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
피고 C가로주택정비사업조합은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설립된 조합으로, 부산 남구 D 일대의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시행하고 있었습니다. 원고 A 주식회사와 원고 B는 피고 조합의 조합원이었는데, 조합은 2020년 10월 23일 임시총회에서 원고 A 주식회사를 제명하는 결의를 하였고, 원고 A 주식회사는 이에 대해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하여 인용 결정을 받았습니다. 이후 조합은 2021년 8월 14일 임시총회를 다시 개최하여 원고 A 주식회사와 원고 B를 조합원에서 제명하는 결의를 하였고, 원고들은 이 제명 결의의 무효 확인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원고들의 주장을 인용하여 피고 조합의 제명 결의가 무효임을 확인했습니다.
피고 조합은 부산 남구 일대에서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조합원인 원고들을 두 차례에 걸쳐 조합원에서 제명하려 했습니다. 첫 번째 제명 결의에 대해서는 원고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하여 인용 결정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조합은 다시 임시총회를 개최하여 원고들을 재차 제명하는 결의를 강행했습니다. 이에 원고들은 자신들의 조합원 지위가 박탈되는 것에 반발하여, 조합의 제명 결의가 법적으로 무효임을 확인받기 위해 소송을 제기하게 된 분쟁 상황입니다.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피고 조합 정관의 조합원 제명 규정이 상위법에 위반하여 무효인지 여부와, 원고들의 행위가 피고 조합 정관상 조합원 제명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였습니다. 또한 조합원 제명 결의에 절차적 하자가 존재하는지 여부도 쟁점이 되었습니다.
법원은 피고 C가로주택정비사업조합이 2021년 8월 14일 임시총회에서 원고들에 대해 결의한 조합원 제명 결의는 무효임을 확인하고, 소송에 필요한 비용은 피고 조합이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법원은 먼저 피고 조합의 정관에 조합원 제명 조항을 두는 것이 상위법에 위반되어 무효라는 원고들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 및 도시정비법 관련 규정에 비추어 조합원의 제명, 탈퇴 등을 정관에 기재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으며, 표준정관이 법적 구속력이 없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법원은 원고들의 행위가 조합 정관에서 정한 제명 사유인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 및 의무불이행 등으로 조합에 막대한 손해를 입힌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원고들이 조합 임원 해임 안건을 발의한 것은 정관에 규정된 조합원의 정당한 권리 행사이며, 시공사 후보들에게 조합 내부 분쟁 사항을 알린 행위도 실제 조합에 막대한 손해를 입혔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조합 임원에 대한 고소·고발 및 조합설립인가처분 무효확인 소송 제기 또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조합의 이익을 위해 제명이 불가피했다고 볼만한 사정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국, 조합이 제명의 정당한 사유를 입증하지 못했으므로, 이 사건 제명 결의는 조합 정관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본 사건과 관련하여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소규모주택정비법) 제23조 제1항'은 조합 설립 시 정관 등의 서류를 첨부하여 시장·군수 등의 인가를 받아야 함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소규모주택정비법 제56조 제1항'에서 준용하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40조 제1항 제3호'는 조합원의 제명, 탈퇴 및 교체에 관한 사항을 조합 정관에 필수적으로 기재하도록 정하고 있어, 조합이 정관에 제명 규정을 두는 것은 적법하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조합원의 제명에 대한 법리는 매우 엄격하게 적용됩니다. 주택조합의 조합원에 대한 제명 처분은 조합원의 의사에 반하여 그 조합원의 지위를 박탈하는 강력한 제재이므로, 해당 조합원의 행위가 단체의 목적 달성을 어렵게 하거나, 제명이 불가피할 정도로 단체 구성원의 공동 이익을 해하는 경우에 한하여 최종적인 수단으로서만 인정되어야 합니다. 특히, 조합원의 행위가 조합의 본질적 기능을 침해하고 조합의 존재 의의 자체를 부인하는 정도에 이르렀을 때에만 제명이 정당화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제명 처분이 정당하다는 것에 대한 입증 책임은 제명을 주장하는 단체(조합)에 있습니다.
본 판례에서는 피고 조합의 정관 제13조 제1항이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 및 의무불이행 등으로 조합에 대하여 막대한 손해를 입힌 경우' 제명할 수 있다고 규정하였으나, 법원은 원고들의 구체적인 행위(임원 해임 안건 발의, 시공사 대상 공문 발송, 고소·고발, 행정소송 제기 등)들이 위 제명 사유에 해당하거나 조합의 본질적 기능을 침해할 정도로 중대한 행위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제명 결의를 무효로 보았습니다.
조합원의 제명은 조합의 목적 달성을 어렵게 하거나 조합원 공동의 이익을 해하는 경우에만 최종적인 수단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조합의 정관에 명시된 제명 사유에 해당하더라도 그 행위가 조합의 본질적 기능을 침해하거나 존재 의의를 부인하는 정도에 이르러야 정당한 제명으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조합 임원 해임 안건 발의 등 조합원의 정당한 권리 행사는 제명 사유가 될 수 없으며, 조합원의 고소, 고발이나 행정소송 제기가 단순히 조합 운영에 대한 문제 제기 차원이라면 조합에 막대한 손해를 입힌 것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조합이 조합원을 제명하려는 경우, 제명의 정당성에 대한 입증 책임은 조합에 있음을 인지해야 합니다. 표준정관에 제명 규정이 없다고 해서 조합원 제명이 관련 법률상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실제 제명 시에는 매우 엄격한 기준이 적용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