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배상 · 의료
만성 경막하출혈로 뇌 수술을 받은 환자에게 수술 후 2차 출혈과 의식 저하 등 이상 증상이 발생하였고 의료진의 2차 출혈 진단이 지연되었습니다. 이후 환자가 흡인성 폐렴 등으로 사망하자 유족들은 의료진의 진단 지연 과실과 경관영양식 처방 변경 과실, 그리고 수술 전 합병증 설명의무 위반을 주장하며 병원에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진단 지연이나 식이 처방 변경이 환자 사망과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지는 않았지만, 수술 전 발생 가능한 2차 출혈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지 않은 설명의무 위반을 인정하여 병원이 유족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망인 H는 만성 경막하출혈로 피고 병원에서 뇌 수술을 받았습니다. 수술 후 망인은 두통, 오심, 구토, 의식 저하 등의 증상을 계속 호소했으나, 의료진은 2019년 9월 2일이 되어서야 뇌 CT 검사를 통해 우측 소뇌의 뇌내출혈, 지주막하출혈 등 2차 출혈 소견을 확인했습니다. 이후 망인은 중환자실과 일반병실을 오가며 치료를 받던 중 2019년 12월 20일 흡인성 폐렴, 허혈성 심장질환,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사망했습니다. 망인의 배우자와 자녀들은 의료진이 2차 출혈 진단을 지연하고, 경관영양식 처방을 부적절하게 변경했으며, 수술 전 2차 출혈 가능성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병원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뇌 수술 후 발생한 2차 출혈에 대한 의료진의 진단 지연이 사망과 인과관계가 있는지 여부, 환자에게 제공된 경관영양식 처방 변경에 의료 과실이 있는지 여부, 수술 전 환자에게 발생 가능한 후유증(2차 출혈)에 대해 충분히 설명할 의무를 다했는지 여부, 환자가 치매 진단을 받았더라도 설명의무의 직접 대상이 될 수 있는지 여부
피고 병원은 원고 A에게 4,090,909원, 원고 B, C, D, E에게 각 2,727,272원 및 해당 금액에 대한 2019년 12월 21일부터 2021년 11월 12일까지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된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소송비용 중 4/5는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각 부담합니다.
법원은 의료진의 진단 지연이나 경관영양식 처방 변경이 환자의 사망과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뇌 수술 시 드물게 발생할 수 있는 2차 출혈과 같은 중대한 합병증에 대해 환자에게 미리 충분히 설명하지 않은 점을 설명의무 위반으로 인정하여,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데 대한 정신적 손해(위자료 1,500만 원)를 유족에게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의료진의 주의의무: 의료진은 환자의 구체적인 증상이나 상황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최선의 조치를 취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인과관계: 의료진의 주의의무 위반과 환자에게 발생한 나쁜 결과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인정되어야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나쁜 결과가 발생했다고 해서 무조건 의료 과실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 2018. 12. 13. 선고 2018다10562 판결 등). 의료 과실의 추정: 의료행위는 고도의 전문 지식이 필요한 분야이므로, 환자에게 발생한 나쁜 결과에 대해 의료상의 과실 이외의 다른 원인을 찾기 어려운 간접 사실들을 증명함으로써 의료 과실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의사의 과실로 인한 결과 발생을 추정할 수 있을 정도의 개연성이 담보되어야 하며, 막연히 중한 결과만으로 의사에게 무과실 입증 책임을 지우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대법원 2020. 11. 26. 선고 2020다244511 판결 등). 설명의무: 의사는 침습적인 의료행위를 하기 전에 환자에게 해당 의료행위의 목적, 내용, 필요성, 발생할 수 있는 위험(후유증, 부작용 등) 및 다른 치료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여 환자가 이를 충분히 이해하고 수용할지 결정할 수 있도록 할 절차상의 의무가 있습니다.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의사 측에 설명의무를 이행했다는 증명책임이 있습니다 (대법원 2020. 8. 13. 선고 2017다248919 판결 등). 설명의무의 상대방: 설명의무는 원칙적으로 해당 환자 본인 또는 그 법정대리인에게 이행되어야 합니다. 환자가 성인으로서 정상적인 판단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경우, 친족의 승낙만으로 환자 본인의 승낙을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대법원 1994. 11. 25. 선고 94다35671 판결 등). 설명의무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 설명의무 위반이 구체적인 치료 과정에서의 주의의무 위반과 동일하게 중대하거나 그 위반 행위와 환자에게 발생한 나쁜 결과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에는, 환자의 자기결정권 침해로 인한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로 손해배상 범위가 한정될 수 있습니다.
의료진은 환자에게 침습적인 의료행위를 하기 전에 수술의 내용, 필요성, 그리고 예상되는 후유증이나 부작용 등 주요 위험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할 의무가 있습니다. 환자나 보호자는 의료행위 전 궁금한 점이나 발생 가능한 위험에 대해 적극적으로 질문하고 설명을 요구하여 충분히 이해한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해야 합니다. 환자가 치매 진단을 받았더라도 의료행위 당시 의사소통이 원활하고 명료한 판단 능력이 있었다면, 의료진은 환자 본인에게 직접 설명해야 하며 친족의 승낙으로 이를 갈음할 수 없습니다. 의료행위 후 환자에게 이상 증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의료진에게 알리고 추가적인 검사나 조치를 요청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의료 과실로 인한 환자 사망의 인과관계를 입증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으나, 의료진의 설명의무 위반은 환자의 자기결정권 침해에 대한 별도의 손해배상 청구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