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배상
원고 A는 피고 C이 공인중개사로서 작성해준 임대차 계약서에 따라 전세 계약을 맺었으나, 해당 부동산이 신탁등기 되어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해 임대차 보증금 6,500만 원을 돌려받지 못하게 되자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공인중개사 C의 계약서 작성 행위가 실질적인 중개행위에 해당하며, 신탁등기 관련 설명 의무를 다하지 않아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원고에게도 등기부등본 미확인 등 일부 과실이 있다고 보아 피고들의 책임을 손해액의 20%인 1,300만 원으로 제한하고 피고 한국공인중개사협회와 연대하여 지급할 것을 명령했습니다.
원고 A는 2018년 5월 11일 임대인 F과 이 사건 빌라에 대한 임대차 보증금 1억 2,500만 원의 전세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 빌라는 이미 2017년 6월 19일 수탁자 B 주식회사 앞으로 신탁등기가 되어 있는 상태였습니다. 원고는 은행 전세자금 대출을 받기 위해 공인중개사가 작성한 계약서가 필요했고, 임대인 F의 건물관리인 G이 공인중개사 C에게 임대차 계약서 작성을 부탁했습니다. 피고 C은 원고나 임대인 F을 직접 만나거나 중개수수료를 받지 않은 채 계약서에 공인중개사로서 서명·날인했습니다. 이후 원고 A는 2020년 3월 14일 빌라에서 퇴거했으나, 임대인 F으로부터 임대차 보증금 중 6,500만 원을 돌려받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원고는 공인중개사 C이 신탁등기 사실과 그 법률적 의미를 제대로 설명해주지 않아 손해를 입었다며, C과 공제계약을 체결한 한국공인중개사협회를 상대로 6,500만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게 되었습니다.
공인중개사가 실제 중개 없이 임대차 계약서만 작성해 준 행위가 공인중개사법상 '중개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중개행위로 인정될 경우 공인중개사가 임대차 대상 부동산의 신탁등기 사실과 그 법률적 의미(수탁자가 소유자이며 보증금 미반환 시 집행 절차 등 조치 불가)를 임차인에게 성실하게 설명할 의무를 위반했는지 여부, 그리고 이로 인해 발생한 손해에 대한 공인중개사와 한국공인중개사협회의 연대 책임 범위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특히 임차인 본인의 과실이 손해배상액에 영향을 미치는지도 중요한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은 피고 C과 한국공인중개사협회가 연대하여 원고 A에게 1,300만 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피고 C에 대하여는 2021년 7월 3일부터, 피고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대하여는 2021년 7월 13일부터 2022년 10월 6일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기각되었으며, 소송비용은 각자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법원은 공인중개사 C이 임대차 계약서를 작성해 준 행위가 실질적인 중개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비록 중개수수료를 받지 않고 당사자들을 직접 만나지 않았더라도, 계약서에 중개인으로 서명·날인하여 계약서를 완성한 행위는 사회 통념상 거래의 알선·중개를 위한 행위로 판단한 것입니다. 공인중개사 C은 이러한 중개행위를 하면서 중개대상물의 권리관계를 확인하고, 특히 신탁등기 설정 사실과 그 법률적 의미(수탁자가 소유자이므로 임대인으로부터 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할 경우 해당 빌라에 대해 집행 절차를 취할 수 없다는 사실)를 원고에게 성실하고 정확하게 설명할 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공인중개사법 제30조 제1항에 따라 C에게 손해배상 책임이 있으며,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공제계약에 의거하여 C과 연대하여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원고 A 또한 계약의 당사자로서 등기부등본을 직접 확인하거나 계약서와 등기부등본의 의미를 정확히 확인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인정하여, 피고들의 책임 범위를 원고의 손해액 6,500만 원의 20%인 1,300만 원으로 제한했습니다.
1. 공인중개사법 제2조 제1호 (정의 - 중개): 이 조항은 '중개'를 중개대상물에 대하여 거래당사자 간의 매매, 교환, 임대차 등 권리의 득실변경에 관한 행위를 알선하는 것으로 정의합니다. 법원은 어떤 행위가 중개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해당 공인중개사의 주관적 의도보다는 해당 행위를 객관적으로 보아 사회 통념상 거래의 알선·중개를 위한 행위로 인정되는지에 따라 판단합니다. 본 사건에서 피고 공인중개사가 직접 당사자를 만나거나 중개수수료를 받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임대차 계약서에 중개인으로 서명·날인하여 계약서를 완성한 행위는 객관적으로 '중개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2. 공인중개사법 제25조 제1항 (중개대상물의 확인·설명 의무): 이 조항은 중개업자가 중개대상물의 권리관계를 확인하고 이를 중개의뢰인에게 성실하고 정확하게 설명하며, 그 근거자료를 제시해야 할 의무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대상 부동산에 신탁등기가 되어 있는 경우, 공인중개사는 신탁원부를 제시하고 신탁관계의 설정 사실 및 그 법률적 의미(예: 신탁회사가 실질적 소유자이므로 임대인으로부터 임대차 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할 경우 해당 부동산에 대한 집행 절차 등 조치를 취할 수 없음)를 상세히 설명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피고 공인중개사는 이러한 신탁관계에 대한 설명 의무를 다하지 않아 이 조항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되었습니다.
3. 공인중개사법 제30조 제1항 (손해배상책임): 이 조항은 중개업자가 중개행위를 하면서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해 거래당사자에게 재산상의 손해를 발생하게 한 경우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음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피고 공인중개사가 신탁등기에 대한 설명 의무를 위반하여 원고 임차인에게 임대차 보증금 미반환이라는 재산상 손해를 입힌 것이 인정되어, 이 조항에 따라 손해배상 책임이 부과되었습니다. 또한 피고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피고 공인중개사와 체결한 공제계약에 따라 이 손해배상 책임을 연대하여 부담하게 됩니다.
4. 손해배상 책임의 제한 (과실상계): 법원은 손해의 발생 또는 확대에 피해자 본인의 과실이 있는 경우, 이를 참작하여 손해배상액을 감액할 수 있습니다. 본 사건에서 원고 임차인이 계약 당사자로서 등기부등본을 직접 확인하거나 계약서 및 등기부등본의 의미를 정확히 파악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보아, 피고들의 책임을 전체 손해액의 20%로 제한했습니다. 이는 민법상 과실상계 법리가 적용된 것입니다.
공인중개사가 계약의 알선 없이 단순한 계약서 작성만 해주었더라도, 계약서에 중개인으로 서명·날인한 경우 이는 '중개행위'로 인정되어 공인중개사법상 설명 의무 등 중개업자의 책임을 부담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공인중개사는 중개수수료 수령 여부나 직접적인 당사자 대면 여부와 관계없이 중개대상물의 권리관계, 특히 신탁등기 설정 여부와 그 법률적 의미(수탁자가 소유자이며, 임대인에게 보증금 미반환 시 건물에 대한 집행 절차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점)를 당사자에게 성실하고 정확하게 설명해야 합니다. 임차인 입장에서는 신탁등기된 부동산의 경우, 임대인과 별개로 신탁회사가 실질적인 소유자이므로, 계약 체결 전 반드시 신탁원부를 확인하고 그 내용을 충분히 이해해야 합니다. 보증금 반환 채무는 임대인에게 있으나, 건물에 대한 권리 행사는 신탁 관계의 영향을 받으므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또한, 계약 당사자는 공인중개사의 설명에만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등기부등본과 계약서의 내용을 꼼꼼히 확인하여 권리관계의 법률적 의미를 파악하려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이러한 주의 의무를 소홀히 할 경우, 추후 손해배상 청구 시 본인의 과실이 참작되어 배상액이 감경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