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세금계산서 발급·수취 처벌 조항 위헌 여부 심판 사건

이 사건은 재화나 용역의 공급 없이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하거나 수취한 혐의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 위반 유죄판결을 받은 두 청구인이 해당 법률 조항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며 제기한 헌법소원 심판입니다. 청구인 김○○은 공급가액 33억여 원 상당의 허위 세금계산서 발급 및 수취로 징역 1년 및 벌금 3억5천만 원을, 청구인 이○○은 공급가액 323억여 원 및 457억여 원 상당의 허위 세금계산서 관련 혐의로 징역 3년 및 벌금 160억 원을 선고받았습니다. 이들은 특가법 제8조의2의 '영리 목적', '공급가액등의 합계액' 규정이 불명확하여 죄형법정주의에 위배되고, 허위 거래의 수익 여부와 관계없이 고액의 벌금을 의무적으로 부과하는 것이 책임과 형벌의 비례 원칙 및 법관의 양형 재량을 침해하며, 또한 직업적 자료상과 단순 가담자를 동일하게 취급하는 것이 평등 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청구인 김○○: 재화나 용역 공급 없이 33억여 원 상당의 허위 세금계산서 등을 발급·수취하여 징역 1년 및 벌금 3억5천만 원의 유죄판결을 받은 자.
• 청구인 이○○: 재화나 용역 공급 없이 323억여 원 및 457억여 원 상당의 허위 세금계산서 등을 발급·수취하여 징역 3년 및 벌금 160억 원의 유죄판결을 받은 자.

분쟁 상황

이 사건은 기업 또는 개인이 실제 재화나 용역의 거래 없이 허위 세금계산서나 계산서를 주고받거나, 매출·매입처별 합계표를 거짓으로 작성하여 정부에 제출한 상황에서 발생했습니다. 이러한 행위는 주로 조세 회피나 불법적인 경제적 이익 취득을 목적으로 이루어졌으며, 이로 인해 국가는 정확한 과세 자료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조세 질서가 문란해집니다. 관련 법령은 이러한 행위를 특정범죄로 분류하고 높은 수준의 형벌과 함께 고액의 벌금을 의무적으로 부과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당사자들은 형벌이 지나치게 가혹하고 법 적용에 불합리한 점이 있다고 보아 헌법적 판단을 요청하게 된 것입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8조의2(세금계산서 교부의무 위반 등의 가중처벌) 조항들이 헌법상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 책임과 형벌의 비례 원칙, 그리고 평등 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입니다. 구체적으로 '영리 목적'과 '공급가액등의 합계액'의 불명확성 여부, 허위 거래의 실질적 이득 유무와 관계없이 고액의 벌금을 필요적으로 병과하는 것이 지나친 형벌인지 여부, 그리고 다양한 허위 거래 행위 주체와 유형을 동일하게 취급하는 것이 합리적인지 여부가 다루어졌습니다.

법원의 판단

헌법재판소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 제8조의2 제1항 제2호 중 구 조세범 처벌법 제10조 제3항에 관한 부분과 특가법 제8조의2 제2항 중 제1항 제1호 또는 제2호 가운데 구 조세범 처벌법 관련 조항들에 관한 부분이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결정했습니다. 이는 법원이 이전에 동일하거나 실질적으로 유사한 조항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린 선례를 변경할 만한 특별한 사정 변경이나 필요성이 없다고 판단한 결과입니다. 다만, 이 사건 벌금병과조항에 대해서는 재판관 3인의 반대 의견이 있었습니다.

결론

헌법재판소는 허위 세금계산서 발급·수취 등 조세 질서 교란 행위에 대한 가중처벌 및 벌금 병과 규정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여 청구인들의 헌법소원 심판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 제8조의2: 이 조항은 재화나 용역의 실제 공급 없이 세금계산서 등을 발급·수취하거나 거짓 기재하여 제출하는 행위를 '영리 목적'으로 하고 '공급가액등의 합계액'이 일정 금액 이상인 경우 가중 처벌하고, 해당 공급가액에 부가가치세율을 적용하여 계산한 세액의 2배 이상 5배 이하의 벌금을 필요적으로 병과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조세 질서의 근간을 훼손하는 중대한 범죄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통해 조세 정의를 실현하고자 하는 입법적 의지를 담고 있습니다.
2. 조세범 처벌법 제10조 제3항 및 제11조의2 제4항 (구법 포함)​: 이 조항들은 재화나 용역을 실제로 공급하거나 공급받지 않고 세금계산서를 발급·수취하거나, 매출·매입처별 세금계산서 합계표를 거짓으로 기재하여 정부에 제출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기본 조항입니다. 특가법 제8조의2는 이 조항들의 위반에 대해 더 무거운 형벌을 부과하는 특별법적 성격을 가집니다.
3.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 헌법재판소는 형벌 법규는 명확해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영리 목적'을 '널리 경제적인 이익을 취득할 목적'으로, '공급가액등의 합계액'을 법에 규정된 모든 서류에 기재된 금액을 합산한 것으로 해석함으로써 법 집행 기관의 자의적인 판단 가능성을 배제하고 일반인의 예측 가능성을 확보했다고 판단했습니다.
4. 책임과 형벌의 비례 원칙: 법원은 범죄의 죄질 및 행위자의 책임에 비해 형벌이 지나치게 가혹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에 대해, 허위 세금계산서 행위가 조세 질서에 미치는 악영향이 중대하고, 공급가액을 기준으로 한 가중 처벌이 합리적이며, 법관의 양형 재량(집행유예, 작량감경 등)을 통해 개별 사안의 특수성을 반영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특가법 조항들이 비례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벌금의 필요적 병과는 입법 정책의 문제로 보며, 불법적 이익 박탈이라는 정당한 목적이 있다고 해석했습니다.
5. 평등 원칙: 헌법재판소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불평등한 대우를 금지하는 평등 원칙과 관련하여, 허위 세금계산서 수수 행위를 통한 이익 취득의 직접성 여부나 사용된 서류의 종류(세금계산서, 계산서 등)에 관계없이 모든 허위 거래 행위가 조세 질서 교란이라는 본질적 측면에서 동일하므로, 동일하게 처벌하는 것이 평등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6. 형법 제70조 (노역장 유치)​: 이 조항은 벌금을 납부하지 못할 경우 일정 기간 동안 노역장에 유치되도록 규정합니다. 반대 의견에서는 고액의 필요적 배수벌금과 이 조항이 결합될 경우, 벌금 미납 시 실질적으로 추가적인 징역형의 효과가 나타나 책임과 형벌의 비례 원칙에 반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참고 사항

1. 허위 세금계산서 발행 및 수취는 조세 질서의 근간을 해치는 중대한 범죄로, 단순한 세금 포탈을 넘어 금융기관 대출, 공사 수주 등 간접적인 경제적 이득을 목적으로 한 행위도 '영리 목적'에 포함되어 처벌됩니다.
2. '공급가액등의 합계액'은 허위로 기재된 모든 세금계산서, 계산서, 합계표 상의 금액을 합산하여 산정되며, 이 금액이 클수록 가중처벌의 기준이 됩니다. 예를 들어 공급가액 합계액이 30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이면 1년 이상 유기징역, 50억 원 이상이면 3년 이상 유기징역에 처해집니다.
3. 벌금형은 공급가액 합계액에 부가가치세율(10%)을 적용하여 계산한 세액의 2배에서 5배까지 반드시 함께 부과됩니다. 이는 최소 6억 원(30억 원 × 10% × 2) 이상의 고액 벌금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벌금을 납부하지 못할 경우 형법상 노역장 유치 규정에 따라 추가적인 징역형과 같은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합니다.
4. 법관은 구체적인 사건의 정상 참작 요소를 고려하여 형을 감경하거나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있지만, 벌금형의 필요적 병과 자체는 입법자의 정책적 판단으로 유지됩니다. 500만 원 초과 벌금형에 대해서는 집행유예가 불가능하므로 고액 벌금형의 경우 실질적인 경제적 부담이 매우 클 수 있습니다.
5. '직업적 자료상'뿐만 아니라 상위 거래처의 요청에 따라 허위 세금계산서 등을 수수한 경우에도 조세 질서 교란이라는 본질적 측면에서 동일하게 평가되어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6. 공범의 경우에도 개인별 가담 정도나 실제 얻은 이익과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고액의 벌금형이 병과될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