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권/채무 · 행정
경기신용보증재단이 A에게 신용보증을 해주어 A는 이를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받았습니다. A가 대출 이자를 연체하여 보증사고가 발생하자 재단이 은행에 대위변제했습니다. 그런데 A는 보증약정 체결 직후 자신의 토지를 B에게 팔았고 이로 인해 채무초과 상태가 되었습니다. 재단은 이 매매계약을 채무자의 재산을 빼돌리는 행위(사해행위)로 보고 계약 취소와 토지 등기 말소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재단의 주장을 받아들여 A에게 대위변제금 상환을 명하고 A와 B 사이의 매매계약을 취소하며 B에게 토지 등기를 말소하도록 판결했습니다.
피고 A은 2023년 5월 17일 원고인 경기신용보증재단과 신용보증약정을 맺고 대출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대출금을 연체하여 2024년 1월 16일 신용보증사고가 발생했고 원고는 2024년 5월 13일 D 주식회사에 피고 A의 대출금 10,169,178원을 대신 갚았습니다. 한편 피고 A은 신용보증약정을 맺은 지 불과 5일 후인 2023년 5월 22일 자신이 소유한 토지(전북 고창군 C 임야 1,650㎡)를 피고 B에게 매도하고 소유권이전등기까지 마쳤습니다. 이 매매로 인해 피고 A은 채무초과 상태에 빠지게 되었고 이에 원고는 이 매매계약이 자신의 채권을 해치는 사해행위라고 주장하며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모두 받아들여 채무자 A에게 대위변제된 구상금 및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명하고 A와 B 사이의 토지 매매계약을 사해행위로 취소하며 B는 해당 토지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말소하여 원상회복하도록 판결했습니다.
민법 제406조(채권자취소권):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고 재산권을 목적으로 한 법률행위를 한 때에는 채권자는 그 취소 및 원상회복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행위로 이익을 받은 자나 전득한 자가 그 행위 또는 전득 당시 채권자를 해함을 알지 못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 A이 경기신용보증재단의 구상금 채권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토지를 매각하여 채무초과 상태에 빠졌기 때문에 채무자를 해하는 사해행위로 인정되었습니다. 사해행위의 판단 기준: 법원은 채무자의 재산 처분 행위로 인해 채무초과 상태에 빠지거나 기존 채무초과 상태가 심화되는 경우 해당 행위를 사해행위로 판단합니다. 채무자가 이러한 행위를 할 당시 자신의 재산 감소로 채권자를 해하게 될 것을 인식하고 있었다면 '사해의사'가 인정됩니다. (대법원 판례 참조: 채무자의 사해의사는 채무자가 재산을 처분하는 행위가 채권자를 해할 것이라는 인식을 의미하며 반드시 채권자를 해하려는 적극적인 의사가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수익자의 악의 추정 및 입증책임: 사해행위 취소 소송에서 채무자가 사해행위를 했다고 인정되면 그로 인해 이익을 얻은 수익자(이 사건 피고 B)는 채무자의 사해의사를 알았다고 추정됩니다. 따라서 수익자가 자신이 선의였다고 주장하며 책임을 면하려면 자신의 선의를 직접 증명해야 합니다. 법원은 피고 B이 선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여 피고 B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대법원 2006다61280 판결 등 참조) 피보전채권의 성립 시기: 채권자취소권에 의해 보호받을 수 있는 채권은 원칙적으로 사해행위 이전에 발생해야 합니다. 그러나 사해행위 당시 채권 성립의 기초가 되는 법률관계가 이미 존재하고 가까운 장래에 채권이 성립될 고도의 개연성이 있으며 실제로 가까운 장래에 그 개연성이 현실화된 경우라면 그 채권도 피보전채권이 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02다43352 판결, 2004다12004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는 신용보증약정이 2023년 5월 17일에 체결되어 이 사건 매매계약(2023년 5월 22일) 이전에 구상금 채권 성립의 기초가 되는 법률관계가 발생했고 매매계약 8개월도 안 되어 채무 불이행이 발생했으므로 구상금 채권이 피보전채권으로 인정되었습니다.
채무자가 채무가 많아지거나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자신의 재산을 다른 사람에게 매도하거나 증여하는 행위는 '사해행위'로 취소될 수 있습니다. 특히 매매가 시세보다 현저히 낮거나 친인척 간에 이루어진 경우 사해행위로 의심받기 쉽습니다. 사해행위 취소 소송에서 재산을 넘겨받은 사람은 자신이 채무자의 사해행위를 알지 못했다(선의)고 주장할 수 있으나 이를 입증할 객관적인 증거가 있어야만 받아들여집니다. 단순히 모른다고 주장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채권이 발생할 법률관계(예: 보증약정)가 이미 형성되어 있고 가까운 시일 내에 채권이 실제로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 아직 채권이 현실화되지 않았더라도 이후 발생한 재산 처분 행위가 사해행위 취소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