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로에 걸쳐 지어진 건물에 대한 변상금 부과, 고의 과실 여부 판단 판결

건물 소유자들이 서울시 소유 도로를 무단 점유하여 서대문구청장이 변상금을 부과한 사건입니다. 원고들은 자신들이 도로를 점유하지 않았다거나, 해당 도로는 행정재산이 아니므로 취득시효가 완성되었다거나, 관습법상 법정지상권 등 정당한 권원이 있다고 주장하며 변상금 부과 처분의 취소를 요구했습니다. 또한 고의나 과실 없이 도로를 점유했다고 주장하거나, 구청의 묵시적 사용 승인 또는 도시계획 절차상의 하자를 이유로 변상금 부과가 부당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도로 점유 사실과 해당 도로가 행정재산임을 인정하였고, 관습법상 법정지상권 및 기타 원고들의 주장을 대부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다만, 도로 점용에 고의 또는 과실이 있었는지 여부를 개별 원고별로 판단하여, 토지 수용 이전에 건물이 지어졌고 점유 면적 증대가 없거나 미미했던 원고 A과 C에 대해서는 고의·과실이 없다고 보아 변상금 부과 처분을 취소했습니다. 그러나 나머지 원고 B, D, E, F, G에 대해서는 도로 수용 후에 건물이 지어졌거나, 기존 건물이 대폭 증축되어 도로를 침범한 경우 등으로 판단하여 고의·과실이 있다고 보아 변상금 부과 처분이 유효하다고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건물 소유자들 (원고 A, B, C, D, E, F, G): 서울 서대문구 지역에 건물을 소유하고 있으며, 이들 건물의 일부가 서울시 소유의 도로를 무단 점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변상금을 부과받은 사람들입니다.
• 서울특별시 서대문구청장 (피고): 서울 서대문구의 행정기관으로서, 서울시 소유 도로를 무단 점유한 건물 소유자들에게 변상금 부과 처분을 내린 주체입니다.

분쟁 상황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여러 건물 소유자들(원고 A부터 G)은 자신들이 소유한 건물의 일부가 서울특별시 소유의 도로를 무단으로 점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서대문구청장으로부터 2016년 11월 1일 변상금 부과 처분을 받았습니다. 피고 서대문구청장은 원고 A의 건물 18m², 원고 B의 건물 37m², 원고 C의 건물 19m², 원고 D의 건물 40m², 원고 E의 건물 61m², 원고 F의 건물 5m², 원고 G의 건물 56m²가 각각 해당 도로를 무단으로 점유하고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에 원고들은 변상금 부과 처분이 부당하다며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원고들은 도로 점유 사실 자체가 없거나, 해당 도로가 행정재산이 아니므로 취득시효가 완성되었고, 관습법상 법정지상권 등 정당한 점유 권원이 있거나, 도로 점유에 고의·과실이 없었으며, 피고의 묵시적 사용 승인이나 도시계획 절차상 하자가 있었다는 등 여러 주장을 펼쳤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건물의 도로 점유 여부: 원고들의 건물이 실제로 서울시 소유 도로를 점유하고 있는지 여부.
2. 도로의 행정재산 여부: 해당 도로가 공유재산법상 행정재산에 해당하는지, 따라서 시효취득의 대상이 될 수 없는지 여부.
3. 관습법상 법정지상권 또는 유사 권원 인정 여부: 원고들이 도로를 점유할 정당한 법적 권리가 있는지 여부.
4. 변상금 부과 처분에서의 고의·과실 유무: 도로법 제72조 제2항에 따라 도로 점용에 있어 원고들에게 고의 또는 과실이 없었는지 여부. 이는 변상금 부과를 취소할 수 있는 중요한 근거가 됩니다.
5. 피고의 묵시적 사용승인 및 신뢰보호원칙 위반 여부: 피고가 장기간 변상금을 부과하지 않거나 철거 명령을 내리지 않은 것이 원고들에게 묵시적인 사용 승인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
6. 도시계획 절차상의 하자 여부: 도로 지정 및 수용 과정에서의 도시계획법상 절차적 하자가 있었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1심 판결 중 원고 A, C에 대한 부분을 취소하고, 피고가 2016년 11월 1일 원고 A, C에게 부과한 변상금 부과처분을 취소했습니다. 반면 원고 B, D, E, F, G의 항소는 기각하여 이들에 대한 변상금 부과처분은 유지되었습니다. 소송 총비용은 원고 A, C와 피고 사이에서는 피고가 부담하며, 나머지 원고들의 항소비용은 해당 원고들이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결론

이 판결은 서울시 소유 도로를 무단으로 점유한 건물 소유자들에 대한 변상금 부과 처분의 적법성을 다룬 사례입니다. 법원은 도로 점유 사실, 도로의 행정재산성, 관습법상 법정지상권 등 대부분의 원고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도로 점유에 대한 고의 또는 과실 유무를 개별적으로 심리하여, 건물 사용승인일과 토지 수용일의 선후 관계, 건물 증축 여부 등을 면밀히 검토했습니다. 그 결과, 토지 수용 이전에 건물이 건축되었고 이후 증축으로 인한 도로 점유 면적 증대가 없거나 미미하여 점유에 고의·과실이 없다고 판단된 원고 A과 C에 대해서는 변상금 부과 처분을 취소했습니다. 반면, 도로 수용 이후 건물이 건축되었거나, 기존 건물이 대규모로 증축되면서 도로를 침범했다고 판단된 원고 B, D, E, F, G에 대해서는 고의·과실이 있다고 보아 변상금 부과 처분을 유지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 (공유재산법) 제5조 제1항 및 제2항: 공유재산을 용도에 따라 행정재산과 일반재산으로 구분하며, 행정재산 중 공공용재산은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공공용으로 사용하거나 사용하기로 결정한 재산을 말한다고 규정합니다. 이 사건 도로는 과거 토지 수용, 도시계획 결정 고시, 도로노선 인정 공고 등을 거쳐 현재 포장된 통행로로 사용되고 있으므로, 법원은 이 도로를 공공용재산인 행정재산으로 판단했습니다.
2. 공유재산법 제6조 제2항 및 민법 제245조: 행정재산은 민법 제245조(점유취득시효)에도 불구하고 시효취득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규정합니다. 따라서 이 사건 도로가 행정재산으로 인정됨에 따라 원고들의 점유취득시효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3. 도로법 제72조 제1항 및 제2항 (변상금 부과): 도로법 제72조 제1항은 도로관리청 외의 자가 도로점용허가 없이 도로를 점용한 경우 점용료의 100분의 120에 상당하는 금액을 변상금으로 징수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그러나 제2항은 '도로점용자의 고의·과실로 인한 것이 아닌 경우에는 변상금을 징수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이 조항을 근거로 개별 원고들의 고의·과실 유무를 심리하여 변상금 부과처분 취소 여부를 결정하는 주요 판단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4. 관습법상 법정지상권: 토지와 건물이 동일한 소유자에 속하였다가 그 중 하나만 소유자가 달라지게 된 경우 건물 철거 조건이 없으면 건물 소유자가 토지에 대해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을 취득할 수 있다는 법리입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종전 토지 분할 전 소유자와 건물 소유자가 동일했음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고, 일부 건물의 대규모 증축 사실 등을 고려하여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5. 신뢰보호의 원칙: 행정청의 공적인 견해 표명을 신뢰한 개인의 이익을 보호하는 행정법의 일반 원칙입니다. 하지만 이 사건에서는 피고가 장기간 변상금 부과나 철거 명령을 하지 않은 사실만으로는 신뢰의 대상이 되는 공적 견해표명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되어 원고들의 주장이 기각되었습니다.
6. 구 도시계획법 (1971. 1. 19. 개정 전) 제4조, 제7조, 제10조 및 개정 도시계획법 부칙 제2항: 이 사건 도로에 대한 도시계획 결정 및 수용 절차는 1969년경 당시 시행되던 구 도시계획법에 따라 완료되었습니다. 이후 법이 개정되었으나, 개정 도시계획법 부칙 제2항의 경과조치 규정에 따라 종전 법령에 의한 결정 및 절차는 유효하다고 보았습니다. 이에 따라 원고들의 절차상 하자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참고 사항

1. 점유 여부 및 면적 확인: 건물이 도로 등 국·공유지를 점유하고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면, 실제 점유 여부와 정확한 점유 면적을 한국국토정보공사 등의 측량 감정을 통해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사건에서도 측량감정 결과가 중요한 판단 근거가 되었습니다.
2. 국·공유지의 행정재산 여부: 도로와 같은 공공용 재산은 대개 '행정재산'으로 분류되며, 행정재산은 민법상 시효취득의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장기간 점유했더라도 시효취득을 주장하기 어렵습니다.
3. 점유의 고의·과실 유무가 핵심: 국·공유지 무단 점유로 인한 변상금 부과 처분에서는 도로법 제72조 제2항과 같이 '고의 또는 과실이 아닌 경우 변상금을 징수하지 않는다'는 조항이 중요합니다. 자신의 점유가 고의나 과실 없이 이루어졌음을 입증하는 것이 변상금 부과 취소의 핵심 쟁점이 될 수 있습니다.
4. 고의·과실 판단 기준: 고의·과실 판단 시에는 주로 다음과 같은 사항들이 고려될 수 있습니다.
   • 건축 시점과 토지 수용 시점의 선후 관계: 토지 수용 이전에 건물이 이미 존재하고 있었다면 고의·과실이 없다고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 건물의 증축 여부 및 규모: 기존 건물이 토지 수용 이후 대폭 증축되면서 도로를 침범했다면 고의·과실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 관련 사실 인지 여부: 토지 매매나 건축 당시 도로 편입 사실을 인지했는지 또는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는지 여부도 중요합니다.
5. 신뢰보호원칙 적용의 한계: 행정청이 장기간 변상금 부과나 철거 명령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는 '묵시적인 사용 승인'이나 '공적인 견해 표명'으로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신뢰보호원칙이 적용되려면 행정청의 명확한 공적 견해 표명과 이에 대한 개인의 신뢰, 그리고 그 신뢰에 따른 행위 등이 입증되어야 합니다.
6. 도시계획 절차상 하자 주장: 오래전에 이루어진 도시계획 결정이나 토지 수용 절차에 대한 하자를 주장할 때는 당시 시행되던 법령과 그 부칙의 경과조치 규정을 면밀히 검토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