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약 · 기타 형사사건
피고인 A는 과거 마약류 범죄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상태에서 보호관찰소 소변 검사에서 필로폰 양성 반응이 나와 다시 필로폰 투약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피고인은 공소사실이 불특정하고 자신은 '몰래뽕'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원심의 유죄 판결 및 양형에 불복하여 항소했습니다. 검사 역시 원심의 형량이 너무 가볍다고 항소했으나, 항소심 법원은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며 원심의 판결을 유지했습니다.
피고인 A는 과거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 등으로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고 집행유예 기간 중에 있었습니다. 2021년 11월 25일 서울보호관찰소를 방문하여 준수사항 이행 서약서와 약물 검사 동의서를 작성한 후 소변을 제출했는데, 당시 간이시약검사 결과는 필로폰 음성이었으나, 대검찰청의 정밀감정 결과 필로폰 양성 반응이 확인되었습니다. 이에 피고인 A는 2021년 11월 18일부터 2021년 11월 25일 사이에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로 기소되어 원심에서 징역 1년 6월을 선고받았습니다. 피고인은 공소사실이 필로폰 투약의 일시, 장소,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특정하지 못했으며, 자신은 마약을 투약한 적이 없고 술자리 등에서 누군가 몰래 필로폰을 넣었을 가능성, 즉 '몰래뽕'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원심 판결에 불복하여 항소했습니다. 또한 원심의 형량이 너무 무겁다고도 주장했습니다. 한편 검사 역시 원심의 형량이 너무 가볍다며 항소했습니다.
피고인의 필로폰 투약 공소사실이 충분히 특정되었는지 여부, 소변 감정 결과만으로 투약 사실이 증명되는지 여부, 피고인의 '몰래뽕' 주장의 타당성 여부, 원심의 양형이 적정한지 여부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항소심 법원은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으며, 피고인과 검사 양측의 양형부당 주장 역시 모두 이유 없다고 판단하여 원심의 유죄 판결(징역 1년 6월)과 형량을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254조 제4항 (공소사실의 특정 원칙): 공소사실은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를 보장하기 위해 범죄의 시일, 장소, 방법을 명시하여 특정해야 합니다. 그러나 대법원 판례는 범죄의 성격상 구체적인 특정이 어렵고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지장이 없다면 개괄적인 표시도 허용될 수 있다고 판시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필로폰 투약 범죄의 특성상 정확한 시기, 장소, 방법 특정이 어려운 점, 소변 감정 결과와 피고인의 이동 경로를 기반으로 범행 시기와 장소를 가능한 한 단기간으로 특정하려는 노력을 고려하여 공소사실이 합리적인 수준으로 특정되었다고 보았습니다.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사건에서 소변 감정 결과의 증명력: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피고인의 소변에서 필로폰 성분이 검출되었다는 대검찰청의 감정 결과는 특별한 오류 사정이 없는 한 피고인이 필로폰을 투약했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 강력한 증거가 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피고인의 소변에서 메스암페타민(필로폰) 양성 반응이 나온 사실과 검사 과정에 오류가 없었음을 인정하여, 피고인이 소변 채취일로부터 약 7일 이내에 필로폰을 투약했다고 판단했습니다. 피고인의 '몰래뽕' 주장은 증거 부족 및 행동의 모순(체모 제거 등)으로 인해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양형의 원칙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주의): 우리 형사소송법은 재판의 공정성을 위해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주의를 채택하고 있으며, 이는 1심 법원의 양형 판단에 독자적인 영역을 부여합니다. 항소심 법원은 1심과 비교하여 양형 조건에 중대한 변화가 없고 1심의 양형이 합리적인 재량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경우 이를 존중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봅니다. 이 사건에서 항소심 법원은 마약류 범죄의 높은 재범 위험성, 사회적 해악, 피고인이 집행유예 기간 중 동종 범죄를 저지른 점 등을 고려한 1심의 양형 판단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고 보아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을 모두 기각했습니다.
마약류 투약 혐의에서 소변 감정 결과는 매우 중요한 증거로 작용합니다. 특히 필로폰은 소변 감정의 오류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알려져 있으며, 검출 기간이 비교적 짧아 투약 시점을 추정하는 데 활용됩니다. 자신이 모르게 마약을 투약당했다는, 소위 '몰래뽕' 주장은 이를 뒷받침할 객관적이고 일관된 증거가 있어야만 법원에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단순한 진술이나 시간 경과에 따라 번복되는 주장은 신뢰받기 어렵습니다. 마약류 관련 사건으로 이미 집행유예 기간 중에 있거나 과거 동종 전과가 있는 경우, 재범 시에는 가중 처벌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이는 마약류 범죄의 재범 위험성과 사회적 해악을 고려한 엄정한 대처의 일환입니다. 수사기관의 조사를 앞두고 모발 검사 등의 증거가 될 수 있는 체모를 고의로 제거하는 행위는 증거 인멸 시도로 비쳐질 수 있으며, 오히려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황 증거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공소사실이 구체적으로 특정되지 않았다는 주장은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을 위한 중요한 권리이지만, 마약류 투약과 같이 범죄의 특성상 시기나 장소를 정확히 특정하기 어려운 경우 법원은 개괄적인 표시도 인정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피고인이 방어권을 행사하는 데 실질적인 지장이 없는지 여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