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 임원 선임 및 정관 변경의 적법성을 다툰 사건

재개발정비사업조합의 조합원 A가 조합의 대의원회와 정기총회에서 이루어진 임원 보궐선임, 정관 변경, 임원 연임 결의가 무효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특정 임원들의 보궐선임 및 연임 결의, 그리고 조합장 피선거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정관 변경 결의에 대해 무효라고 판단했으며, 임원 선출을 위한 공고 방식이나 선거관리위원 자격 제한에 대한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B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의 조합원
• 피고 B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서울 은평구 일대에서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을 시행할 목적으로 설립된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분쟁 상황

피고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은 2016년 정기총회에서 임원 임기를 2년에서 3년으로 변경하는 정관을 개정하고 임원을 선임했습니다. 이 정관 변경은 부칙에 따라 은평구청장의 인가일인 2016년 6월 29일부터 시행되도록 규정되었습니다. 이후 2017년 정기총회에서 일부 임원들이 해임되어 공석이 발생하자, 2018년 7월 26일 대의원회에서 이들 임원에 대한 보궐선임을 진행했습니다. 이때 원고는 2016년 선임 임원들의 임기가 2018년 4월 14일 이미 만료되었으므로 보궐선임이 무효라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피고 조합은 2019년 4월 12일 정기총회에서 조합장 피선거권을 특정 경력자에게 제한하는 정관을 신설하고, 앞선 보궐선임 임원들을 추인하며 기존 임원들과 보궐선임 임원들을 포함하여 연임 결의를 했습니다. 이에 조합원 A는 이 일련의 결의들이 정관 및 법령에 위배되어 무효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2016년 정기총회에서 선임된 임원들의 임기가 2016년 변경정관에 따라 3년으로 연장되는지, 아니면 기존 구 정관에 따라 2년으로 유지되는지에 대한 해석. 둘째, 임기가 만료된 임원들에 대한 보궐선임 결의가 유효한지 여부. 셋째, 특정 경력을 가진 조합원의 조합장 피선거권을 제한하는 정관 변경 결의가 조합원의 권리를 과도하게 침해하는지 여부. 넷째, 무효인 임원 보궐선임 결의를 추인하는 결의가 유효한지 여부. 다섯째, 선임 당시 임원 지위가 없었던 사람에 대한 연임 결의가 유효한지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했습니다.

1. 피고 조합이 2018년 7월 26일 제31차 대의원회에서 한 임원 보궐선임 결의는 무효임을 확인했습니다.
2. 피고 조합이 2019년 4월 12일 개최한 정기총회에서의 결의 중, 조합장 피선거권을 제한하는 내용의 정관 변경 결의(제1호 안건)와 무효인 임원 보궐선임을 추인하는 결의(제8호 안건)는 각 무효임을 확인했습니다.
3. 같은 정기총회에서 이루어진 임원 연임 결의(제9호 안건) 중 감사 C, 이사 D, E, F, G에 대한 연임 결의는 무효임을 확인했습니다.
4. 원고의 나머지 청구, 즉 임원 선출을 위한 공고 방식의 위법성, 선거관리상의 하자, 선거관리위원회 구성 절차의 하자에 대한 주장은 기각했습니다.
5. 소송비용 중 1/5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하도록 결정했습니다.

결론

재개발정비사업조합의 임원 선임 및 정관 변경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절차적, 내용적 하자에 대해 법원이 엄격하게 판단한 사례입니다. 특히, 정관 변경 시 부칙의 효력 발생 시점 규정을 우선하여 임기 적용을 판단했으며, 임기 만료 후 보궐선임의 불가, 조합원의 피선거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정관의 무효성, 그리고 임원 지위가 없는 자에 대한 연임의 불가 원칙을 명확히 했습니다. 이로써 조합 운영의 투명성과 조합원의 권익 보호를 강조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서 인용되거나 논의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이 사건 당시 제40조 제4항, 현행 제42조 제4항): 조합 임원의 자격 요건, 결격사유, 선임 방법 등을 정관으로 정하도록 규정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임원 임기를 2년에서 3년으로 변경하는 정관의 효력 발생 시점이 쟁점이 되었는데, 법원은 정관 부칙에 '조합설립변경인가를 득한 날로부터 시행한다'고 명시된 경우, 인가일(2016. 6. 29.) 이후부터 변경된 임기 규정이 적용된다고 보았습니다. 이는 정관의 명시적 문구를 우선하여 해석하는 원칙에 따른 것입니다.
2. 민법 제137조 (법률행위의 일부 무효): 법률행위의 일부분이 무효인 때에는 그 전부를 무효로 함이 원칙이나, 무효 부분이 없더라도 법률행위를 하였을 것이라고 인정될 때에는 나머지 부분은 유효하다고 규정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조합장 피선거권 제한 정관 변경 결의의 일부(정비사업전문관리업 대표 재임 조합원의 피선거권 제한)가 합리적 근거가 있을 여지가 있었으나, 법원은 피고가 무효 부분이 없더라도 나머지 부분에 대해 정관 변경 결의를 하였을 것이라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보아 정관 변경 결의 전체를 무효로 판단했습니다. 이는 특정 규정이 전체 결의의 본질적인 부분에 해당할 경우 일부 무효가 전체 무효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3.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이 사건 당시 제41조 제4항, 현행 제43조 제4항): 조합 임원의 연임을 허용하는 규정입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임원 임기가 만료된 후에도 새로운 입후보 절차 없이 기존 임원에 대한 연임 결의를 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는 임기 만료된 임원을 연임하는 것이 조합원들의 선거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례(2009다89337 판결)의 취지를 따른 것입니다. 그러나 무효인 보궐선임 결의로 인해 임원 지위가 없었던 사람에 대한 연임은 원천적으로 불가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참고 사항

재개발·재건축조합 운영과 관련하여 유사한 문제가 발생할 경우 다음 사항을 고려해야 합니다.

1. 정관 변경의 효력 발생 시점 확인: 정관 변경 시 부칙에 효력 발생 시점이 명시되어 있다면 그 규정을 따라야 합니다. 특히 임원의 임기 변경과 같은 중요한 사항은 변경된 정관이 언제부터 적용되는지 명확히 확인해야 합니다. 기존에 선임된 임원의 임기는 변경 전 정관에 따를 수 있습니다.
2. 임기 만료 임원에 대한 보궐선임 불가: 임원 보궐선임은 전임 임원의 잔여 임기가 남아있는 경우에만 가능합니다. 이미 임기가 만료된 직위에 대한 보궐선임은 정관 규정에 반하여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3. 조합원 권리 제한의 신중성: 조합원들의 중요한 권리(예: 임원 피선거권)를 제한하는 정관 변경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어야 하며, 필요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과거의 막연한 가능성만으로 권리를 절대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과도하며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4. 무효 행위 추인의 한계: 무효인 결의를 사후에 추인하더라도, 그 추인 결의 자체가 새로운 임원 선임에 필요한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면 여전히 무효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특히, 기존에 임원 지위가 없었던 사람에 대한 '연임'은 불가합니다.
5. 선거관리 규정의 명확한 준수: 조합 임원 선거 관련 통지 방법이나 선거관리위원 자격 등에 대한 규정은 조합의 선거관리규정 및 정관에 따라야 합니다. 법원은 관련 규정에 따른 절차 준수 여부를 중요하게 판단합니다. 다만, 표준규정 등을 따르는 합리적인 선거관리위원 자격 제한은 인정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