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기관에 제공된 개인정보 열람 및 공개 요구 불가능 판결

원고들이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인 피고에게 자신들의 이메일이 형사소송법에 따라 수사기관에 압수·수색되어 제공된 현황을 열람 및 제공해달라고 요구했으나, 피고가 통신비밀보호법상 비밀준수 의무 등을 이유로 거절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정보통신망법과 통신비밀보호법의 관계 및 입법 취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전기통신사업자는 해당 정보를 공개할 의무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원고들은 계약상 권리, 소비자기본법, 헌법상 권리 등을 근거로도 공개를 요구했지만 이 또한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들: 주식회사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인터넷 포털사이트 회원으로, 자신들의 이메일 압수·수색 현황 공개를 요구한 이용자들입니다.
• 주식회사 다음커뮤니케이션: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이자 전기통신사업자로, 원고들의 이메일 압수·수색 현황 공개 요구를 거절한 회사입니다.

분쟁 상황

원고들은 피고인 주식회사 다음커뮤니케이션이 운영하는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회원입니다. 2010년 3월경 원고들은 피고에게 자신들의 개인정보(이메일)가 형사소송법에 따른 압수·수색 영장 집행으로 수사기관에 제공된 현황을 정보통신망법 제30조 제2항 제2호에 근거하여 열람하거나 제공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피고는 '원고들이 요청한 자료는 수사상 기밀이 포함되어 있어 통신비밀보호법상 비밀준수 의무 등에 따라 이를 제공할 수 없다'는 이유로 이를 거절하였습니다. 이에 원고들은 피고를 상대로 공개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정보통신망법 제30조 제2항에 따라 전기통신사업자가 이용자의 이메일 압수·수색 현황을 이용자에게 열람·제공할 의무가 있는지 여부.
2. 계약상 권리, 소비자기본법 제4조 제2호, 헌법 제17조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에 근거하여 이용자가 이메일 압수·수색 현황의 공개를 요구할 수 있는지 여부.
3. 전기통신사업자의 정보 제공 현황 공개 거부로 인한 위자료 청구가 인정될 수 있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원고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이는 개인정보 제공 현황 공개 및 위자료 지급을 요구한 원고들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원심의 판결이 정당하다는 의미입니다.

결론

대법원은 전기통신사업자가 수사기관에 제공한 이메일 압수·수색 현황에 대해 정보통신망법, 통신비밀보호법, 계약, 소비자기본법, 헌법상의 권리를 근거로 이용자에게 열람·제공할 의무가 없다고 최종적으로 판단하였으며, 이로 인한 위자료 청구도 기각하였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법령 및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 제30조 제2항: 이용자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자신의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한 현황에 대한 열람이나 제공을 요구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통신비밀보호법이 특별법적 지위를 가지므로, 이 조항의 적용이 제한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 정보통신망법 제5조: 다른 법률에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에 관하여 특별히 규정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 법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특별법 우선 원칙을 나타내며, 이 사건에서는 통신비밀보호법이 정보통신망법의 특별법으로 적용되었습니다.
• 통신비밀보호법 제9조의3: 수사기관이 송·수신이 완료된 전기통신에 대해 압수·수색을 집행한 경우, 그 사건에 대한 처분(공소 제기, 불입건 등)을 한 날부터 30일 이내에 수사 대상이 된 가입자에게 압수·수색 집행 사실을 서면으로 통지해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이 조항은 압수·수색 사실 통지의 주체를 수사기관으로 한정하고 시기를 정하고 있어, 수사기관 외의 다른 제3자(전기통신사업자)가 압수·수색 사항을 통지하는 것을 제한하는 특별한 취지를 가집니다.
• 통신비밀보호법 제13조 제1항 및 제13조의3: 수사기관이 수사를 위해 전기통신사업자에게 '통신사실 확인자료'의 열람이나 제출을 요청할 수 있으며, 공소 제기 또는 불입건 처분을 한 날부터 30일 이내에 가입자에게 통신사실 확인자료 제공 사실을 서면으로 통지해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여기서 '통신사실 확인자료'는 가입자의 전기통신일시, 발·착신 통신번호, 접속 로그 기록 등을 의미합니다.
• 통신비밀보호법 제13조의5 및 제11조 제2항: 통신사실 확인자료 제공에 준용되는 제11조 제2항은 통신사실 확인자료 제공에 관여한 통신기관 직원이 그 사항을 외부에 공개하거나 누설해서는 안 되는 비밀준수 의무를 규정합니다. 대법원은 이러한 비밀준수 의무가 전기통신사업자가 수사기관의 이메일 압수·수색 사항에 대해서도 외부에 공개하거나 누설하지 말아야 할 의무를 부담하게 한다고 해석했습니다. 이는 압수·수색과 통신사실 확인자료 제공이 불가분적으로 결합되어 있고, 비밀준수 의무의 취지가 몰각되지 않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 소비자기본법 제4조 제2호: 소비자는 물품 또는 용역을 선택함에 있어서 필요한 지식 및 정보를 제공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합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수사기관에 대한 이메일 제공 현황이 여기에 포함된다고 보지 않았습니다.
• 헌법 제17조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헌법은 사생활이 침해되거나 공개되지 않을 소극적 권리 및 자신에 대한 정보를 자율적으로 통제할 적극적 권리를 보장합니다. 그러나 기본권 규정은 성질상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사법관계에 직접 적용되기보다는 민법 등의 일반원칙을 형성하고 그 해석 기준으로 간접적으로 효력을 미칩니다. 따라서 헌법상 기본권에 근거하여 직접 전기통신사업자에게 정보 공개를 요구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참고할 수 있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수사기관의 압수·수색에 의해 개인정보(예: 이메일)가 전기통신사업자로부터 제공된 경우, 해당 정보를 정보통신망법 제30조 제2항에 따라 전기통신사업자에게 직접 공개 요구하더라도 거절될 수 있습니다.
• 이는 통신비밀보호법이 수사기관의 기밀 유지 필요성을 고려하여 통지 주체(수사기관)와 통지 시기(수사 종료 후 일정 기간 이내)를 별도로 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 전기통신사업자는 통신비밀보호법에 따라 통신사실 확인자료 제공 사항 및 압수·수색 사항에 대해 외부에 공개하거나 누설하지 말아야 할 비밀준수 의무를 부담합니다.
• 서비스 이용 약관, 소비자기본법상 정보 제공 권리, 헌법상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와 같은 다른 근거로도 전기통신사업자에게 해당 정보의 공개를 요구하기는 어렵습니다. 헌법상 기본권은 사법관계에 직접 적용되기 어렵고, 법률의 구체적인 규정에 따라 효력을 미칩니다.
• 정보 공개 거부로 인한 정신적 손해(위자료) 청구 역시 단순히 막연한 불안감이나 불쾌감만으로는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손해 발생과 위법성이 입증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