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폭행/강제추행 · 기타 형사사건
피고인은 양극성 정동 장애로 인해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서 주거침입, 강제추행, 건조물침입 등의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법원은 피고인의 심신미약 상태를 인정하여 형을 감경하고,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또한 보호관찰, 40시간의 성폭력치료강의 수강,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기관에 5년간의 취업제한을 명령했으며, 신상정보 공개·고지명령은 면제했습니다.
피고인은 상세불명의 양극성 정동 장애로 인해 판단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서 다음과 같은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2023년 9월 22일 00시 15분경, 피고인은 천안시 서북구 오피스텔 근처에서 귀가 중이던 피해자 B(여, 24세)를 발견하고 공동현관문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가는 피해자를 따라 들어가 엘리베이터에 함께 탑승했습니다. 4층에서 내리는 피해자에게 접근하여 '나랑 섹스 한 번 하자'고 약 20회 가량 반복하여 말하며 피해자의 주거에 침입했습니다.
2023년 9월 24일 17시 50분경, 천안시 서북구 ○○○공원에서 피고인은 전화를 하고 있던 피해자 E(여, 26세)에게 다가가 손으로 피해자의 등과 엉덩이를 수회 만지며 '나랑 섹스 한 번 하자'고 말했습니다. 피해자가 이를 거부하자 피해자의 한쪽 손목을 잡아끌어 강제로 추행했습니다.
2023년 9월 25일 03시 28분경, 피고인은 천안시 서북구 F에 있는 피해자 G 운영의 'H' 피트니스센터에 이르러 다른 회원이 지문을 찍고 출입문을 연 틈을 이용하여 그 뒤를 따라 들어가는 방법으로 피해자가 관리하는 건조물에 침입했습니다.
이후 2023년 9월 25일 03시 39분경, 위 피트니스센터에서 운동하고 있던 피해자 I(여, 23세)에게 다가가 피해자의 앞을 가로막으며 '내가 물리치료사인데 이거 꼭 받으시고 가야 한다'라고 말하며 피해자의 왼쪽 손목을 약 1분 가량 붙잡아 강제로 추행했습니다.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피고인의 양극성 정동 장애가 범행 당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을 미약하게 했는지 여부, 즉 심신미약 감경의 적용 여부였습니다. 또한 주거침입, 건조물침입, 강제추행 등 각 범죄의 성립 여부와 그에 따른 적절한 형량, 집행유예, 보호관찰, 성폭력치료강의 수강, 취업제한 명령, 그리고 신상정보 공개·고지명령의 필요성 및 면제 여부가 심리되었습니다.
법원은 피고인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했습니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했습니다. 추가적으로 피고인에게 보호관찰을 받을 것과 40시간 성폭력치료강의 수강을 명했습니다. 또한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과 장애인 관련기관에 각 5년간의 취업제한을 명했습니다. 신상정보 공개·고지명령은 면제되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 당시 양극성 정동 장애로 인해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음을 인정하여 형법 제10조 제2항에 따라 형을 감경했습니다. 또한 피고인이 범행 이후 가족의 도움으로 꾸준히 치료를 받고 있으며, 각 강제추행 정도가 중하지 않고 피해자들과 합의한 점, 동종 전과가 없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집행유예를 선고하고 보호관찰 및 치료 강의 수강을 명령했습니다. 아울러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기관에 5년간 취업제한을 부과했으나, 피고인이 입을 불이익 정도와 성범죄 예방 효과 등을 종합하여 신상정보 공개·고지명령은 면제했습니다.
이 사건에 적용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주거침입 및 건조물침입죄 (형법 제319조 제1항) 사람의 주거나 관리하는 건조물에 침입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조항입니다. 피고인이 피해자 B의 오피스텔에 무단으로 침입하고, 피해자 G 운영의 피트니스센터에 다른 회원을 따라 들어간 행위에 이 법조가 적용되어 유죄가 인정되었습니다. 타인의 동의 없이 건물 내부에 들어가는 모든 행위는 이 죄에 해당될 수 있습니다.
2. 강제추행죄 (형법 제298조) 폭행이나 협박으로 사람을 추행한 자를 처벌하는 조항입니다. 피고인이 피해자 E의 등과 엉덩이를 만지고 손목을 잡아끌거나, 피해자 I의 손목을 잡은 행위가 강제추행으로 판단되었습니다. 신체적인 접촉뿐만 아니라 성적인 언동도 폭행 또는 협박에 준하는 행위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3. 심신미약 감경 (형법 제10조 제2항, 제55조 제1항 제3호) 심신장애로 인해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서 범죄를 저지른 경우, 그 형을 감경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입니다. 피고인의 양극성 정동 장애가 범행 당시 이러한 상태를 유발했다고 법원이 판단하여 형이 감경되었습니다. 이는 범죄자의 책임능력을 고려하여 형벌을 조절하는 중요한 원칙입니다.
4. 경합범 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한 사람이 여러 개의 죄를 저지른 경우, 가장 무거운 죄에 정해진 형의 장기(가장 긴 기간)를 2분의 1까지 가중하여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입니다. 피고인이 주거침입, 건조물침입, 강제추행 등 여러 범죄를 동시에 저질렀기 때문에 이 조항이 적용되어 하나의 형으로 정해졌습니다.
5.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금고의 형을 선고할 경우, 범죄의 경중, 피고인의 재범 위험성, 피해자와의 합의, 치료 노력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일정 기간 동안 형의 집행을 유예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 피고인의 정신질환 치료 노력과 피해자와의 합의 등이 고려되어 집행유예가 선고되었습니다.
6. 보호관찰 및 수강명령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6조 제2항, 제4항) 성폭력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에게 보호관찰을 받게 하고,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등을 이수하도록 명령할 수 있습니다. 이는 재범 방지와 사회 복귀를 돕기 위한 조치입니다. 피고인에게 보호관찰과 성폭력치료강의 수강이 명령되었습니다.
7. 취업제한명령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56조 제1항 본문, 장애인복지법 제59조의3 제1항 본문) 성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아동·청소년 관련기관이나 장애인 관련기관에 일정 기간 동안 취업할 수 없도록 하는 명령입니다. 이는 취약 계층을 성범죄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강력한 조치입니다. 피고인에게 각 5년간의 취업제한이 명령되었습니다.
8. 신상정보 공개·고지명령 면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7조 제1항, 제49조 제1항,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49조 제1항 단서, 제50조 제1항 단서) 일반적으로 성범죄자에게는 신상정보를 공개하거나 고지하도록 명령할 수 있으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법원의 판단에 따라 이를 면제할 수 있습니다. 피고인에게 동종 전과가 없고, 신상정보 공개로 인한 불이익 정도와 범죄 예방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이 명령이 면제되었습니다.
9. 신상정보 등록의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2조 제1항, 제45조 제1항) 성폭력 범죄로 유죄 판결이 확정된 사람은 신상정보 등록대상자가 되어 관할 기관에 개인 정보를 제출할 의무가 있습니다. 등록 기간은 죄질 등에 따라 달라지며, 이 사건 피고인은 15년간 신상정보 등록 대상자가 됩니다.
만약 이와 유사한 상황에 처한다면 다음과 같은 점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정신질환과 범죄 책임: 정신질환이 있다고 해서 모든 범죄 책임이 면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형법상 심신미약은 범행 당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일 때 적용되며, 형이 감경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질병의 종류, 치료 경과, 범행 당시의 구체적인 언행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되므로, 정신질환이 있다고 무조건 감경되는 것은 아님을 알아두어야 합니다.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면 꾸준히 치료받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는 재범 방지에도 필수적입니다.
성범죄 피해 시 대처: 성범죄 피해를 입었을 경우, 피해 당시에는 즉각적인 저항이 어렵거나 증거를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가능한 한 빨리 112에 신고하고, 주변 CCTV 영상, 목격자 진술, 피해 당시의 정황 등을 기억해 두는 것이 수사에 큰 도움이 됩니다.
주거 및 건조물 침입 예방: 오피스텔이나 아파트 등 공동주택 거주자는 낯선 사람이 뒤따라 들어올 때 경계심을 갖고 공동현관문 비밀번호를 누르거나 문을 열어주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피트니스센터와 같은 다중이용시설의 관리자는 출입 통제 시스템을 철저히 관리하여 무단 침입을 막아야 합니다. 수상한 사람이 침입하려 하거나 침입한 것을 발견하면 즉시 신고해야 합니다.
성범죄 합의와 양형: 성범죄 사건에서 피해자와의 합의는 양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합의 여부가 처벌을 완전히 면제시키거나 가해자의 죄를 경감시키는 절대적인 요소는 아니며, 법원은 합의 외에도 범행의 내용, 피해 정도, 피고인의 반성 여부, 재범 위험성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