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
부산 연제구 D 일대 주택재건축정비사업 추진위원회에서 위원장이 사임하고 감사 및 추진위원들의 임기가 만료되어 공백이 발생했습니다. 이에 일부 토지등소유자들이 연제구청의 주민총회 개최 승인을 받아 새로운 임원들을 선출하기 위한 주민총회를 개최했습니다. 그러나 다른 토지등소유자들은 이 주민총회 소집 절차에 하자가 있다며 결의의 무효 확인을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어떤 운영규정을 적용할지, 그리고 주민총회가 소집 권한이 없는 자에 의해 소집되었는지 여부를 판단하게 되었습니다.
2019년 1월경 재건축 추진위원회의 위원장이 사임하고 감사 및 추진위원들의 임기가 모두 만료되면서 임원 공백이 생겼습니다. 이에 E을 포함한 67명의 토지등소유자들이 연제구청에 주민총회 개최 승인을 신청하여 2019년 7월 15일 승인을 받았습니다. 이후 E은 주민발의자 대표로서 2019년 9월 10일 추진위원 선출을 위한 주민총회 소집을 공고하고, 2019년 9월 28일 주민총회를 개최하여 추진위원장, 감사, 추진위원을 선출했습니다. 하지만 원고들은 이 총회가 기존 운영규정이 아닌 새로운 국토교통부 고시에 따라 소집되었으며, 기존 운영규정에 따른 적법한 소집 절차(특히 감사에게 소집권한이 있음에도 이를 거치지 않음)를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결의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재건축 추진위원회 임원 선출을 위한 주민총회에 피고의 기존 운영규정이 적용되는지 아니면 국토교통부 고시 운영규정안이 적용되는지, 그리고 주민총회가 소집 권한이 없는 자에 의해 소집되어 중대한 절차상 하자가 있는지 여부가 이 사건의 핵심 쟁점입니다.
법원은 피고가 2019년 9월 28일 주민총회에서 진행한 '추진위원장, 감사, 추진위원 선출의 건에 대한 결의'는 무효임을 확인했습니다. 소송 비용은 피고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법원은 재건축 추진위원회의 임원 선출을 위한 주민총회가 추진위원회의 기존 운영규정에 따른 적법한 소집 절차를 거치지 않았고, 소집 권한이 없는 자에 의해 소집되었으므로, 해당 총회에서 이루어진 임원 선출 결의는 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
본 판결에서는 재건축 추진위원회의 운영규정 적용 및 주민총회 소집권한과 절차 준수에 대한 법리가 주요하게 다루어졌습니다.
1. 추진위원회 운영규정의 효력: 추진위원회의 운영규정은 해당 추진위원회의 조직, 운영 등 내부 권리관계를 규율하는 자치규범으로서 강력한 법적 효력을 가집니다. 국토교통부 고시로 발표된 '정비사업 조합설립추진위원회 운영규정'은 추진위원회 운영규정의 '안'으로서 제안적 성격을 가지며, 추진위원회가 기존 운영규정을 개정 절차(토지등소유자의 과반수 또는 추진위원회 구성에 동의한 토지등소유자의 3분의 2 이상 동의 및 지자체 신고)를 거치지 않는 한, 기존 운영규정을 자동으로 대체하거나 그 효력을 가지는 것은 아닙니다. 운영규정 변경 시에는 이해관계자들의 불확실성을 방지하기 위해 정해진 절차를 따라야 합니다.
2. 주민총회 소집권한 및 절차: 추진위원회의 운영규정 제15조 제3항은 '임기가 만료된 위원은 그 후임자가 선임될 때까지 그 직무를 수행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제17조 제5항은 '위원장이 유고로 인하여 그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경우 감사가 추진위원회를 대표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위원장이 사임했더라도 임기만료된 감사가 그 직무를 수행하며 총회를 소집할 권한을 가질 수 있습니다. 운영규정 제20조는 주민총회 소집 절차를 명시하고 있는데, '위원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토지등소유자 5분의 1 이상이 청구하는 때', '추진위원 3분의 2 이상이 요구하는 때'에 위원장이 개최해야 하며, 위원장이 2개월 이내에 소집하지 않을 경우 '감사가 지체 없이 주민총회를 소집'해야 하고, 감사마저 소집하지 아니한 때 비로소 '소집을 청구한 자의 대표가 연제구청장의 승인을 얻어 이를 소집'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본 사건에서는 감사에게 소집 기회가 부여되지 않은 채 주민발의자 대표가 직접 총회를 소집했으므로, 적법한 소집 절차를 위반한 것으로 판단되었습니다.
3.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상 추진위원장 업무 대행: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33조 제3항은 추진위원장이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때부터 6개월 이상 선임되지 아니한 경우 제41조 제5항 단서를 준용한다고 규정합니다. 같은 법 제41조 제5항은 시장·군수 등이 시·도 조례에 따라 변호사, 회계사, 기술사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요건을 갖춘 자를 '전문조합관리인'으로 선정하여 추진위원장의 업무를 대행하게 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추진위원장 공백 시에도 총회 소집 등 사업 추진이 가능하도록 하는 법적 근거가 됩니다.
재건축·재개발 추진위원회나 조합의 총회는 반드시 운영규정이나 정관에 명시된 절차를 엄격히 준수해야 합니다. 추진위원회 운영규정은 해당 추진위원회의 자치규범으로서 법적 효력이 크므로, 국토교통부 고시 등 새로운 지침이 발표되더라도, 기존 운영규정을 변경하려면 토지등소유자의 동의를 얻는 등 정해진 개정 절차를 거쳐야만 그 효력이 발생합니다. 추진위원회 임원(위원장, 감사 등)의 임기 만료나 유고로 공백이 발생하더라도, 기존 운영규정상 '후임자가 선임될 때까지 직무를 수행한다'는 조항이나 '위원장 유고 시 감사가 추진위원회를 대표한다'는 조항이 있다면, 임기가 만료된 임원이거나 감사가 적법한 소집 권한을 가질 수 있습니다. 주민총회 소집은 운영규정에서 정한 소집권자(예: 위원장, 감사, 감사가 소집하지 않을 시 소집 청구한 자의 대표)와 단계별 절차를 반드시 따라야 합니다. 이를 위반하여 소집 권한이 없는 자가 총회를 소집할 경우, 그 총회에서 이루어진 모든 결의는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33조 제3항 및 제41조 제5항에 따라 추진위원장 공백이 6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시장·군수 등이 전문조합관리인을 선정하여 추진위원장의 업무를 대행하게 할 수 있는 제도도 있으므로, 제도의 공백으로 총회 소집이 어려운 경우 이와 같은 법적 절차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