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약금
초콜릿 제조업체인 원고 주식회사 A가 테마파크를 운영하는 피고 주식회사 B에 초콜릿을 납품하였으나 대금을 받지 못하자 소송을 제기한 사건입니다. 피고는 계약 당사자가 자신이 아닌 특정 인물(I)이며, 그 인물이 피고의 인장을 도용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피고의 대표이사 H이 I에게 업무를 위임하여 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보아, 피고가 계약의 당사자로서 원고에게 29,158,460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원고 주식회사 A는 2019년 1월 21일 피고 주식회사 B 명의로 D 초콜릿 제품공급계약서를 작성하고, 2019년 2월 1일경 'E점'으로 초콜릿 등 물품을 배송했습니다. 이 물품대금은 29,158,460원으로, 원고는 피고 앞으로 전자세금계산서도 발행했습니다. 그러나 피고는 물품대금을 지급하지 않았고, 이에 원고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피고는 계약서에 날인된 인감이 자신의 사용인감임을 인정하면서도, I라는 인물이 피고의 사용인감을 도용하여 계약을 체결한 것이며, I는 피고와 아무런 관련이 없으므로 피고에게는 대금지급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원고는 I가 피고의 위임을 받았거나, 설령 위임이 없었더라도 피고가 I의 행위에 대해 표현대리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맞섰습니다.
피고 주식회사 B가 원고 주식회사 A와의 초콜릿 공급 계약의 정당한 당사자인지 여부 그리고 피고가 계약 당사자로서 물품대금 지급 의무를 부담하는지 여부가 이 사건의 주요 쟁점입니다. 이는 피고의 사용인감을 날인한 I에게 피고를 대리할 권한이 있었는지, 또는 피고가 I의 행위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는지에 대한 판단에 따라 결정됩니다.
항소심 법원은 제1심판결 중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피고 주식회사 B는 원고 주식회사 A에게 물품대금 29,158,460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지연손해금은 2019년 11월 5일부터 2022년 4월 13일까지는 연 6%의 이율로,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이율로 계산됩니다.
법원은 피고 주식회사 B의 대표이사 H이 I에게 'E점' 개점 관련 업무 대부분을 위임한 사실, H이 I의 활동을 인지하고 있었으며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사실, 그리고 I가 피고 내지 H을 위해 계약을 체결할 이유 외에 다른 이유가 없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이 사건 계약의 당사자는 피고 주식회사 B라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된 초콜릿 대금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 사건은 주로 계약 당사자 확정 및 대리권 유무에 대한 민사법적 해석이 적용됩니다. 법원은 다음과 같은 법리와 정황을 종합하여 피고가 계약 당사자라고 판단했습니다. 계약 당사자 확정: 계약서에 명의가 기재되어 있고 인장이 날인되어 있다면, 원칙적으로 그 명의인이 계약 당사자로 추정됩니다. 다만 실제 계약을 체결한 인물의 대리권 유무나 위임 여부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위임에 따른 대리권: 민법상 대리는 본인(여기서는 피고 주식회사 B)의 의사표시(위임)에 따라 대리인(여기서는 I)이 본인을 대신하여 법률행위를 하고 그 효과가 본인에게 귀속되는 제도입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피고 대표이사 H이 I에게 'E점' 개점 업무 대부분을 위임했으며, H이 I의 활동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점을 근거로 I에게 피고를 대리할 권한이 있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표현대리: 이 사건에서 원고는 표현대리 책임도 주장했으나, 법원은 I에게 실제 위임이 있었다고 판단함으로써 표현대리 법리를 직접 적용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만약 실제 위임이 없었더라도, 상대방이 대리권이 있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고 본인이 그 원인을 제공했다면, 민법 제126조(권한 외의 행위의 표현대리)에 따라 본인에게 책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예: 회사가 특정인을 사실상의 대표이사처럼 보이게 하거나, 지배인으로 오인하게 한 경우 등). 지연손해금 이율: 상법 제54조 (법정이율): 상행위로 인한 채무의 이율은 연 6%로 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판결 선고일 이전까지 적용되는 이율의 근거가 됩니다.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법정 이율): 금전채무의 이행을 명하는 판결을 선고하는 경우, 채무자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를 다투는 것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범위에서는 상법상 이율을 적용하지만,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이율을 적용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소송을 통해 확정된 채무에 대한 지연이자율을 높여 채무 이행을 독려하기 위함입니다. 이 사건에서도 판결 선고일 다음 날부터 연 12%가 적용되었습니다.
대리권 확인의 중요성: 계약 체결 시 상대방이 회사를 대표하여 계약할 권한이 있는 대리인인지 명확히 확인해야 합니다. 단순히 명함을 받았거나 과거에 함께 방문한 이력이 있다고 해서 대리권이 있다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사용인감 및 회사 인장의 관리 철저: 회사의 인장(법인인감, 사용인감 등)은 매우 중요한 도구이므로 철저하게 관리해야 합니다. 인장 도용 주장이 제기될 경우, 실제 도용 여부와 관계없이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외부에서는 인감 날인을 통해 계약 당사자를 판단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업무 위임의 명확화: 회사의 대표자가 특정 인물에게 업무를 위임할 경우, 그 위임의 범위와 권한을 서면으로 명확히 하고, 관련 당사자들에게도 이를 알려 분쟁의 소지를 줄여야 합니다. 불분명한 위임 관계는 법적 책임 소재를 가리기 어렵게 만듭니다. 관련자들의 행동과 인지 여부: 계약 당사자를 판단할 때, 계약서 외에도 관련 당사자들(대표이사, 실무자 등)의 과거 언행, 메시지 내용, 언론 인터뷰 등 다양한 정황이 고려될 수 있습니다. 특히 대표자가 특정인의 행위를 인지하고도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면, 이는 묵시적인 승낙이나 위임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습니다. 물품의 특수성 고려: 물품의 용도가 특정되어 있거나 상표권이 있는 캐릭터가 부착된 물품이라면, 해당 물품이 최종적으로 누구를 위해 사용될 것인지가 계약 당사자를 판단하는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