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매매/소유권
아파트 시행사가 부정한 방법으로 분양된 아파트 계약을 취소하고 소유권 및 근저당권 등기를 말소하려 했으나, 법원은 시행사에게 채권자대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 구체적인 '보전할 채권'이 없다고 판단하여 소송을 각하했습니다. 위탁자인 시행사가 수탁자인 신탁회사를 대위하여 주택법상 계약 취소 권한을 행사하려 했지만, 신탁법과 신탁계약의 본질상 그러한 권리가 인정되지 않아 본안 심리 없이 소송이 종료되었습니다.
원고 주식회사 A는 부산 해운대구에 아파트(이 사건 건물)를 신축 및 분양하는 사업을 시행하면서 사업 부지를 주식회사 V(신탁회사)에 신탁하고 V이 수탁자로서 사업 주체가 되도록 했습니다. 이후 피고 B 외 6인(수분양자 피고들)은 위장전입 등 거짓된 방법으로 이 아파트를 분양받아 V과 공급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 분양권은 다시 피고 I 외 8인(소유자 피고들)에게 양도되었고, 아파트 준공 후 V 명의로 보존등기가 완료된 다음 소유자 피고들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졌습니다. 일부 아파트에는 피고 R은행 외 2개 회사(피고 은행들)가 근저당권을 설정했습니다. 국토교통부와 해운대구청은 수분양자들의 주택법 위반 사실을 적발하고 V과 원고에게 공급계약 취소 등의 조치를 요청했으나, 이후 현 소유자들이 선의의 제3자로 확인되었다며 계약 취소 중단을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원고는 신탁회사 V이 주택법 제65조에 따라 공급계약을 취소할 의무가 있다고 보고, V을 대신하여(채권자대위) 이 사건 각 공급계약의 무효 확인, 소유자 피고들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 말소, 은행 피고들에 대한 근저당권설정등기 말소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원고는 V에 대한 '신탁사무 이행청구권' 또는 '신탁계약 종료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자신의 피보전채권으로 주장하며 소송을 진행했습니다.
원고인 아파트 시행사(위탁자)가 주택법 위반으로 체결된 아파트 공급계약을 취소하기 위해, 아파트 사업의 법적 주체인 신탁회사(수탁자)의 권리를 대신 행사하는 '채권자대위권'이 적법하게 성립하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었습니다. 특히, 원고가 주장하는 '신탁사무 이행청구권'과 '신탁계약 종료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이 채권자대위권 행사를 위한 구체적이고 특정된 '피보전채권'으로 인정될 수 있는지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었습니다.
이 사건 소를 모두 각하한다. (원고의 소송을 부적법하다는 이유로 본안 심리 없이 종결함)
법원은 원고가 주장한 '신탁사무 이행청구권'은 특정되고 구체적인 청구권으로 볼 수 없으며, '신탁계약 종료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 또한 현재 발생한 구체적인 권리가 아니거나 신탁재산 정산 과정에서 원고에게 직접 귀속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채권자대위권을 행사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건인 '피보전채권'의 존재가 인정되지 않아, 원고의 모든 소송 청구는 부적법하여 각하되었습니다.
이 사건은 주로 '채권자대위권'과 '신탁법'의 해석에 중점을 둡니다.
1. 채권자대위권 (민법 제404조) 민법 제404조는 채권자가 자기의 채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채무자의 권리를 대신 행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다음 요건이 충족되어야 합니다.
2. 신탁법 (제2조, 제101조, 제38조 등) 신탁법은 신탁 관계의 본질과 당사자들의 권리·의무를 규정합니다.
3. 주택법 제65조 (주택의 전매행위 제한 등) 주택법 제65조 제1항은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주택을 공급받은 경우 해당 주택 공급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원고가 V의 계약 취소권을 대위 행사할 요건이 충족되지 않아 이 조항의 구체적인 적용 여부 및 선의의 제3자 보호 여부에 대한 본안 판단이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아파트 분양 시 위장전입 등 부정한 방법을 사용하여 주택을 공급받을 경우, 주택법 위반으로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으며, 공급계약이 취소될 위험이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부정한 방법으로 계약된 아파트라도 이를 다시 취득한 사람이 관련 사실을 알지 못하는 '선의의 제3자'인 경우에는 그 권리가 보호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아파트 매매 시에는 해당 주택의 분양 과정에 불법적인 요소가 없었는지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동산 신탁 계약 관계에서 위탁자가 수탁자를 대위하여 소송을 제기하려면, 대위 행사의 기초가 되는 '보전할 채권'이 특정되고 구체적인 청구권이어야 합니다. 신탁계약의 일반적이고 추상적인 '신탁사무 이행청구권'만으로는 채권자대위권이 인정되지 않습니다. 신탁계약에 따라 대외적 소유권이 수탁자에게 이전된 경우, 위탁자는 신탁법 및 계약에 정해진 범위 내에서 수탁자에 대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을 뿐, 신탁재산에 대한 관리·처분권을 일방적으로 지시하거나 직접 행사할 수 없습니다. 신탁계약 종료 시 발생할 잔여재산 귀속권 또한 그 형태와 범위가 미확정인 상태에서는 '피보전채권'으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만약 분양 과정에 하자가 발생하여 계약 취소가 논의될 경우, 신탁 관계에서는 신탁재산의 관리·처분 및 정산 절차가 신탁법과 신탁계약에 따라 복잡하게 진행되므로, 당사자들은 신탁의 본질과 관련 규정을 충분히 이해하고 접근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