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해배상
한국토지주택공사(피고)가 조성한 택지를 매수한 주식회사 A(원고)가, 택지의 지반고가 준공도면상의 계획고보다 높게 조성되어 아파트 건설을 위한 추가 토사 제거 비용이 발생했다며 채무불이행 및 하자담보책임을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그러나 법원은 감정 결과 등을 토대로 원고의 주장(지반고가 계획고보다 평균 85cm 높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는 화성시 C지구 택지개발사업을 진행하면서 공동주택용지를 조성하여 분양했습니다. 주식회사 D이 이 토지를 매수했고, 이후 주식회사 A가 매수인의 권리·의무를 승계하여 토지를 인도받고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습니다. 주식회사 A는 토지에 아파트를 신축하기 위한 준비 과정에서 자체 측량을 진행한 결과, 토지의 지반고가 준공도면에 명시된 계획고보다 평균 85cm 높게 조성되어 있어 아파트 건설을 위해 잔여 토사 80,890㎡를 제거하고 반출해야 하는 손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주식회사 A는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조성공사를 불완전하게 이행했거나 하자가 있는 토지를 공급했으므로, 432,761,500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피고가 공급한 택지의 지반고가 준공도면에 기재된 계획고보다 실제 더 높게 조성되었는지 여부와, 이로 인해 피고에게 채무불이행(불완전이행) 또는 민법 제580조에 따른 하자담보책임이 발생하는지 여부가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에 들어간 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법원은 이 사건 토지의 지반고가 준공도면상 계획고보다 평균 85cm 높다는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감정인의 감정 결과에 따르면, 현재 토지의 지반고는 계획고보다 평균 0.21cm 낮으며 이는 통상적인 측량 오차 범위 내라고 보았습니다. 또한 잔여 토사를 제거할 필요도 없다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원고가 자체적으로 실시한 측량 결과는 준공도면의 측량 방식과 달라 단순 비교하기 어렵고, 감정인의 결과와도 배치되어 신뢰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국 원고의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보아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이 사건과 관련하여 민법 제580조(매도인의 하자담보책임)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이 조항은 매매 목적물에 하자가 있을 때 매수인이 매매계약을 해제하거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합니다. 여기서 하자는 물건이 통상적으로 가져야 할 성능이나 품질을 갖추지 못했거나, 매매 당사자들이 특별히 보증한 성질을 갖추지 못한 경우를 의미합니다. 원고는 이 사건 토지의 지반고가 계획고와 달라 아파트 건설에 부적합하다는 점을 하자로 주장했으나, 법원은 실제 그러한 하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아 이 조항에 따른 피고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하자담보책임이 발생하려면 먼저 목적물에 실제 하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객관적으로 입증되어야 합니다. 또한, 계약 내용대로 이행되지 않았을 때 발생하는 채무불이행(불완전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도 쟁점이었습니다. 원고는 피고가 택지조성공사를 불완전하게 이행하여 계획고보다 높은 지반고로 토지를 인도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 역시 불완전이행으로 볼 만큼 지반고 차이가 있다는 사실 자체가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택지나 토지를 매수할 때에는 반드시 준공도면에 명시된 계획고와 실제 현장 지반고를 정밀하게 비교 확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계약서에 토지 조성 상태, 특히 지반고에 대한 명확한 기준(예: 허용 오차 범위)을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것이 향후 분쟁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만약 토지 조성에 하자가 있다고 판단되어 손해배상을 청구하려는 경우, 공신력 있는 기관의 전문 감정 결과를 확보하는 것이 소송에서 결정적인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자체적으로 실시한 측량 결과도 중요하지만, 공공기관이나 감정기관의 측량 방식과 일치하는 객관적인 자료를 준비해야 신뢰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매매계약 체결 시 하자 발생 시의 책임 범위와 손해배상 기준을 사전에 구체적으로 약정하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