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배상 · 의료
75세 고령의 환자가 S상 결장암 의심으로 복강경 수술을 받은 후, 수술 부위 출혈 및 누출, 심부전, 핍뇨 등 여러 합병증을 겪었습니다. 의료진은 응급 재수술 및 집중 치료를 시도했으나 환자의 상태는 악화되어 패혈성 쇼크로 사망했습니다. 환자 유족들은 의료진이 수술 전 항혈소판제 관리 소홀, 수술 후 출혈 및 신장 손상 대처 미흡, 패혈증 악화 및 응급 수술 지연, 상급 병원 전원 조치 지연 및 설명의무 위반 등 의료 과실로 인해 환자가 사망에 이르렀다고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제출된 증거와 감정 결과를 토대로 의료진의 진료 과정이 당시 의료 수준과 환자 상태를 고려할 때 적절한 범위 내에서 이루어졌으며 과실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만 75세의 고령 환자가 S상 결장암 의심으로 H병원에서 복강경 수술(1차 수술)을 받았습니다. 수술 후 환자는 혈변, 핍뇨, 심부전 의심 등 급격한 상태 악화를 보였고, 문합부 누출이 확인되어 응급 재수술(2차 수술)을 받았습니다. 2차 수술 후에도 환자는 호흡 곤란, 저산소혈증, 패혈증으로 인한 다발성 장기부전 의심 증상을 보여 K병원으로 전원되었으나, 다음 날 문합부 누출에 의한 패혈증 쇼크로 사망했습니다. 환자의 유족들은 H병원 의료진이 수술 전후 주의의무를 소홀히 하고, 응급 조치 및 상급 병원 전원을 지연하여 환자의 사망에 이르게 했다며 의료 과실을 주장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환자 유족들은 다음과 같은 의료 과실을 주장하며 피고들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원고들의 모든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각 쟁점에 대한 법원의 판단은 다음과 같습니다.
수술 전 주의의무 위반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 병원 의료진은 환자 입원 당시 항혈소판제 복용을 인지하고 혈액응고 관련 검사를 시행했으며, 그 수치가 정상 범위에 근접했습니다. 또한, 수술 10일 전의 검사 결과는 통상적으로 재검사 없이 인정되는 기간이며, 항혈소판제 투약을 중단하지 않은 것은 심장혈관질환 위험을 고려한 합리적인 판단으로 보았습니다. 따라서 수술 전 항혈소판제 투약 중단 및 혈액응고 검사 관련 과실은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수술 후 주의의무 위반 및 응급수술 지연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 병원 의료진은 혈액 검사 후 수혈을 시행했으며, 핍뇨 시 이뇨제(라식스)를 증량 투여한 것은 급성 신손상 상황에서 소변량 증가가 급선무이므로 적절한 치료로 판단했습니다. 또한, 환자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강심제를 투여하며 동맥혈 가스분석 검사 등을 시행했습니다. 패혈증 치료를 위해 2차 항생제를 지속 투여하고 2차 수술 후에는 3세대 항생제로 변경하는 등 적절한 항생제 처방을 했으며, 혈액배양검사 대신 응급 2차 수술로 감염원을 교정하려 한 조치도 타당하다고 보았습니다. 배액관 양상 변화를 확인 후 곧바로 2차 수술을 시행하여 응급 수술 지연도 없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전원조치 지연 및 설명의무 위반 주장에 대한 판단: 패혈증 의심 증상만으로 즉시 신대체치료나 상급 병원 전원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며, 전원 여부는 임상의사의 판단이 중요합니다. 의료진은 2차 수술 후 환자의 호흡 악화에 따라 기도삽관 및 인공호흡기를 적용하는 등 적절한 조치를 취했습니다. 이 사건 2차 수술 이후 약 4시간 후에 전원 조치가 이루어졌으나, 더 빠른 전원 조치가 환자의 회복에 도움이 되었을지는 불투명하다는 감정 결과도 있었습니다. 따라서 전원 조치 지연이나 설명의무 위반 과실도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결론적으로, 법원은 피고들의 각 주의의무 위반이나 응급수술 및 전원 조치 지연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 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법원은 피고 의료진이 수술 전후 환자 관리에 있어 당시 의료 수준에 따른 주의의무를 다했으며, 응급 상황 대처 및 전원 결정 또한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이루어졌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망인의 유족들이 제기한 의료 과실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는 모두 기각되었습니다.
이 사건 판결은 의사의 주의의무 위반 여부를 판단하는 데 있어 중요한 법리들을 적용했습니다.
의사의 주의의무: 의사가 진찰·치료 등 의료행위를 할 때에는 "환자의 구체적인 증상이나 상황에 따라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요구되는 최선의 조치를 할 주의의무가 있습니다." 이러한 주의의무는 "의료행위를 할 당시 의료기관 등 임상의학 분야에서 실천되고 있는 의료행위 수준을 기준으로 삼되, 그 의료수준은 통상의 의사에게 의료행위 당시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고 또 시인되고 있는 이른바 의학상식을 뜻하므로, 진료환경과 조건, 의료행위의 특수성 등을 고려하여 규범적인 수준으로 파악해야 합니다." (대법원 1999. 3. 26. 선고 98다45379, 45386 판결 등 참조)
진료방법 선택의 재량: 의사는 "환자 상황과 당시 의료수준 그리고 자기의 지식 경험에 따라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방법을 선택하여 진료할 수 있으므로, 진료방법 선택에 관한 의사 판단이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난 것이 아닌 한 특정한 치료방법을 선택한 결과가 좋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바로 의료과실이 있다고 평가할 수는 없습니다." (대법원 2012. 6. 14. 선고 2010다95635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에 따라, 법원은 피고 병원 의료진이 항혈소판제 투약 중단 여부, 혈액 검사 및 수혈, 이뇨제 처방, 항생제 투여, 응급 수술 시기, 전원 조치 등에 대해 당시 환자의 상태와 의료 상황을 고려하여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최선의 조치를 취했는지 여부를 판단했습니다. 특히, 의학 감정 결과들을 중요한 판단 근거로 삼아 의료진의 조치가 당시 임상 진료에서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수준에 부합했다고 보아 과실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만약 고령의 환자나 기저 질환이 있는 환자가 수술을 앞두고 있거나 수술 후 합병증을 겪는 상황이라면, 다음과 같은 점들을 참고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