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만 중 아기 뇌손상 발생, 의료과실 인정 판결

E생 원고 A는 피고 D이 운영하는 병원에서 출생 당시 심한 몰딩과 저산소증, 저혈당을 겪었으며, 이후 전원된 병원에서 뇌출혈 진단을 받았습니다. 원고 A과 부모는 분만을 담당한 의사 D과 전원된 병원을 운영하는 학교법인 가톨릭학원을 상대로 의료과실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피고 D이 심한 몰딩 상태에서 무리하게 흡입분만을 시도하고, 출생 직후 아기의 빈호흡 및 저혈당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상급 병원 전원을 지연한 과실을 인정했습니다. 또한 피고 D이 몰딩의 위험성과 흡입분만의 위험성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지 않아 원고 C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피고 학교법인 가톨릭학원 측 병원의 뇌출혈 처치, 척추 천자 시술, 설명의무 위반에 대한 과실은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따라 법원은 피고 D의 책임 비율을 30%로 제한하여 원고 A에게 282,079,004원, 원고 C, B에게 각각 5,000,000원 및 이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E 출생 당시 의료과실로 뇌손상을 입은 미성년 아기
• 원고 C, B: 원고 A의 어머니와 아버지이자 법정대리인
• 피고 D: 원고 A의 분만을 담당한 의사이자 F병원의 운영자
• 피고 학교법인 가톨릭학원: 원고 A이 전원되어 치료받은 부천성모병원의 운영 주체

분쟁 상황

원고 C은 임신 41주 4일째에 유도분만을 위해 피고 D이 운영하는 F병원에 내원했습니다. 분만 과정에서 태아 A의 머리에 심한 몰딩이 발생하고 태아 하강이 지연되었으며, 피고 D은 흡입분만을 시도하여 원고 A이 출생했습니다. 출생 직후 원고 A은 전신청색증, 빈호흡, 저혈당 등 저산소증 의심 증상을 보였으나, 피고 D 측 의료진은 적절한 검사와 처치를 하지 않았고 상급 병원 전원을 지연했습니다. 원고 A은 피고 학교법인 가톨릭학원이 운영하는 부천성모병원으로 전원된 후 뇌혈종 및 다발성 출혈 진단을 받게 되었으며, 결국 뇌성마비 등의 중증 후유증을 겪게 되었습니다. 이에 원고들은 피고 D과 학교법인 가톨릭학원을 상대로 의료과실로 인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분만 중 태아의 상태(몰딩)를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흡입분만 시술의 과실 여부, 신생아 출생 직후의 빈호흡 및 저혈당 증상에 대한 의료진의 부적절한 처치와 상급 병원 전원 지연 과실 여부, 의료 행위 선택 및 위험성에 대한 설명의무 위반 여부, 전원된 병원의 뇌출혈 처치 및 척추 천자 시술의 과실 여부.

법원의 판단

1. 제1심 판결의 피고 D에 대한 원고들 패소 부분 일부를 취소하며, 피고 D은 원고 A에게 282,079,004원, 원고 C과 B에게 각각 5,000,000원 및 각 금원에 대해 E부터 2014. 7. 10.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명령.
2. 원고들의 피고 D에 대한 나머지 항소와 피고 학교법인 가톨릭학원에 대한 항소는 모두 기각됨.
3. 원고들과 피고 D 사이의 소송 총비용은 피고 D이 3/10, 원고들이 7/10를 부담하고, 원고들과 피고 학교법인 가톨릭학원 사이의 항소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함.
4. 제1항의 금원 지급 부분은 가집행할 수 있음.

결론

법원은 분만 담당 의사 D이 심한 몰딩 상태에서 무리하게 흡입분만을 시도하고, 신생아 A의 저산소증 및 저혈당 증상에 대한 적절한 처치를 하지 않고 상급 병원 전원을 지연한 과실, 그리고 분만 방법 및 위험성에 대한 설명의무를 위반한 과실을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전원된 병원의 뇌출혈 처치, 척추 천자 시술, 설명의무 위반에 대한 과실은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결과적으로 의사 D에게만 의료사고에 대한 책임의 30%를 인정하여 원고 A과 부모에게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도록 판결했습니다. 원고 A은 뇌내출혈, 강직성 사지마비성 뇌성마비, 양안 원시 및 난시 진단을 받게 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민법 제750조 (불법행위의 내용)​: 이 조항은 고의 또는 과실로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자가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음을 규정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의사 D이 분만 중 태아의 심한 몰딩 상태를 인지했음에도 무리하게 흡입분만을 시도하고, 출생 직후 신생아 A에게 발생한 빈호흡 및 저혈당 증상에 대해 적절한 검사 및 처치를 소홀히 하며 상급 병원 전원을 지연한 것을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보았습니다. 의료진은 환자의 생명과 신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의료 행위를 수행하므로 고도의 주의의무가 요구되며, 이를 위반하여 환자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민법 제750조에 따라 손해배상 책임이 발생합니다.
2. 민법 제756조 (사용자의 배상책임)​: 이 조항은 타인을 고용하여 어떤 일을 시킨 사람이 그 피고용인이 업무 수행 중 제3자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배상 책임을 진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단, 고용주가 피고용인의 선임 및 감독에 충분한 주의를 기울였거나, 충분히 주의했음에도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책임이 면제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들은 전원된 병원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가톨릭학원에 대해서도 이 조항에 근거하여 책임을 물었으나, 법원은 해당 병원 의료진에게 처치상 과실이나 설명의무 위반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의료진의 불법행위가 인정되지 않았으므로, 병원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의 사용자책임 역시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3. 의료인의 설명의무 위반 법리: 의료인은 환자에게 수술이나 중요한 침습적 의료행위를 시행하기 전에,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하여 질병의 증상, 치료나 진단 방법의 내용 및 필요성, 예상되는 위험성, 다른 치료 대안 등을 충분히 설명하고 환자가 의료행위를 받을지 여부를 선택할 기회를 주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 D이 원고 A의 심한 몰딩 상태와 그로 인한 태아 머리 손상 및 뇌출혈 가능성, 그리고 흡입분만의 위험성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지 않아 원고 C, B가 제왕절개와 같은 수술적 요법을 선택할 기회를 상실하게 하고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것으로 인정되어, 이에 대한 위자료 지급 책임이 발생했습니다.

참고 사항

1. 분만 중 태아 상태 변화에 대한 적극적인 문의: 유도분만 중 태아의 머리 모양 변화(몰딩)가 심하거나 분만 진행이 더디다면, 의료진에게 태아의 상태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요구하고, 제왕절개와 같은 다른 분만 방법의 가능성, 각 방법의 장단점 및 위험성에 대해 충분히 설명을 들은 후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2. 신생아 출생 직후 이상 징후에 대한 면밀한 관찰 및 요청: 아기가 태어난 직후 전신청색증, 활동성 저하, 울음 약함, 호흡 곤란(빈호흡), 저혈당 등 이상 징후가 보인다면, 의료진에게 해당 증상에 대한 원인 파악을 위한 검사(흉부 방사선, 혈액 검사 등) 및 적절한 처치(예: 정맥 포도당 투여)를 즉시 요청해야 합니다.
3. 중요 의료 행위 전 설명의무 확인: 수술, 시술 등 환자의 생명이나 신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의료 행위나 분만 방법 결정 전에는 반드시 의료진으로부터 질병의 증상, 치료 및 진단 방법, 그 필요성, 예상되는 위험성, 다른 치료 옵션 등에 대해 충분하고 명확한 설명을 듣고 동의 여부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합니다.
4. 의료 기록의 중요성: 모든 진료 내용, 아기의 상태 변화, 의료진의 처치 내용, 설명을 요청하고 받은 내용 등을 가능한 한 상세히 기록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이는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분쟁에서 중요한 증거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5. 전원 필요성에 대한 신속한 판단 요청: 현재 병원에서 아기의 증상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어렵다고 판단되거나,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신속하게 상급 병원으로 전원 조치를 요구하여 아기의 상태가 악화되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