댐 건설로 인한 철갑상어 양식장 보상금 사건

한국수자원공사가 댐 건설 사업을 추진하면서 수몰지역에 있는 철갑상어 양식장들에 대해 영업손실 보상을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양식장을 운영하던 원고들은 영업장소 이전으로 인한 휴업보상, 이전비용, 감손상당액 등 막대한 보상금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피고인 한국수자원공사는 사업인정고시일 당시 양식장에 철갑상어가 실제로 존재했는지 불분명하고,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철갑상어 양식이 불법적이거나 오로지 보상금을 노린 영업이라고 주장하며 영업보상을 거부했습니다. 중앙토지수용위원회도 원고들의 보상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이에 원고들이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원고들이 댐 건설 고시일 이전부터 적법하게 양식업을 운영했음을 인정하고, 보상을 목적으로 한 영업으로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보상금 산정에 있어 피고 측 용역 보고서의 오류를 지적하고 원고들의 청구금액을 대폭 감액하여 약 6억 3천만 원의 영업손실 보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양식장 운영자들 (원고들): 철갑상어 양식장을 운영하던 A, A의 형제인 B, A의 장모인 망 N의 상속인인 N의 남편 C와 딸 D. 이들은 댐 건설로 인해 양식장을 이전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영업손실 보상을 요구했습니다.
• 한국수자원공사 (피고): Q 홍수조절댐 건설 사업의 시행자로, 수몰 예정 지역의 토지 및 시설에 대한 보상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 주식회사 E (참가인 은행): 원고 A에게 거액의 대출을 해주었고, 대출 담보로 양식장 보상금 채권을 양수받아 소송에 보조 참가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영업의 실질 존재 여부: 공익사업인정고시일인 2006년 12월 20일 당시 원고들이 실제로 양식장에 철갑상어를 사육하며 영업 활동을 하고 있었는지, 그리고 이후 추가 반입된 철갑상어도 보상 대상에 포함되는지 여부.
• 보상만을 목적으로 한 영업 여부: 원고들이 댐 건설이 논의되던 시기에 의도적으로 보상금을 받기 위해 양식장을 설치하고 철갑상어를 반입하여 영업을 시작했는지 여부.
• 적법한 영업 여부: 철갑상어가 국제적 멸종위기종에 해당하는바, 관련 법령에 따라 적법하게 양식업이 이루어졌는지, 혹은 밀수입 등으로 인해 보상 대상에서 제외되어 몰수 대상에 해당하는지 여부.
• 정당한 보상금 산정: 휴업보상, 철갑상어 및 시설 이전비, 이전에 따른 감손상당액 등 영업손실 보상금의 구체적인 항목별 산정 방식과 액수가 타당한지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들의 청구를 일부 받아들여 피고인 한국수자원공사가 원고 A, C, D에게 204,438,756원, 원고 A, B에게 432,681,291원 등 총 637,120,047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이 금액에는 2014년 1월 15일부터 2016년 8월 11일까지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5%의 지연 이자가 포함됩니다.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는 기각되었으며 소송비용은 피고와 원고보조참가인이 일부 부담하고, 나머지는 원고들이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이 판결은 가집행할 수 있도록 선고되었습니다.

결론

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고들의 청구를 일부 인정했습니다.

• 영업의 실질 인정: 원고들이 사업인정고시일 이전에 양어장 부지를 매입하고, 양식 시설을 설치하며, 내수면어업 신고 및 사업자 등록을 마쳤다는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또한 고시일 당시 양어장에 철갑상어가 존재하고 지속적인 양식업이 이루어졌다고 보았습니다. 전기 사용량 급증 등은 추가적인 철갑상어 반입 정황일 뿐 영업의 실질 자체를 부정하는 증거는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 보상 목적 영업 아님: 댐 건설 논의가 진행되던 시기에 양식장을 시작했다는 점은 의심스러울 수 있으나, 당시 사업 시행 여부가 불투명했고, 양식장 규모가 작지 않았으며, 원고들이 7년 이상 운영비를 들여 계속 양식해온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오로지 보상만을 목적으로 한 영업으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원고 A의 과거 불법행위도 해당 물건을 보상 대상에서 제외하는 별개의 문제이지 영업 전체의 보상청구권을 배제하는 사유는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 멸종위기종 양식의 적법성 인정: 철갑상어가 국제적 멸종위기종이지만, 그 인공증식(양식업) 자체가 금지되는 것이 아니며, 야생생물법상 양식업에 대한 별도의 허가 규정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양식장 내 철갑상어가 밀수입되거나 허가 용도를 위반하여 사용되었다는 피고의 주장에 대해 몰수의 요건이 명확하게 증명되지 않았고, 해당 영업의 불법성이 중대하여 보상에서 제외될 정도라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 보상금 산정의 조정:
  • 휴업기간 중 일실 영업이익: 피고 측 용역 보고서가 수산업법 시행령 [별표4]를 자의적으로 원용하고, 실제 판매 실적이 아닌 추정 기대이익을 기준으로 산정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보아 불인정했습니다. 대신 통계법에 따른 도시근로자가구 월평균 가계지출비를 기준으로 3인 가구 3개월분의 가계지출비(각 양어장별 10,156,428원)를 인정했습니다.
  • 휴업기간 중 고정적 비용: 용역 보고서의 감가상각비, 유지관리비, 최소 인건비 산정 방식은 합리성이 있다고 보아 인정했습니다(P 18,123,250원, M 37,384,250원).
  • 철갑상어 이전비용: 사업인정고시일 이후 반입된 것으로 확인되는 시베리아종 철갑상어는 보상 대상에서 제외하고, 기존에 매입하여 증식된 개체(총 67,328마리)에 대해 이전비용을 산정했습니다(P 161,259,078원, M 370,240,613원).
  • 양식시설 이전비용: 이미 중앙토지수용위원회의 재결에서 지장물 보상금으로 지급되었거나 공탁된 부분에 대해, 원고들이 재결 금액보다 정당한 보상금이 더 많다는 것을 증명하지 못했으므로 추가 보상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 철갑상어 이전에 따른 감손상당액: 용역 보고서의 폐사율 및 캐비어 감손율 산정이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근거 없이 자의적으로 이루어졌다고 보고, 실제 이송 사례와도 맞지 않아 불인정했습니다.
  • 이전준비비용 및 이전부대비용: 적지 조사비, 관정 시추비, 수질 검사비, 이전광고비, 개업비, 주민 관련 비용 등은 합리적으로 산출되었다고 보아 인정했습니다(각 양어장별 이전준비비용 각 9,900,000원, 이전부대비용 각 5,000,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