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
피고인 A는 2,380만 원의 대출을 받게 해주겠다는 성명불상자의 제안에 속아 자신의 D은행 계좌번호, 비밀번호, 신분증 사진, 공인인증서 발급에 필요한 비밀번호 등의 금융정보(접근매체)를 카카오톡으로 전송하여 대여했습니다. 법원은 대출 기회를 얻기로 약속한 것 또한 전자금융거래법상 '대가'에 해당한다고 보아 피고인에게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피고인 A는 2022년 8월 22일경 신원 불상의 사람으로부터 2,380만 원을 대출받게 해주겠다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성명불상자는 대출을 위해 'D은행을 통해 계좌를 만들고 허위 거래실적을 만들어야 하니 해당 계좌의 정보인 계좌번호가 확인되는 통장 사본, 비밀번호, 문자로 전송된 금융회사의 개인인증번호, 신분증을 사진으로 찍어서 첨부파일로 보내라'고 요구했습니다. 피고인은 이를 승낙한 후 2022년 8월 25일 12시 15분경 카카오톡으로 피고인 명의의 D은행 계좌번호가 나오는 통장 사진과 그 비밀번호, 신분증 사진을 전송했습니다. 이어서 2022년 8월 26일 12시경에는 성명불상자에게 공인인증서 발급에 필요한 비밀번호까지 알려주었습니다. 이러한 행위는 대가를 약속하고 접근매체를 대여한 것으로 판단되어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정상적인 대출이 어려운 상황에서 '대출받을 기회'를 얻는 것이 전자금융거래법상 '접근매체 대여'에 대한 '대가'에 해당하는지 여부 및 피고인의 이러한 행위에 대한 인식 범위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법원은 피고인에게 벌금 300만 원을 선고하고,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노역장에 유치할 것을 명했습니다. 또한,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을 가납할 것을 명령했습니다.
법원은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대출받기 어려운 피고인이 자칭 '팀장'이라는 사람으로부터 신용도를 높여 대출받을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설명을 듣고 접근매체를 대여한 행위가 전자금융거래법이 금지하는 '대가' 수수를 약속하고 '접근매체'를 대여한 것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비록 피고인이 성명불상자의 기망에 의해 실제 대출 이익을 얻지 못했더라도, 대가를 약속하고 접근매체를 전달한 사실 자체로 범죄사실이 인정된다고 보아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본 사건은 주로 전자금융거래법상의 '접근매체 대여 금지' 조항과 그 위반에 대한 처벌 규정에 따릅니다.
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제3항 제2호 (접근매체의 대여 금지): '누구든지 대가를 수수·요구 또는 약속하면서 접근매체를 대여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접근매체'는 전자금융거래에 이용되는 모든 수단(예: 통장, 비밀번호, 신분증 정보, 공인인증서 등)을 의미합니다.
전자금융거래법 제49조 제4항 제2호 (벌칙): 제6조 제3항 제2호를 위반하여 접근매체를 대여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접근매체의 대여'의 의미 (대법원 2019. 6. 27. 선고 2017도16946 판결 등 참조): 법원은 대가를 수수 약속하면서 일시적으로 다른 사람이 접근매체 이용자의 관리·감독 없이 접근매체를 사용해 전자금융거래를 할 수 있도록 빌려주는 행위를 의미한다고 해석합니다.
'대가'의 의미 (대법원 2021. 4. 15. 선고 2020도16468 판결 참조): '대가'는 접근매체 대여에 대응하는 경제적 이익을 말합니다. 이때 단순히 금전적인 이익뿐만 아니라, 정상적인 대출이 어려운 상황에서 '대출받을 기회를 얻는 것'과 같은 무형의 이익도 '대가'에 포함될 수 있다고 명확히 하고 있습니다. 본 사건의 피고인이 신용도를 높여 대출받을 기회를 얻기 위해 접근매체를 제공한 것은 이 법리에 따라 '대가'를 약속하고 '접근매체'를 대여한 것으로 인정되었습니다.
형법 제70조 제1항 및 제69조 제2항 (노역장 유치): 벌금을 납입하지 않을 경우 일정 기간 노역장에 유치하여 작업에 종사하게 하는 규정입니다.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가납명령): 판결이 확정되기 전이라도 벌금에 상당하는 금액을 미리 납부하도록 명하는 규정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든 대출이나 다른 명목으로 타인에게 자신의 통장 사본, 비밀번호, 신분증 사진, 공인인증서 비밀번호 등 금융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행위이며, 법적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특히 정상적인 방법으로 대출이 어렵다는 말을 하면서 금융 거래 실적을 만들어주거나, 신용도를 높여주겠다는 제안은 보이스피싱, 대출사기 등 불법적인 목적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대가'의 개념은 단순히 금전적인 이익뿐만 아니라 대출 기회를 얻는 것과 같은 무형의 이익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 설사 기망당하여 실제 이익을 얻지 못했더라도 '대가'를 약속하고 접근매체를 제공한 사실 자체로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으로 처벌될 수 있으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수상한 제안을 받거나 의심스러운 상황에 처하면 즉시 금융기관이나 경찰 등 관계 기관에 신고하여 피해를 예방하고 법적 문제를 피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