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이득 반환채권과 임금채권 상계 기준 시점 오류 사건

이 사건은 원고 회사 A가 피고 B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삼아 피고의 임금채권과 상계하려 했으나, 원심법원이 상계적상 시점을 잘못 판단하여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된 사례입니다. 대법원은 이행기 정함이 없는 채권인 부당이득반환채권의 상계적상 시점은 채권의 성립일이지, 상계 의사표시 도달일이나 채무자가 이행지체에 빠지는 시점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주식회사 A: 원고이자 상고인으로, 피고에게 임금을 지급해야 하는 채무자이면서 피고로부터 부당이득을 반환받아야 하는 채권자입니다.
• B: 피고이자 피상고인으로, 원고로부터 임금을 받아야 하는 채권자이면서 원고에게 부당이득을 반환해야 하는 채무자입니다.

분쟁 상황

원고 주식회사 A는 피고 B에게 지급해야 할 임금 채무와 별도로 피고로부터 부당이득 23,205,480원을 반환받을 채권이 있었습니다. 원고는 자신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삼아 피고의 임금 채권과 상계하려 했습니다. 원심법원은 상계 의사표시가 피고에게 도달한 2021년 1월 21일을 기준으로 상계를 계산하여 피고의 임금 채권이 13,832,182원 남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원고는 상계적상 시점 판단이 잘못되었다며 상고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행기의 정함이 없는 채권, 특히 부당이득반환채권의 경우 상계가 가능한 시점(상계적상 시점)을 언제로 보아야 하는지에 대한 법리 오해 여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원심은 상계 의사표시가 도달한 시점을 기준으로 판단했으나, 대법원은 채권의 성립일로 보아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원심판결 중 원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동부지방법원에 환송하여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결정했습니다. 이는 원심이 상계적상 시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결론

대법원은 이행기의 정함이 없는 채권인 부당이득반환채권의 경우, 그 채권의 성립일에 상계적상에서 의미하는 이행기가 도래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명확히 했습니다. 따라서 원심이 상계의 의사표시가 도달한 2021년 1월 21일을 기준으로 상계적상 시점을 판단한 것은 잘못이며, 부당이득반환채권의 성립일을 기준으로 상계적상 시점을 다시 판단해야 합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하여 중요한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민법 제492조 제1항 (상계의 요건)​: '쌍방이 서로 같은 종류를 목적으로 한 채무를 부담한 경우 쌍방 채무의 이행기가 도래한 때에는 각 채무자는 대등액에 관하여 상계할 수 있다.' 이 조항은 상계가 가능한 기본적인 요건을 규정합니다. 대법원은 여기서 '채무의 이행기가 도래한 때'는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이행을 청구할 수 있는 시기가 도래했음을 의미하며, 채무자가 이행지체에 빠지는 시기를 말하는 것이 아님을 명확히 했습니다.
2. 민법 제493조 제2항 (상계의 효과)​: '상계의 의사표시는 각 채무가 상계할 수 있는 때에 대등액에 관하여 소멸한 것으로 본다.' 이 조항에 따라 상계 의사표시가 있으면, 채무는 '상계적상시' 즉, 상계가 가능한 시점으로 소급하여 대등한 금액만큼 소멸하게 됩니다. 따라서 상계에 따른 양 채권의 차액 계산이나 상계 충당은 상계적상 시점을 기준으로 해야 합니다.
3. 부당이득반환채권의 이행기: 판례는 이행기의 정함이 없는 채권의 경우 그 성립과 동시에 이행기에 놓이게 되며, 부당이득반환채권 또한 이행기의 정함이 없는 채권으로서 채권의 성립과 동시에 언제든지 이행을 청구할 수 있으므로, 그 채권의 성립일에 상계적상에서 의미하는 이행기가 도래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이 법리는 원심이 부당이득반환채권의 상계적상 시점을 이행의 청구를 통해 피고가 이행지체에 빠지는 시점으로 판단한 오류를 지적하는 근거가 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채권 상계를 고려할 때, 다음 사항들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합니다.

1. 상계 가능 시점: 쌍방이 서로 같은 종류의 채무를 부담하고, 각 채무의 이행기가 모두 도래했을 때 상계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이행기 도래'는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이행을 청구할 수 있는 시기이며, 채무자가 약속을 지키지 않아 지연에 빠지는 시기와는 다릅니다.
2. 이행기 정함이 없는 채권: 부당이득반환채권과 같이 특별히 이행기가 정해지지 않은 채권은 그 채권이 발생한 '성립일'에 이행기가 도래한 것으로 봅니다. 따라서 상계를 하려는 경우, 이행기 정함이 없는 채권은 성립일부터 상계가 가능한 상태가 됩니다.
3. 상계의 효력 발생 시점: 상계 의사표시가 이루어지면, 채무는 '상계적상시' 즉, 상계가 가능한 시점에 대등한 금액만큼 소급하여 소멸한 것으로 간주됩니다. 따라서 채무의 차액 계산이나 채권의 충당은 상계 의사표시를 한 시점이 아니라, 상계적상 시점을 기준으로 해야 합니다.
4. 원금과 지연손해금 충당 순서: 채무를 상계할 때, 일반적으로 지연손해금에 먼저 충당되고 남은 금액이 원금에 충당되는 순서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상계적상 시점을 정확히 파악해야 이 충당 순서와 최종 채무액 계산이 올바르게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