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해배상
농업회사법인 A는 B 주식회사와 생돈 가공 계약을 맺고 월 2,700두의 물량을 기대하며 추가 임가공 계약 및 인력 충원, 생돈 구매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하지만 B사는 약정된 물량에 훨씬 못 미치는 물량을 제공하거나 납품을 취소했습니다. 이에 A사는 B사를 상대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주위적 청구) 및 계약체결상 과실책임으로 인한 손해배상(예비적 청구)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두 청구 모두 기각했습니다. 특히 예비적 청구에 대해서는 계약이 확실하게 체결되리라는 정당한 기대나 신뢰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원고 농업회사법인 유한회사 A는 피고 B 주식회사와의 물품공급계약(생돈 가공계약)과 관련하여 피고가 월 2,700두의 생돈 물량을 보전해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추가적인 임가공 계약을 E사와 체결하고 가공 공장 인력을 충원했습니다. 또한 축산 농가들과 생돈 구매 계약을 미리 체결하는 등의 준비를 했습니다. 원고 A사는 2017년 3월 중순경 이러한 준비를 마쳤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원고 A사는 피고 B사가 약속된 월 2,700두에 훨씬 못 미치는 물량만을 요청하거나 일방적으로 납품을 취소함으로써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는 주로 계약이 확정되기 전의 기대와 신뢰를 바탕으로 지출한 비용과 발생한 손실에 대한 배상을 요구하는 상황입니다.
피고 B사가 원고 A사와의 생돈 가공 계약에서 약정된 월 2,700두의 물량을 공급하지 않거나 일방적으로 취소한 것이 채무불이행에 해당하는지 여부(주위적 청구). 피고 B사의 행위가 계약 체결에 대한 원고 A사의 정당한 기대를 부당하게 저버린 계약체결상 과실책임(culpa in contrahendo)에 해당하는지 여부(예비적 청구). 원고 A사가 입은 손해가 계약체결상 과실책임에 따른 신뢰이익에 해당하는지 여부.
법원은 원고 A사의 주위적 청구(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와 항소심에서 추가한 예비적 청구(계약체결상 과실책임으로 인한 손해배상)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주위적 청구에 대해서는 1심 판결을 인용하여 기각했습니다. 예비적 청구에 대해서는, 원고 A사가 피고 B사로부터 월 2,700두의 생돈 보전 약정을 전제로 하는 가공 계약이 확실하게 체결될 것이라는 정당한 기대나 신뢰를 부여받았다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기각했습니다. 항소 제기 이후의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원고 농업회사법인 A의 항소와 예비적 청구는 모두 이유가 없다고 판단되어 기각되었습니다. 이는 피고 B사가 약정된 물량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주위적 청구와 더불어, A사가 B사와의 계약이 체결될 것이라는 정당한 신뢰를 가졌음을 입증할 충분한 증거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A사는 B사로부터 손해배상을 받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계약체결상의 과실책임 (culpa in contrahendo): 이는 계약이 성립되기 전, 계약 교섭 단계에서 한쪽 당사자가 상대방에게 계약이 확실하게 체결될 것이라는 정당한 기대나 신뢰를 부여했지만, 합리적인 이유 없이 계약 체결을 거부하여 상대방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발생하는 책임입니다. 대법원은 이를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볼 때 계약자유 원칙의 한계를 넘는 위법한 불법행위'로 보고 있습니다 (대법원 2001. 6. 15. 선고 99다40418 판결). 이 판례에서 원고 A사는 피고 B사가 월 2,700두의 가공 계약이 체결될 것이라는 신뢰를 주었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아 손해가 발생했다며 이 책임을 물었습니다. 손해배상의 범위 (신뢰이익): 계약교섭의 부당한 중도파기가 불법행위를 구성하는 경우, 배상책임은 계약 체결을 신뢰한 상대방이 입은 '상당인과관계 있는 손해'에 한정됩니다. 일반적으로 이는 계약의 성립을 믿고 지출한 비용, 즉 '신뢰이익'을 의미하며, 계약이 이행되었을 경우 얻었을 이익인 '이행이익'과는 구별됩니다. 특히 계약 교섭 단계에서의 이행 준비는 자기의 위험 부담으로 간주될 수 있으나, 상대방의 적극적인 요구가 있었거나 해당 비용 지급에 대한 교섭이 진행 중이었다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이행을 위해 지출한 비용도 손해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04. 5. 28. 선고 2002다32301 판결). 본 사건에서 원고 A사는 생돈 구매 및 추가 임가공 계약 등으로 지출한 비용을 신뢰이익으로 주장했지만, 법원은 피고 B사가 계약 체결에 대한 정당한 신뢰를 부여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이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 이 조항은 항소심 법원이 1심 판결의 이유를 그대로 인용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입니다. 이 사건에서도 항소심 법원은 1심 판결의 일부 내용을 수정하는 것 외에는 1심 판결의 이유를 그대로 받아들였습니다. 이는 1심 법원의 사실 인정과 법리 적용이 타당하다고 판단될 때 항소심에서 절차의 효율성을 위해 사용됩니다.
계약 전 협상 단계에서 지출한 비용이나 기대 이익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하려면, 상대방이 계약이 확실히 체결될 것이라는 '정당한 기대나 신뢰'를 부여했고 그 기대에 따라 행동했음을 명확히 입증할 수 있어야 합니다. 구두 약속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으며, 서면화된 증거나 객관적인 증거 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상대방의 '적극적인 요구'에 따라 계약 이행을 준비했음을 입증할 수 있다면 손해배상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예를 들어, 상대방이 특정 설비를 구매하라거나 인력을 채용하라고 명시적으로 요청한 기록 등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계약 체결 전이라도 중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가계약'이나 '업무협약(MOU)' 등 구속력 있는 문서 형태로 합의 내용을 명확히 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이때, 해당 문서에 법적 구속력 유무 및 손해배상 조항을 포함할지 여부를 신중히 고려해야 합니다. 계약 이행을 위한 준비는 신중하게 진행해야 하며, 계약서가 정식으로 체결되기 전까지는 자기의 위험 판단과 책임 하에 이루어지는 것으로 평가될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합니다. 계약 교섭이 부당하게 파기된 경우, 배상받을 수 있는 손해는 '계약이 유효하게 체결되었더라면 얻었을 이익(이행이익)'이 아니라 '계약의 성립을 믿고 지출한 비용(신뢰이익)'에 한정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