용, 행위 주체, 내용, 형식, 절차, 그리고 그 행위로 인해 상대방이 입는 불이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개별적으로 판단합니다. 법원은 이 사건 처분이 공법적 성격이 강한 조달계약과 관련되어 있고, 행정청이 우월적 지위에서 이루어진 조치이며, 심각한 불이익을 초래하고 효과적인 권리 구제 수단이 없다는 점 등을 고려하여 행정처분으로 인정했습니다.
4. 중소기업제품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에 관한 법률 제9조 제4항 및 시행규칙 제5조 제3항: 이 법령은 중소기업자가 직접 제품을 생산하는지에 대한 확인 절차 및 유효기간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원고는 이 법령에 따라 직접생산 확인을 받았으나, 피고는 직접생산 의무 위반을 처분 사유로 삼았습니다. 비록 이 사건의 최종 판단은 법률유보 원칙 위배에 따라 이루어졌지만, 조달 계약에서 직접생산 의무 준수는 중요한 법적 요건입니다.

참고 사항

1. 행정처분 판단: 정부 조달 관련 기관이 내리는 거래정지나 입찰 참가 자격 제한 등의 조치는 단순히 사기업 간의 계약 관계가 아니라, 공권력 행사에 의한 '행정처분'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처분은 행정소송의 대상이 될 수 있으므로, 부당하다고 생각될 경우 법적 구제 절차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2. 법률유보 원칙 확인: 국민의 권리를 제한하거나 의무를 부과하는 행정처분은 반드시 법률에 명확한 근거를 두어야 합니다. 행정기관의 내부 지침이나 고시, 계약 특수조건 등에만 근거한 처분은 법률유보의 원칙에 위배되어 무효가 될 수 있으므로, 처분 근거가 법률에 명시되어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3. 계약 종료 후 법적 이익: 계약 기간이 만료되었더라도 과거에 받은 행정처분이 미래의 사업 활동(예: 다음 계약 체결 거부, 입찰 참가 제한 등)에 불이익을 줄 가능성이 있다면, 해당 처분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처분으로 인한 잠재적이고 장기적인 불이익이 있는지 면밀히 검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4. 직접생산 의무 철저 준수: 중소기업제품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에 관한 법률 등 관련 법규에 따른 '직접생산 확인 기준'을 철저히 숙지하고 준수해야 합니다. 생산 공정 중 필수적인 부분이 외주 대상이 아닌지, 직접생산 요건을 충족하는지 등을 주기적으로 점검하여 조달 거래 정지 등 불이익을 예방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