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동산 매매/소유권 · 임대차
사망한 임차인의 상속인들이 임대인에게 임대차보증금 반환을 청구하였고 임대인은 임차인이 계약하지 않은 건물 일부를 장기간 창고로 사용한 것에 대해 건물 인도 및 손해배상 또는 부당이득 반환을 청구하는 반소를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사망한 임차인이 계약 외 공간을 사용한 것에 대해 임대인 측의 묵시적인 양해가 있었다고 보아 임대인의 손해배상 및 부당이득 반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임차인 H이 사망한 후, 그의 상속인들(원고 A, B, C)은 임대차보증금 반환을 청구했습니다. 이에 건물주 E(피고)는 망 H이 2017년 8월경부터 사망 당시인 2020년 3월 27일까지 약 2년 7개월간 임차 목적물이 아닌 101호와 102호를 자전거와 짐 보관을 위한 창고로 무단 사용했다고 주장하며 건물 인도와 함께 그간의 무단 사용에 대한 손해배상 또는 부당이득 반환을 청구하는 반소를 제기했습니다.
사망한 임차인이 임대차 계약에 포함되지 않은 건물 일부인 101호, 102호를 장기간 창고처럼 사용한 행위가 불법행위나 부당이득에 해당하는지 여부, 특히 임대인 측의 묵시적 동의나 양해가 있었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었습니다. 또한 부당이득의 유형 중 '급부부당이득'과 '침해부당이득'의 구별 및 각 증명책임도 중요하게 다루어졌습니다.
법원은 피고(임대인)의 항소와 추가된 선택적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제1심 판결을 유지했습니다. 즉, 망 H(임차인)이 101호, 102호를 점유·사용한 것은 피고 측의 묵시적 양해 하에 이루어졌다고 판단하여, 피고의 손해배상 및 침해부당이득 반환 청구가 이유 없다고 보았습니다.
법원은 망 H이 101호와 102호를 사용한 것이 임대인 측의 묵시적 양해 하에 이루어졌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101호, 102호가 주택으로 임대할 수 없을 정도로 상태가 열악했고 임대인이 임대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채 사실상 방치했던 점, 장기간 해외에 체류했던 임대인 대신 건물을 관리하던 모친이 망 H의 공간 사용을 충분히 인식했음에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던 점, 망 H이 건물 관리에 어느 정도 관여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입니다. 따라서 임대인의 주장처럼 망 H의 사용이 법률상 원인 없는 침해부당이득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임대인의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이 사건에 적용된 주요 법령은 민법 제741조(부당이득의 내용)입니다. 민법 제741조는 '법률상 원인 없이 타인의 재산 또는 노무로 인하여 이익을 얻고 이로 인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이익을 반환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판결에서는 부당이득의 두 가지 유형인 '급부부당이득'과 '침해부당이득'의 증명책임에 대해 중요한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급부부당이득'은 자신이 자발적으로 급부(제공)를 하였으나 그 법률상 원인이 소멸되거나 처음부터 없었던 경우를 말하며, 이때는 부당이득 반환을 주장하는 사람이 '법률상 원인 없음'을 증명해야 합니다. 반면 '침해부당이득'은 타인의 재산권 등을 침해하여 이익을 얻었음을 이유로 하는 경우로, 이익을 얻은 상대방이 '그 이익을 보유할 정당한 권원'이 있다는 점을 증명할 책임이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임대인은 망 H의 공간 사용이 '침해부당이득'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원고들에게 정당한 권원을 증명하라고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망 H이 공간을 사용한 것이 임대인 측의 '묵시적 양해' 하에 이루어졌다고 판단함으로써, 원고들이 이익을 보유할 '정당한 권원'을 증명한 것으로 보아 임대인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즉, 묵시적 양해가 있었으므로 법률상 원인 없는 침해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임대차 관계에서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공간을 사용하는 경우 반드시 문서화된 동의를 받아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건물의 소유자가 장기간 자리를 비우거나 관리가 소홀할 경우, 세입자가 특정 공간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명확한 지침이 없다면 묵시적인 동의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건물주는 임대 부동산뿐만 아니라 남은 공간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세입자의 점유 및 사용 현황을 주기적으로 확인해야 불필요한 분쟁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또한, 건물 임대인이 부당이득을 주장할 때 '침해부당이득'의 경우 이득을 얻은 상대방이 '정당한 권원'이 있음을 증명해야 하지만, 오랜 기간 이의 제기 없이 묵인된 정황이 있다면 법률상 정당한 권원이 인정될 여지가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