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
2020년 8월, 한 유치원 소방공사 현장에서 배관공이 그라인더로 소방배관을 절단하던 중 배관 내 잔존 가스 폭발로 화상을 입었습니다. 재해를 입은 근로자는 공사 도급업체인 사용자를 상대로 안전교육 미실시 및 안전조치 미흡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사용자가 폭발 위험이 있는 작업에 대해 잔존 가스 제거 등 필요한 안전조치를 하지 않고 관련 안전교육도 실시하지 않은 과실을 인정하면서도, 근로자에게도 잔존 가스 유무를 확인하지 않은 책임이 있다고 보아 사용자의 책임을 70%로 제한하여 총 34,375,633원의 손해배상금과 지연이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부산광역시 강서구에 위치한 D유치원에서 스프링클러 설치 및 소방공사를 진행하던 중 발생했습니다. 공사를 도급받은 주식회사 B에 고용된 근로자 A는 2020년 8월 26일 오전 10시 19분경 유치원 기계실에서 소방배관을 절단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배관 내부에 남아있던 가스가 폭발하며 화재가 발생했고, A는 좌측 팔과 다리에 심재성 2도 화상(13%)을 입었습니다. 원고는 이 사고로 산업재해를 인정받아 휴업급여를 지급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사용자에게 안전의무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하게 되었습니다.
본 사건의 핵심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법원은 피고가 원고에게 34,375,633원 및 이에 대해 2020년 8월 26일부터 2022년 7월 21일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기각되었고 소송비용은 원고와 피고가 각각 50%씩 부담하도록 결정되었습니다.
이번 판결을 통해 법원은 사업주가 근로자에게 폭발 위험이 있는 작업을 지시할 때 구체적인 위험 예방 조치와 안전교육을 실시해야 할 의무가 있음을 명확히 했습니다. 비록 근로자에게도 작업 전 위험 확인의 책임이 일부 인정되어 손해배상액이 제한되었으나, 사업주의 기본적인 안전 보호 의무 위반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여 근로자가 입은 손해의 상당 부분을 배상하도록 한 것입니다. 또한, 산업재해 보험급여는 손해배상액에서 과실 상계 전에 먼저 공제해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습니다.
• 사용자의 보호의무: 대법원 판례(1999. 2. 23. 선고 97다12082 판결 등)에 따르면, 사용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근로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지 않도록 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해야 할 보호의무를 부담합니다. 이러한 보호의무를 위반하여 근로자가 손해를 입으면 사용자는 배상 책임이 있습니다. •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 (안전조치 의무): 사업주는 폭발성, 발화성 및 인화성 물질 등으로 인한 위험 또는 전기, 열, 그 밖의 에너지에 의한 위험으로 인한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할 의무가 있습니다. 특히 고용노동부령에 위임된 구체적인 안전조치 사항을 따라야 합니다. • 구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232조 (인화성 액체 등의 취급): 사업주는 인화성 액체의 증기, 인화성 가스 등이 존재하여 폭발이나 화재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장소에서 해당 증기·가스 또는 분진에 의한 폭발이나 화재를 예방하기 위한 통풍·환기 및 분진 제거 등의 조치를 하고, 증기나 가스에 의한 폭발이나 화재를 미리 감지하기 위한 가스 검지 및 경보 장치를 설치해야 합니다. • 구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240조 (용접 등의 작업 시 불꽃 비산 방지): 사업주는 위험물이나 인화성 유류 또는 인화성 고체가 있을 우려가 있는 배관·탱크 등에 대해 미리 위험물을 제거하는 등 폭발이나 화재의 예방을 위한 조치를 한 후에 용접·용단 등 화기를 사용하는 작업을 시켜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는 이 규정을 위반하여 잔존 가스 제거 조치 없이 배관 절단 작업을 지시한 과실이 인정되었습니다. •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보험급여 공제 방식: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2022. 3. 24. 선고 2021다241618)에 따르면, 산업재해로 보험급여를 받은 근로자가 사업주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때, 근로자의 과실이 경합된 경우 보험급여와 같은 성질의 손해액에서 먼저 보험급여를 공제한 다음 과실상계를 하는 '공제 후 과실상계' 방식으로 산정해야 합니다. 이는 원고의 휴업급여를 일실수입에서 먼저 공제한 후 책임 제한 비율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실제 적용되었습니다.
• 작업 전 위험성 평가와 조치 철저: 인화성 가스나 액체가 있을 수 있는 배관이나 용기에 대해 용접, 용단 등 화기를 사용하는 작업을 할 경우, 작업 전 반드시 내부의 위험 물질을 완전히 제거하고, 가스 농도 측정 등 폭발이나 화재 예방을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해야 합니다. • 안전 교육의 중요성: 일반적인 안전 교육뿐만 아니라, 특정 작업의 위험성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안전 교육을 실시해야 합니다. 특히 폭발 위험이 있는 작업의 경우, 잔존 가스 확인 및 제거 절차 등 상세한 내용을 포함해야 합니다. • 근로자의 안전 의식: 숙련된 근로자라 할지라도, 작업 전에는 항상 잠재적인 위험 요소를 스스로 점검하고 확인하는 습관을 가져야 합니다. 위험하다고 판단될 경우 즉시 작업 중단 및 관리자에게 보고하여 적절한 조치를 요구해야 합니다. • 산업재해 보상금의 관계: 산업재해로 인해 산재보험으로부터 휴업급여 등 보험급여를 받은 경우, 이를 공사 업체 등 제3자에게 청구하는 손해배상액에서 먼저 공제한 후 과실 비율에 따라 최종 배상액이 결정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