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해배상 · 의료
원고 A는 D병원의 의료 과실로 인해 하반신 마비 후유장해를 입게 되자 자녀인 원고 B, C과 함께 D병원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였습니다. D병원 정형외과 전공의 E는 원고 A의 MRI 검사 결과 '척추 경막외 혈종'을 제대로 진단하지 못하고, 응급 수술이 필요한 상황임에도 보존적 치료만으로 다른 정형외과로 전원 조치하였으며, 전원 받는 의료기관에 핵심적인 의료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습니다. 이로 인해 원고 A의 증상이 악화되어 영구적인 하반신 마비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법원은 D병원이 원고들에게 총 3억 9천만 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소송 총비용은 각자 부담하는 내용으로 화해권고결정을 내렸습니다.
원고 A는 2014년 10월 2일 허리 통증으로 피고 D병원의 응급실을 방문했습니다. D병원 정형외과 전공의 E는 원고 A에 대한 요추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시행했으나, 영상 판독 결과에 명확히 기재된 '흉추 12번부터 요추 1번에 걸친 척추 경막외 혈종, 척수 압박 중등도 이상'이라는 소견을 간과하고 '요추 4-5번 척수관 협착증과 좌측 추간판 탈출증'으로만 진단했습니다. 당시 원고 A는 경막외 혈종으로 인해 응급 수술이 필요한 상태였습니다. 그러나 E는 원고 A에게 통증 주사제만 놓고 '물리치료 및 보존적 치료로 충분하니 집 근처 정형외과로 갔다가 다시 내원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조언하며 F정형외과로 전원 조치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E는 전원 의뢰서에 경막외 출혈 관련 진단을 기재하지 않았고 MRI 검사 결과 등 핵심 의료 정보도 F정형외과에 제공하지 않았습니다. 원고 A는 F정형외과 입원 후 통증과 다리 마비 증상이 심해져 다시 D병원 응급실로 내원했고, 경막외 혈종 제거 수술을 받았지만 하반신 마비의 후유장해를 입게 되었습니다. 이에 원고 A와 자녀들은 D병원의 의료 과실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하게 된 것입니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D병원 소속 의사가 환자의 '척추 경막외 혈종'을 진단하고 조치하는 과정에서 의료상 주의의무를 위반했는지 여부입니다. 특히 MRI 영상 판독 결과에 대한 진단 과실, 응급 수술이 필요한 상황에서의 부적절한 보존적 치료 및 전원 조치, 그리고 전원 의료기관 및 환자에게 질병 상태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은 설명의무 위반 여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의료 과실이 원고 A의 영구적 하반신 마비에 어떤 인과관계가 있는지도 중요한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은 피고 D병원이 원고 A에게 3억 8천만 원을 지급하고 원고 B와 C에게는 각각 5백만 원을 지급하며, 위 각 돈에 대하여 2014년 10월 2일부터 2025년 4월 24일까지는 연 5%의,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도록 화해권고결정을 내렸습니다. 원고들은 나머지 청구를 모두 포기하였고 소송 총비용은 각자 부담하기로 결정되었습니다.
법원은 대법원 환송 판결의 취지와 피고 측의 과실 정도, 원고 A의 나이와 기대여명, 기왕증 기여도, 기왕치료비, 향후 치료비와 개호비, 이 사건으로 인해 원고들이 입은 여러 피해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의료 과실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의 일부를 인정하고 당사자들의 이익을 참작한 화해권고결정을 함으로써 이 사건 분쟁을 종결하였습니다. 이는 의료 과실로 인한 피해자의 손해배상 청구가 인정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이 사건은 환자에 대한 의사의 진료상 주의의무 위반과 설명의무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에 관한 것입니다. 첫째, 진료상 주의의무란 의사가 환자의 생명, 신체 및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당시의 의료수준에 비추어 최선을 다해야 할 의무를 말합니다. 이 사건에서 의사 E는 MRI 영상 판독 결과 '척추 경막외 혈종'이라는 명확한 소견을 간과하고 잘못 진단함으로써 환자의 상태를 악화시킨 주의의무 위반이 인정되었습니다. 이는 의료 전문가로서 요구되는 진단상의 주의의무를 게을리한 것입니다. 둘째, 설명의무 위반이란 의사가 환자에게 질병의 증상, 진단 결과, 치료 방법의 내용 및 필요성, 발생이 예상되는 위험성 등을 충분히 설명하여 환자가 자기 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할 의무를 의미합니다. 특히 응급 수술이 필요한 위급한 상황에서 환자에게 적절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보존적 치료만으로 전원 조치한 것, 그리고 전원받는 의료기관에 환자의 위급한 상태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은 것은 설명의무 위반으로 볼 수 있습니다. 셋째, 손해배상 책임은 민법 제750조(불법행위의 내용) 및 제756조(사용자의 배상책임)에 근거합니다. 의사의 의료 과실이 환자에게 손해를 발생시켰을 경우, 의사가 소속된 병원(사용자)은 환자에게 발생한 손해에 대해 배상할 책임이 있습니다. 손해배상의 범위에는 치료비, 개호비(간병비), 일실수입(사고로 인해 노동 능력을 상실하여 얻지 못하게 된 수입), 그리고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등이 포함됩니다. 이 사건에서는 대법원 환송 판결의 취지와 피고 측의 과실 정도, 원고 A의 나이와 기대여명, 기왕증 기여도 등 다양한 참작사항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화해권고결정 금액이 산정되었습니다.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을 때에는 의료진의 설명과 더불어 검사 결과지(특히 영상 검사 판독지)를 적극적으로 확인하여 진단명과 치료 계획이 검사 결과와 일치하는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다른 의료기관으로 전원 조치될 경우, 환자의 상태에 대한 모든 중요 정보(진단명, 검사 결과, 위급성 여부, 향후 치료 계획)가 전원받는 의료기관에 충분히 전달되는지 직접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약 의료진의 진단이나 설명에 의문이 생기거나 환자의 상태가 급격히 악화된다면, 다른 의료기관에서 다시 진료를 받거나 해당 의료기관 내 다른 의료진에게 자문을 구하는 등 적극적으로 본인의 건강 상태를 지켜나가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진료 과정에서 중요한 대화나 설명은 가급적 기록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