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
부산광역시장이 소유하고 있던 토지의 용도지역을 준공업지역에서 자연녹지지역으로 변경한 처분이 재량권을 남용한 위법한 처분이라는 이유로 취소된 사건입니다. 원고는 해당 토지를 준공업지역 용도로 매입하고 개발을 추진해왔으나 부산시가 토지의 자연환경이 양호하다는 이유 등으로 용도지역을 변경하였고, 이에 원고는 재산권 침해를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부산시의 처분이 공익과 사익의 이익형량을 제대로 하지 않았거나 비례의 원칙에 어긋나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부산시는 2002년 도시 균형발전 등을 목적으로 준공업지역 내 공동주택(아파트) 건립가능구역을 지정했습니다. 당시 부산 사하구 F아파트 주변 356,200m²가 공동주택 건립가능구역으로 지정되었고, 이 안에 원고의 토지 16,140m²(이 사건 각 토지)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2003년 G 주식회사가 이 토지를 매수하여 아파트 신축을 추진했고, 2006년 사하구청장이 승인을 거부했으나, 2007년 행정심판에서 재량권 일탈·남용으로 취소되어 주택건설사업계획이 승인되었습니다. 2007년 원고 A 주식회사가 G로부터 토지를 매수하고 사업자 명의를 변경했지만, 2010년 착공기한 미준수로 사업계획 승인이 취소되었습니다. 원고는 2011년 다시 아파트 신축 사업계획 승인을 신청했으나, 사하구청장은 경사도 초과, 산사태 위험, 수려한 자연 경관, 협소한 진입로 등을 이유로 불허했습니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소송을 제기했으나 2013년 최종 패소했습니다. 이후 원고는 사업 규모를 축소하며 개발을 계속 시도했지만, 2015년과 2018년에 걸쳐 건축심의가 유보되거나 신청이 취하되었습니다. 한편, 부산시는 2017년 '2030년 부산도시기본계획(변경)'을 수립하면서 이 사건 각 토지를 포함한 지역을 '자연환경이 양호한 지역을 고려한 용도 현실화'를 이유로 공업용지에서 보전용지로 변경하는 내용을 포함했습니다. 결국 부산시는 2019년 12월 18일 '무질서한 개발 방지 및 양호한 생활환경 유지, 상위계획 부합'을 이유로 이 사건 각 토지의 용도지역을 준공업지역에서 자연녹지지역으로 변경 고시했습니다. 이에 원고는 이 처분으로 인한 재산권 침해를 주장하며 이 사건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부산광역시장이 원고 소유 토지의 용도지역을 준공업지역에서 자연녹지지역으로 변경한 도시관리계획 변경결정이 적법한 행정 재량권 행사에 해당하는지, 또는 공익과 사익의 이익형량을 제대로 하지 않아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한 처분인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제1심 판결(원고 패소)을 취소하고, 피고(부산광역시장)가 2019년 12월 18일 고시한 부산도시관리계획(용도지역·용도지구) 결정(변경) 중 부산 사하구 C, D, E 토지의 용도지역을 준공업지역에서 자연녹지지역으로 변경한 부분을 취소한다. 소송 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재판부는 부산광역시장의 용도지역 변경 결정이 다음과 같은 이유로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위법하다고 보았습니다. 첫째, 준공업지역과 자연녹지지역은 건축 가능한 건축물의 종류, 건폐율, 용적률 등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어 용도지역 변경으로 인해 원고의 토지 이용에 현저한 제약과 약 75억 원에 달하는 재산상 손실이 발생하는데도, 이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나 보전 방안이 마련되지 않았습니다. 둘째, 이 사건 각 토지는 이미 3면이 아파트와 학교 등으로 개발된 지역과 인접해 있어 토지가 개발되더라도 난개발 우려가 크지 않으며, 오히려 기존 개발지와 산지 경계선이 반듯하게 정리될 가능성도 있었습니다. 셋째, 토지 전체 평균경사도는 개발행위 허가기준을 충족하지 못하지만, 경사가 완만한 지역을 구획하면 전체 면적의 절반 이상(51.56%)이 개발행위 허가기준을 충족하며, 이곳에 준공업지역에서 건축 가능한 다양한 용도의 건축물을 지을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했습니다. 넷째, 토지의 자연환경이 양호하지만, 과거 공동주택 건립가능구역 지정이나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 당시와 비교해 현저한 변화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산사태 위험도나 국토환경성평가 등급은 개선되거나 변경된 상황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상위계획인 '2030년 부산도시기본계획(변경)'은 도시계획 입안의 지침일 뿐 일반 국민에게 직접적인 구속력이 없으므로, 이것만을 이유로 사유재산권을 과도하게 제한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재판부는 피고가 이 사건 처분 전 공익과 사익에 대한 충분하고도 사려 깊은 이익형량을 거치지 않았으며, 특히 개발행위 허가기준을 충족하는 토지 부분의 종전 용도지역 유지 여부를 신중하게 고려하지 않은 점이 재량권 일탈·남용에 해당한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본 판결과 관련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유사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