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현장 근로자 임금 체불 및 직상 수급인 책임 무죄 판결

건설업을 운영하는 개인 건축업자(하수급인)가 근로자 22명의 임금 총 4,432만 원을 퇴직 후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않아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기소되어 벌금 400만 원을 선고받았습니다. 한편, 이 개인 건축업자에게 공사를 하도급 준 직상 수급인(주식회사 대표이사) 역시 임금체불에 대한 연대 책임으로 기소되었으나, 직상 수급인의 귀책사유가 명확히 입증되지 않아 무죄를 선고받은 사건입니다.

관련 당사자

• A: 건설업을 운영하는 개인 건축업자이자 하수급인으로, 근로자 22명의 임금 총 4,432만 원을 체불하여 기소된 사용자입니다.
• B: 주식회사 C의 대표이사이며 직상 수급인으로, 하수급인 A의 임금 체불에 대한 연대 책임으로 기소되었으나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 E 외 21명: A가 시공한 공사 현장에서 일한 근로자로, 약 4,432만 원의 임금을 받지 못한 피해자들입니다.
• 주식회사 C: B가 대표이사로 있는 회사로, 주식회사 H로부터 공사를 도급받아 A에게 하도급을 주었습니다.
• 주식회사 H: 제주시 D 신축공사의 최종 발주자입니다.

분쟁 상황

건설업을 운영하는 개인 건축업자 A는 주식회사 C로부터 제주시 D 신축공사 중 골조, 형틀공사를 하도급받아 시공하며 2017년 9월 9일부터 10월 18일까지 근로자 22명을 고용했습니다. 그러나 이 근로자들이 퇴직한 후 14일 이내에 임금 총 4,432만 원을 지급하지 않았고, 근로자들의 진정에 따라 임금체불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A에게 공사를 하도급 준 직상 수급인 주식회사 C의 대표이사 B 또한 임금체불의 연대 책임으로 기소되어 법적 분쟁으로 이어졌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하수급인인 개인 건축업자 A가 근로기준법상 사용자로서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제때 지급하지 않은 행위가 법 위반에 해당하는지 여부.
2. 직상 수급인인 주식회사 C의 대표이사 B가 하수급인의 임금 체불에 대해 근로기준법 제44조에 따른 직상 수급인의 연대 책임 및 형사 처벌 대상이 되는 귀책사유가 있었는지 여부. 특히, B가 정당한 사유 없이 도급 계약에서 정한 도급 금액 지급일에 도급 금액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점이 입증되었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했습니다.

1. 피고인 A에게는 벌금 4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A가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노역장에 유치하며,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했습니다.
2. 피고인 B에게는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결론

피고인 A은 근로기준법상 사용자로서 근로자 22명의 임금 총 4,432만 원을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않아 유죄로 인정되었습니다. 법원은 A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며 동종 전과가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벌금 4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피고인 B은 주식회사 C의 대표이사로서 직상 수급인의 지위에 있었으나, 검사가 B에게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24조 제1호에서 정한 귀책사유, 즉 '정당한 사유 없이 도급계약에서 정한 도급 금액 지급일에 도급 금액을 지급하지 아니한 경우'가 있었음을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하지 못했다고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도급 금액 지급일이 언제인지, 해당 지급일에 도급 금액이 미지급되었는지, 기성금 청구 방식이었다면 A가 언제 얼마의 기성금을 청구했고 B가 그 중 얼마를 미지급했는지, 그리고 그 미지급이 근로자들의 임금 체불로 이어진 직접적인 연관성 등 B의 귀책사유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본 것입니다.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증명 책임은 검사에게 있으므로, 증거가 부족할 경우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는 원칙이 적용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 적용되거나 관련 있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 구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 그 지급 사유 발생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의 모든 금품을 지급해야 합니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로 기일을 연장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반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피고인 A는 이 조항을 위반하여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 구 근로기준법 제44조 및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24조: 사업이 여러 차례의 도급으로 이뤄질 경우, 하수급인이 직상 수급인의 귀책사유로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경우에는 직상 수급인이 하수급인과 연대하여 책임을 집니다. 직상 수급인의 귀책사유 범위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며, 시행령 제24조 제1호는 '정당한 사유 없이 도급 계약에서 정한 도급 금액 지급일에 도급 금액을 지급하지 아니한 경우'를 귀책사유로 명시합니다. 이 사건에서 직상 수급인 B가 무죄를 받은 주된 이유는, 검사가 B의 위 귀책사유를 합리적으로 증명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 사실에 대한 증명 책임은 검사에게 있으며,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 사실이 진실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합니다.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해야 합니다. 피고인 B에 대한 무죄 선고는 이 원칙에 따른 것입니다.
•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경합범 가중)​: 하나의 행위가 여러 죄에 해당하거나 여러 행위가 여러 죄에 해당하는 경우(경합범)에는 가장 중한 죄에 정한 형의 장기 또는 다액에 그 2분의 1을 가중하여 처벌할 수 있습니다. 피고인 A에게는 근로자 22명에 대한 임금 체불이 각각의 근로기준법 위반죄를 구성하여 이 조항이 적용되었습니다.
•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노역장 유치),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가납 명령)​: 벌금형을 받은 피고인이 벌금을 납입하지 않을 경우 일정 기간 노역장에 유치될 수 있으며, 법원은 판결 확정 전이라도 벌금에 상당하는 금액의 가납을 명할 수 있습니다. 피고인 A에게 벌금형과 함께 적용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참고할 만한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근로자 입장: 임금을 받지 못했다면 퇴직 후 14일 이내에 임금을 지급받을 권리가 있으며, 지급받지 못할 경우 노동청에 진정하거나 고용노동부에 체불임금 신고를 하여 도움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임금명세서, 근로계약서, 출퇴근 기록, 급여 이체 내역 등 본인의 근로 사실과 임금 내역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를 잘 보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사용자(하수급인) 입장: 근로자 임금은 법정 지급 기한(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을 반드시 지켜야 하며, 특별한 사정으로 기한을 연장해야 할 경우 반드시 근로자와 명확한 합의를 문서화해야 합니다. 이를 어길 시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직상 수급인 입장: 하수급인의 임금 체불에 대해 직상 수급인이 연대 책임을 지거나 형사 처벌을 받지 않으려면, 하도급 계약상 도급 금액 지급일에 도급 금액을 정당한 사유 없이 지급하지 않는 등의 귀책사유가 없도록 계약 내용과 지급을 철저히 관리해야 합니다. 하수급인에게 지급할 대금을 제때 지급했는지 여부가 직상 수급인의 책임 유무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