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간부의 무단이탈 및 직권남용 등 비위 징계처분 취소 소송

원고 A 상사는 B사단 행정보급관으로 근무 중이던 2019년 8월 30일부로 B사단 F연대 장비관리부사관으로 근무지를 옮긴 군인입니다. 원고는 근무지이탈금지의무위반(무단이탈), 성실의무위반(직권남용으로 타인 권리 침해), 품위유지의무위반(협박), 공정의무위반(허위공문서작성) 및 법령준수의무위반, 신고자등보호의무위반, 품위유지의무위반(모욕·언어폭력·가혹행위) 등 여러 징계사유로 피고 B사단장으로부터 정직 3월의 징계처분을 받았습니다. 원고는 이 징계처분에 불복하여 항고했으나 기각되었고, 이후 징계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B사단 소속 상사로, 여러 비위 행위로 인해 정직 3개월의 징계처분을 받고 그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군인입니다.
• 피고 (B사단장): 원고에게 정직 3개월의 징계처분을 내린 징계권자이자 해당 부대의 지휘관입니다.
• 징계 피해자들 (하사 H 등): 원고의 직권남용, 모욕, 언어폭력 등으로 피해를 입었으며 징계 사유 조사 과정에서 진술한 부대원들입니다.

분쟁 상황

원고 A 상사는 드론 교육을 위한 부대 무단이탈, 부하인 하사 H의 진료권을 직권으로 침해하고 병가를 쓰지 못하도록 한 행위, 허위 사격성적 공문서 작성, 부대 내 '마음의 편지' 작성자를 색출하려 한 시도, 부하에 대한 모욕, 언어폭력, 가혹행위 등 여러 비위행위로 군 징계위원회에 회부되었습니다. 그 결과 2019년 11월 26일 B사단장으로부터 정직 3월의 징계처분을 받자, 원고는 징계 절차의 위법성과 징계사유의 부존재, 그리고 징계 양정의 과도함을 주장하며 징계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징계위원회 구성이 사단 내부 예규를 위반했는지, 징계조사에 간접적으로 참여한 법무참모가 징계위원회에 참여한 것이 위법한지, 징계심의대상 사실이 공개되어 공정성을 해쳤는지 등 절차적 하자가 있는지 여부입니다.
2. 원고의 드론 교육을 위한 부대 출타가 무단이탈에 해당하는지, 하사 H의 진료권을 침해했는지, 허위공문서를 작성했는지, 마음의 편지 작성자를 색출하려 했는지 등 징계사유가 존재하는지 여부입니다.
3. 설령 징계사유가 존재하더라도 원고의 정직 3월 처분이 징계권자의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과도한 것인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의 징계처분 취소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원고가 주장한 징계처분의 절차적 하자에 대해, 사단 예규는 상위 법령의 위임을 받지 않은 행정규칙으로 대외적 구속력이 없어 위반하더라도 위법하지 않으며, 법무참모의 참여도 직접 조사자가 아니므로 위법하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징계심의대상 사실이 공개되었다는 증거도 없다고 보았습니다. 징계사유에 대해서는 원고가 연대장의 사전 승인 없이 중대장에게만 보고하고 출타한 것은 근무지 무단이탈에 해당하며, 하사 H의 진료권 침해, 사격성적 조작, 마음의 편지 신고자 색출 시도 등 다른 징계사유도 원고의 진술 및 다른 증거들을 통해 인정된다고 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징계 양정의 적정성에 대해서는, 원고의 여러 중대한 비위 행위의 정도, 과거 경고 이력, 상급자 지위 이용, 피해자들의 정신적 고통 호소 등을 고려할 때 정직 3월의 징계처분이 비례의 원칙에 위배되거나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볼 수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군인사법 제56조 (징계의 종류 등)​ 군인에게 내려질 수 있는 징계의 종류(파면, 해임, 강등, 정직, 감봉, 근신)와 징계의 일반적인 원칙을 규정합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가 받은 '정직 3월'은 이 조항에 따른 징계처분 중 하나입니다.

2. 구 군인사법 제58조의2 제2항 (징계위원회 구성 기준)​ 징계위원회는 '징계처분 등의 심의 대상자보다 선임인 장교·준사관 또는 부사관 중에서 3명 이상으로 구성하되, 장교가 1명 이상 포함되어야 한다'고 명시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징계위원회 구성이 이 상위 법령의 요건을 충족했으므로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3. 구 군인 징계령 제5조 (징계위원회의 위원 구성 등)​ 징계위원회의 위원 수와 위원장의 자격을 규정하며, 위원장이 위원 중 최상위 서열자가 되도록 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징계위원회의 위원 구성이 구 군인사법 및 구 군인 징계령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4. 구 육군규정 180 징계규정 제20조 제1항 제5호 (징계위원회 위원 제척 사유)​ 징계위원회 위원이 '징계대상 사건을 직접 조사한 경우' 심의·의결에 참여할 수 없다고 규정하여 징계 심의의 공정성을 확보하고자 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중간 결재자는 직접 조사자로 볼 수 없으므로 위법하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5. 행정규칙의 법적 효력에 관한 법리 (대법원 2019. 7. 11. 선고 2017두38874 판결 등)​ 행정기관 내부의 업무처리지침이나 법령의 해석·적용 기준을 정한 행정규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대외적으로 국민이나 법원을 구속하는 효력이 없습니다. 처분이 행정규칙을 위반했더라도 곧바로 위법하게 되는 것은 아니며, 처분의 적법성은 상위법령의 규정과 입법 목적에 적합한지 여부에 따라 판단되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사단 예규가 상위 법령의 위임 없이 제정된 행정규칙에 불과하므로, 그 위반만으로 징계처분이 위법해지지 않는다는 법적 근거가 되었습니다.

6. 징계처분 재량권 일탈·남용에 관한 법리 (대법원 2010. 12. 23. 선고 2010두20027 판결 등)​ 징계권자가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속합니다. 다만 그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을 남용한 경우에만 위법하다고 보며, 이는 비위 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의 목적, 징계 양정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한지 여부로 판단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원고의 비위 정도와 반복성, 상급자 지위 이용 등을 고려할 때 정직 3월의 처분이 재량권 일탈·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참고 사항

1. 내부 행정규칙과 상위 법령의 관계: 부대 내부의 행정예규나 지침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대외적으로 국민이나 법원을 구속하는 효력이 없습니다. 따라서 부대 예규를 위반했다고 하더라도 그 자체만으로 징계처분이 위법하다고 단정할 수 없으며, 상위 법령(군인사법, 군인 징계령 등)을 위반했는지가 더 중요하게 고려됩니다.
2. 징계위원회 구성의 적법성 기준: 군인의 징계위원회 구성은 상위 법령인 구 군인사법에 따라 '징계 심의대상자보다 선임인 장교·준사관 또는 부사관 중에서 3명 이상'으로, '장교가 1명 이상' 포함되면 적법합니다. 내부 예규가 이와 다르게 규정되어 있더라도 상위 법령 기준을 충족했다면 절차상 하자로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3. 징계조사 관련자의 징계위원회 참여: 징계사건을 '직접 조사'한 인원이 징계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하는 것은 제한되지만, 징계조사 보고서에 중간 결재자로 서명한 인원이 위원으로 참여했다고 해서 '직접 조사'에 해당하여 위법하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4. 근무지 이탈 보고의무의 철저 준수: 군 간부의 출타는 반드시 소속 부대의 규정에 따라 승인권자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단순히 중대장 등에게 구두 보고만 하고 연대장의 승인을 받지 않은 채 부대를 나가는 것은 근무지 무단이탈에 해당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5. 징계사유 부존재 주장의 구체성: 징계사유가 없다고 주장할 때는 단순히 '오해'나 '음해'라고 주장하기보다는, 구체적인 반박 증거(진술서, 기록 등)를 제시하고 진술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른 증거(피해자 진술, 참고인 진술, 공문서 등)와 상반될 경우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6. 징계 양정의 고려 요소: 징계처분이 재량권 일탈·남용인지 여부는 비위 행위의 내용과 성질, 징계 목적, 과거 징계 이력(동종 비위 반복 여부), 상급자 지위 이용 여부, 피해 정도, 그리고 내부 징계 양정 기준의 준수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결정됩니다. 여러 비위가 복합적으로 발생했거나 동종 비위가 반복된 경우 더 중한 징계가 내려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