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통행로 막아 발생한 손해배상 사건

원고 A는 공사 현장으로 진입하는 통행로를 피고 C, D가 막아 공사를 진행하지 못해 잔디 고사, 인건비, 굴삭기 사용료 등의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원고에게 주위토지통행권이 인정된다고 보았고, 피고들의 통행 방해 행위로 인해 발생한 잔디 고사 피해, 공사 준비 인건비, 굴삭기 사용료 등의 손해 중 일부를 인정하여 최종적으로 5,400,000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특정 공사 현장에 잔디 식재 및 조경 공사를 진행하던 시공업자
• 피고 C, D: 원고가 공사 현장으로 진입하는 통행로를 트럭과 트랙터로 막아 공사를 방해한 인접 토지 소유자들

분쟁 상황

원고는 특정 공사 현장에 잔디 식재 및 조경 공사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피고들은 원고가 공사 현장으로 진입하는 유일한 통행로인 제1, 2 통행로를 자신의 소유인 트럭과 트랙터 등으로 막아 원고의 통행을 방해했습니다. 이로 인해 원고는 공사를 제때 진행하지 못하게 되었고, 이미 식재해 둔 잔디가 고사하고, 공사에 투입했거나 대기 중이던 굴삭기 사용료 및 인부 인건비 등의 손실이 발생했습니다.

핵심 쟁점

원고의 공사 현장 진입 통행로 사용 권한인 주위토지통행권이 인정되는지, 주위토지통행권이 법원의 판단 없이도 침해 시 위법한 행위로 볼 수 있는지, 피고들의 통행 방해 행위로 인해 원고에게 발생한 잔디 고사 피해, 인건비, 굴삭기 사용료 등 각 손해 항목이 손해배상 범위에 해당하는지, 손해배상액의 최종 범위가 어떻게 되는지 등이 쟁점이 되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항소심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1. 원고의 통행로 사용권한 인정 여부:

   • 법원은 원고 A가 공사 현장 소유자로부터 공사를 의뢰받은 공사업자로서, 해당 공사가 진행되는 기간 동안 공사 현장에 대한 토지 사용권을 가진다고 보아 주위토지통행권이 인정된다고 판단했습니다.
   • 또한, 주위토지통행권은 법원의 확정 판결이 없더라도 그 존재가 인정된다면 통행 방해 시점부터 위법한 상태가 지속되는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피고들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2. 손해배상의 범위:

   • 잔디 구입대금 (이 사건 ①번 손해 항목)​: 피고들의 통행 방해로 인해 식재된 잔디 일부가 고사하여 원고가 다시 잔디를 구입하고 식재하는 데 지출한 비용 620,000원을 손해로 인정했습니다.
   • 공사 중단 인건비 및 기타 비용 (이 사건 ②번, ⑥번 손해 항목)​: 이 부분은 원고가 이미 시공한 부분에 대해 도급인(H)으로부터 기성고를 참작한 보수를 받을 수 있었으므로, 손해 발생이 확정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들의 불법행위와 상당인과관계가 없다고 보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 공사 준비 인건비 (이 사건 ③번 손해 항목)​: 피고들의 통행 방해로 인해 당일 공사를 진행하지 못해 발생한 인건비 960,000원은 통상손해로 보아 배상 의무를 인정했습니다. 피고들이 손해 발생을 예견할 수 있었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배상 책임이 발생한다고 보았습니다.
   • 추가 공사 준비 인건비 (이 사건 ④번 손해 항목)​: 피고들의 통행 방해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원고가 공사 재개를 기대하고 무리하게 인부들을 불러 지출한 비용은 피고들의 불법행위와 상당인과관계가 없다고 판단하여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 굴삭기 사용료 (이 사건 ⑤번 손해 항목)​: 피고들의 통행 방해로 인해 굴삭기를 다른 곳에 투입하거나 사용을 취소할 수 없었던 기간 동안의 굴삭기 사용료 12,000,000원을 손해로 인정했습니다.

3. 손해 범위의 제한:

   • 법원은 원고가 피고들의 불법행위로 인해 구하는 손해액의 총 공사대금(17,300,000원) 중 공사 진행 기간(8일 중 4일)에 비례한 기성고율 50%를 적용하여 8,650,000원(=17,300,000원 × 0.5)을 초과할 수 없다고 제한했습니다.

4. 최종 판결:

   • 위에서 인정된 잔디 구입비(620,000원), 공사 준비 인건비(960,000원), 굴삭기 사용료(12,000,000원)의 합계는 13,580,000원이지만, 손해 범위 제한에 따라 총 손해액은 8,650,000원으로 산정되었습니다. 그러나 항소심 법원은 제1심판결 중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피고들에게 공동하여 원고에게 5,4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2021. 1. 20.부터 2023. 11. 9.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원고의 나머지 항소와 피고들의 항소는 모두 기각되었습니다.

결론

항소심 법원은 제1심판결을 일부 취소하고, 피고들은 원고에게 공동으로 5,4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이로써 원고는 피고들의 통행 방해 행위로 인한 손해의 일부를 배상받게 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민법 제219조 (주위토지통행권)​: 이 조항은 어떤 토지가 다른 토지에 둘러싸여 공공 도로로 나갈 수 없거나, 나갈 수는 있지만 지나치게 많은 비용이 드는 경우, 그 토지의 소유자가 주위 토지를 통행하거나 통로로 만들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공사업자 A도 공사 기간 동안 토지를 사용할 권한을 가진 자로서 주위토지통행권이 인정되었습니다. 중요한 점은 법원의 확정 판결이 없더라도 통행권의 존재가 인정될 경우, 통행 방해 시점부터 해당 행위가 위법한 상태가 지속된다는 법리가 적용되었다는 것입니다.
2. 민법 제763조 (준용규정)​: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에 관하여는 민법 제393조(손해배상의 범위) 등의 채무불이행 관련 규정을 준용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는 불법행위로 인해 발생한 손해를 어떤 기준으로 산정하고 어느 범위까지 배상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법적 근거가 됩니다.
3. 민법 제393조 제1항 (손해배상의 범위)​: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통상손해'를 그 한도로 합니다. 여기서 통상손해란 사회 일반의 거래 관념이나 경험칙에 비추어 볼 때 일반적으로 발생하는 손해를 의미합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들의 통행 방해로 인해 공사 준비를 위해 지출한 인건비는 통상손해로 인정되어, 피고들이 그러한 손해 발생을 예견할 수 있었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배상 책임이 인정되었습니다. 반대로, 피고들이 통행을 방해하고 있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지출한 추가 비용 등은 통상손해로 보지 않거나 불법행위와 손해 발생 간의 상당인과관계가 부족하다고 판단될 수 있습니다.

참고 사항

1. 통행로 분쟁 시 증거 확보: 통행이 방해되는 상황이 발생하면 즉시 사진, 동영상 등 증거를 확보하여 통행 방해 사실, 통행로의 상태, 그리고 이로 인해 발생한 구체적인 손해(예: 고사한 잔디, 대기 중인 장비, 투입된 인력)를 명확하게 기록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2. 주위토지통행권의 이해: 공로로 통하는 길이 없거나 너무 많은 비용이 드는 경우, 인접 토지 소유자에게 주위토지통행권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이 권리는 토지 소유자뿐 아니라 해당 토지를 합법적으로 사용할 권한을 가진 자(예: 공사업자, 지상권자, 전세권자)에게도 일정 기간 동안 인정될 수 있습니다. 법원의 판결이 있어야만 통행권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통행 방해 시 그 행위가 위법할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합니다.
3. 손해배상 청구 항목의 구체화: 통행 방해로 인해 발생한 손해는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합니다. 잔디 고사 피해, 공사 진행을 위해 지출했으나 피고의 방해로 무산된 인건비, 대기 중인 장비 사용료 등이 손해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미 진행된 공사에 대한 기성고는 도급인에게 청구할 수 있는 부분이므로, 해당 부분은 손해배상에서 제외될 수 있습니다.
4. 손해 발생의 인과관계 증명: 손해배상을 청구할 때에는 피고의 불법행위와 손해 발생 사이에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음을 증명해야 합니다. 방해 행위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원고가 공사 재개를 기대하고 무리하게 추가 비용을 지출한 경우에는 인과관계가 부정되어 손해로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5. 손해배상액의 범위 제한: 통행 방해로 인한 손해배상액은 불법행위가 없었다면 원고가 얻었을 이득(예: 공사 완료 시 받을 수 있었던 총 공사대금)을 초과할 수 없으며, 공사 진행률(기성고 비율) 등에 따라 최종 배상액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자신의 상황을 면밀히 검토하고 합리적인 손해액을 산정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