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방해/뇌물 · 금융
피고인은 인터넷에서 대출을 해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성명불상자들과 공모하여 실제 운영할 의사 없는 이른바 '유령법인'을 설립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자본금 납입을 가장하고 허위 서류를 제출하여 공전자기록에 불실의 사실을 기재하게 하고, 그 기록을 행사했습니다. 또한, 이 법인 명의로 개설된 계좌의 체크카드와 OTP 등 접근매체를 성명불상자에게 대여하여 전자금융거래법을 위반했습니다. 대여된 접근매체는 보이스피싱 범행에 실제로 사용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법원은 피고인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하고 2년간 집행을 유예하며 보호관찰과 사회봉사 80시간을 명령했습니다.
피고인은 2021년 5월경 인터넷에서 '법인통장을 만들어 건네주면 대출을 해주겠다'는 성명불상자의 제안을 수락했습니다. 이에 피고인, E, F, 그리고 또 다른 성명불상자들은 순차적으로 공모하여 실제로 운영할 의사가 없는 '주식회사 G'라는 유령법인을 설립하기로 계획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F는 2021년 5월 13일 새마을금고에서 자신의 계좌에 3,000만 원을 일시적으로 입금하여 잔고증명서를 발급받아 E를 통해 전달했습니다. 피고인은 2021년 5월 14일 전주지방법원 전주등기소에 주식회사 G의 설립등기를 신청하면서, 자본금 3,000만 원이 실제 납입될 의사가 없음에도 허위 정관, 발기인회 의사록, 잔고증명서 등을 제출하여 담당 공무원으로 하여금 공전자기록인 법인등기사항 전부증명서 전산시스템에 불실의 사실을 입력하게 했습니다. 이후 피고인은 2021년 5월 28일 <지역명>고속버스터미널에서 택배를 이용해 주식회사 G 명의의 국민은행 계좌와 연결된 체크카드, OTP 등 접근매체를 성명불상자에게 전달했습니다. 이는 향후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무형의 기대이익을 약속받고 접근매체를 대여한 행위였습니다. 대여된 접근매체는 실제로 보이스피싱 사기 범행에 사용되었습니다.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피고인이 공모하여 유령법인을 설립하는 과정에서 공정증서원본과 동일한 효력을 가지는 전자기록에 허위 사실을 기재하고 이를 사용한 공전자기록등불실기재 및 불실기재공전자기록등행사죄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대출이라는 무형의 기대이익을 약속받고 타인에게 접근매체를 대여한 행위가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은 피고인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했습니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했습니다. 또한 피고인에게 보호관찰을 받을 것과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했습니다.
재판부는 유령법인 설립과 접근매체 대여가 보이스피싱 등 심각한 범죄의 수단이 될 수 있고 실제로 이용된 점을 매우 중대한 불리한 정상으로 보았습니다. 그러나 피고인이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고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범행에 이르게 되었으며 다시는 재범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점, 최근에 별다른 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하여 집행유예를 결정했습니다.
이번 사건에서 피고인의 행위는 크게 두 가지 법률에 의해 처벌되었습니다.
첫째, 형법 제228조 제1항(공전자기록등불실기재)은 공무원에게 허위의 신고를 하여 공정증서원본에 해당하는 전자기록에 불실의 사실을 기록하게 한 자를 처벌합니다. 피고인은 유령법인을 설립하는 과정에서 실제로 운영할 의사나 자본금 납입 의사가 없음에도 허위 서류를 제출하여 등기소 공무원이 법인등기사항 전부증명서에 불실의 사실(예: 법인 자본금 3,000만 원)을 기재하게 했으므로 이 조항이 적용되었습니다. 이어 형법 제229조(불실기재공전자기록등행사)는 위와 같이 불실의 사실이 기록된 공전자기록을 행사한 자를 처벌합니다. 피고인이 허위 내용이 담긴 법인등기사항 전부증명서가 비치되도록 한 것이 이에 해당합니다. 또한,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범행에 가담했을 때는 형법 제30조(공동정범)에 따라 각자가 주범으로 처벌받게 되는데, 피고인이 성명불상자들과 공모하여 범행을 실행했으므로 이 조항이 적용되었습니다.
둘째, 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제3항 제2호는 누구든지 접근매체를 대가를 수수·요구 또는 약속하면서 대여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피고인이 앞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무형의 기대이익'을 약속받고 법인 명의의 체크카드와 OTP를 타인에게 전달한 행위가 이에 해당하여 전자금융거래법 제49조 제4항 제2호에 따라 처벌받았습니다.
법원은 피고인이 여러 죄를 저질렀으므로 형법 제37조(경합범)에 따라 형을 가중하였고, 범행의 경위와 정황 등을 고려하여 형법 제62조 제1항(집행유예)을 적용하여 징역형의 집행을 유예했습니다. 아울러 형법 제62조의2에 의거하여 집행유예 기간 동안 보호관찰과 사회봉사 명령을 함께 내렸습니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대출이 필요한 경우에도 법인을 설립하거나 통장, 체크카드, OTP 등 금융 접근매체를 타인에게 넘기는 행위는 절대 해서는 안 됩니다. 이는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을 비롯해 공문서위조, 사기 등 중대한 범죄에 연루될 수 있으며 특히 보이스피싱과 같은 심각한 조직범죄에 이용되어 사회적 폐해가 매우 큽니다. 실제로 이런 행위는 '대포통장'을 만드는 것에 해당하며 단순히 통장만 빌려준다고 생각하더라도 형사처벌 대상이 됩니다. 법인을 설립할 때는 실제 사업 목적과 운영 의지가 있어야 하며 자본금 납입 등 모든 절차를 법에 따라 투명하게 진행해야 합니다. 허위 법인 설립이나 금융 접근매체 대여는 개인의 재산 손실을 넘어 타인에게 심각한 피해를 입히고 본인도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됨을 명심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