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해배상
피고 회사에서 정년 연장과 함께 임금피크제를 적용받아 임금이 삭감된 퇴직 근로자 14명이, 회사의 임금피크제가 고령자고용법을 위반한 연령 차별에 해당하며 불법행위이므로 삭감된 임금 및 퇴직금 상당액을 손해배상하라고 청구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임금피크제가 정년 연장에 수반된 합리적인 조치이며, 불합리한 연령 차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피고 회사(주식회사 O)는 2006년 노동조합과의 합의를 통해 정년을 55세에서 58세로 연장하고 56세 이상 근로자의 기본급을 30% 감액하는 임금피크제를 시행했습니다. 이후 2016년 다시 정년을 58세에서 60세로 연장하면서 57세 이상 근로자의 기본급을 30% 감액하는 임금피크제를 시행했습니다. 이에 원고들(14명의 퇴직 근로자)은 이러한 임금피크제가 고령자고용법을 위반한 합리적 이유 없는 연령 차별이며, 그로 인해 자신들이 원래 받아야 할 임금에서 30%나 삭감되었으므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삭감된 임금 및 퇴직금 상당액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청구 금액은 원고 H에게 136,331,342원, 원고 D에게 124,046,805원 등 총 14억여 원이었습니다.
회사가 정년 연장과 함께 도입한 임금피크제가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고령자고용법)을 위반하여 합리적인 이유 없는 연령 차별에 해당하는지 여부 및 이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되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은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며, 소송 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법원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고령자고용법의 취지에 따라 정년 연장에 수반된 조치로서 임금체계를 개편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정년 연장이라는 근로자에게 유리한 변경과 임금 감액이라는 불리한 변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55세였던 정년이 60세로 연장되어 총 근무 기간이 늘어났고 기본급 외 수당 등은 그대로 유지되었으므로, 임금 삭감이 있더라도 원고들이 오로지 불합리한 차별을 받거나 실질적인 임금 삭감에 따른 불이익을 입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정부로부터 임금피크제 지원금을 수령한 점, 회사의 경영 상황 등을 고려하여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합리적인 이유 없는 연령 차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 사건은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고령자고용법) 및 관련 고용보험법령을 주요하게 다루었습니다. 고령자고용법 제19조 제1항은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의무화하고 있으며, 제19조의2 제1항은 정년 연장에 따라 사업주와 노동조합 등이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정년 연장이 이루어질 경우 임금 조정이 수반될 수 있음을 법률이 예정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또한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5 제4호는 다른 법률에 따라 특정 연령집단의 고용유지나 촉진을 위한 지원조치를 하는 경우 연령 차별로 보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원고들이 정부로부터 수령한 임금피크제 지원금이 이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고용보험법 제23조 및 시행령 제28조, 제28조의2는 정년 연장에 따른 임금 삭감 제도와 이에 대한 지원금 제도를 이미 예정하고 있었으므로, 임금피크제 시행으로 임금이 감액될 수 있음을 법령이 인정하고 있었다는 근거가 되었습니다. 법원은 취업규칙의 변경이 근로자에게 불이익한지 여부를 판단할 때 여러 요소 중 한 요소가 불이익하게 변경되더라도 그와 대가관계나 연계성이 있는 다른 요소가 유리하게 변경되는 경우라면 그와 같은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례(대법원 2022. 3. 11. 선고 2018다255488 판결)를 인용하여 정년 연장과 임금 삭감 조치를 함께 평가했습니다.
임금피크제와 같이 근로조건을 변경하는 경우, 단순히 특정 요소의 불이익만을 볼 것이 아니라 정년 연장과 같은 유리한 요소와 함께 종합적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고령자고용법은 정년 연장을 의무화하면서 사업주의 임금체계 개편 조치를 허용하고 있으므로, 정년 연장에 따른 임금 조정은 법의 취지에 부합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정부의 임금피크제 지원금 등 관련 법령에 따른 보상 조치가 있었다면 이는 연령 차별금지의 예외 사유로 인정될 수 있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회사 경영 상황, 노사 합의의 경위, 정년 연장으로 인한 총 근로 기간 증가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임금피크제의 합리성이 판단되므로, 유사 사례에서는 이러한 종합적인 맥락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