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을 피하려 상속재산을 다른 상속인에게 넘긴 계약을 취소한 사건

원고 A 주식회사에 채무가 있던 D는 상속받은 부동산 지분 3분의 1을 다른 상속인 피고 B에게 넘겨주는 상속재산협의분할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에 A 주식회사는 D의 재산 감소로 인해 채권을 회수하기 어려워졌다며 해당 계약이 채권자를 해하는 사해행위라고 주장하며 계약 취소를 요구했고, B로부터 해당 지분을 다시 취득한 피고 C에게도 책임을 물었습니다. 법원은 D와 B 사이의 계약이 사해행위임을 인정하고, 33,774,533원의 범위 내에서 계약을 취소하며 피고들이 원고에게 해당 금액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주식회사: D에게 채권을 가진 회사
• 피고 B: 채무자 D와 상속재산협의분할계약을 체결하여 D의 부동산 지분을 취득한 수익자
• 피고 C: 피고 B로부터 위 부동산 지분을 다시 취득한 전득자
• D: 원고 A 주식회사에 빚을 지고 있으면서 자신의 상속재산 지분을 피고 B에게 넘긴 채무자

분쟁 상황

D는 원고 A 주식회사에 채무가 있는 상태에서 사망한 부모님의 상속재산인 부동산 3분의 1 지분을 다른 상속인인 피고 B에게 넘겨주는 상속재산협의분할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원고는 이 계약이 D의 채무를 회피하기 위한 사해행위라고 주장하며 계약 취소와 원상회복을 요구했습니다. 이후 피고 B로부터 해당 부동산 지분을 다시 취득한 피고 C에게도 책임을 물으며 분쟁이 발생했습니다.

핵심 쟁점

채무자가 빚을 갚지 않기 위해 자신의 유일한 재산인 상속 부동산 지분을 다른 상속인에게 넘긴 행위가 채권자를 해하는 사해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그리고 이후 해당 부동산 지분을 다시 취득한 전득자가 그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할 때 입증책임은 누구에게 있는지 여부가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D와 피고 B 사이의 2019년 1월 10일자 상속재산협의분할계약이 사해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33,774,533원의 범위 내에서 이를 취소했습니다. 또한 피고 B와 피고 C는 공동으로 원고에게 33,774,533원 및 이에 대한 판결 확정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5%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피고 C의 선의 주장은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결론

원고 A 주식회사의 청구가 모두 인용되어 채무자 D의 상속재산 분할 계약이 사해행위로 취소되었고, 수익자 및 전득자는 채무액 상당을 원고에게 배상하게 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본 사건에는 다음과 같은 법령 및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 민법 제406조 (채권자취소권)​: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고 재산권을 목적으로 한 법률행위를 한 때에는 채권자는 그 취소 및 원상회복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D가 채무가 있는 상태에서 자신의 상속재산을 B에게 넘긴 행위가 채무자의 재산을 줄여 채권자 A 주식회사가 빚을 회수하기 어렵게 만든 '사해행위'로 인정되었습니다.
• 사해행위 취소의 범위: 법원은 사해행위취소의 범위를 채권자의 채권액만큼으로 제한하며 이 사건에서는 33,774,533원의 범위 내에서 계약을 취소하도록 판결했습니다.
• 수익자 및 전득자의 악의 추정: 사해행위취소소송에서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하는 행위(사해행위)를 했다는 것이 인정되면 재산을 넘겨받은 사람(수익자)이나 다시 넘겨받은 사람(전득자)은 그러한 행위가 사해행위라는 것을 알았다고 추정됩니다. 즉 수익자나 전득자는 자신이 사해행위를 알지 못했다(선의)는 사실을 스스로 입증해야 하며 그렇지 못하면 악의로 간주되어 사해행위 취소에 따른 책임을 지게 됩니다. 이 판결에서도 피고 C이 선의를 입증하지 못하여 패소했습니다.
• 가액배상: 원물반환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경우 취소되는 법률행위의 목적물의 가액 상당액을 배상하게 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들에게 공동으로 33,774,533원을 배상하도록 명령했습니다.

참고 사항

채무자가 재산을 처분하여 채권자가 빚을 받을 수 없게 되는 경우 채권자는 '사해행위취소소송'을 통해 해당 계약을 취소하고 재산을 돌려받거나 가액배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상속재산 분할도 채무자의 재산 상태를 악화시켜 채권자를 해할 수 있다면 사해행위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채무자가 재산을 넘긴 상대방(수익자)이나 그 재산을 다시 취득한 사람(전득자)이 자신은 이러한 사정을 몰랐다고 주장하더라도 법원에서는 '악의'였다는 것을 채권자가 입증할 필요 없이 수익자나 전득자 스스로 '선의'였다는 점을 입증해야 합니다. 이 입증책임은 매우 엄격하게 적용되므로 재산을 넘겨받거나 다시 취득할 때 상대방의 채무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법원은 사해행위가 인정될 경우 원래대로 재산을 돌려놓는 대신 돈으로 갚도록 명령(가액배상)할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