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의 부실 대출로 인한 조합 손해배상 판결

원고 A조합은 대출 업무를 담당하던 직원 피고 D(대출팀장 등)과 피고 E(여수신 업무 총괄 과장)이 동일인 대출한도 초과, 담보인정비율 초과, 담보물 후취 미조치 등 부적절한 대출 실행으로 인해 193억 원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며, 이들 및 대출심사위원회 소속 직원, 여신 담당 사원들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피고 D, E에게는 고의 또는 중과실에 의한 업무상 배임죄 유죄 확정 판결을 근거로 A조합이 청구한 10억 원 및 지연손해금을 배상하도록 판결했으나, 나머지 피고 B, C, F, G에 대해서는 부실 대출임을 쉽게 알기 어려웠다는 등의 이유로 고의 또는 중과실이 인정되지 않아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조합: 회원으로부터 예탁금, 적금을 수납하고 회원에게 자금을 대출하는 업무를 주된 사업으로 하는 법인입니다.
• 피고 D: A조합의 대출팀장, 채권관리팀장, 내부 통제책임자 및 대출심사위원으로 근무하며 대출 관련 업무를 직접 담당하거나 심사, 검토, 총괄한 직원입니다.
• 피고 E: A조합의 과장으로 재직하며 여수신 업무를 총괄한 직원입니다.
• 피고 B, C: A조합의 대출심사위원회 소속으로 대출 심의 및 내부 통제를 담당한 직원입니다.
• 피고 F, G: A조합에서 여신 및 대출 업무를 담당하던 사원입니다.

분쟁 상황

원고 A조합은 피고 D(대출팀장 등)과 피고 E(여수신 총괄 과장)이 재직 중이던 2010년경부터 2011년경까지 여러 건의 대출을 실행했습니다. 이 대출들은 H법과 A조합의 여신업무규정을 위반하여 동일인 대출한도를 초과하고, 담보인정비율을 넘어섰으며, 일부는 완공되지 않은 주택이나 불분명한 담보물을 제공받거나 외부 감정 없이 담보 가치를 임의로 높게 책정하는 등 부실하게 진행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총 19,300,070,162원의 대출금이 회수되지 못했습니다. 피고 D, E은 이러한 대출과 관련하여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되어 유죄 판결이 확정되었고, A조합은 이들의 불법행위로 인해 발생한 손해를 배상받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A조합은 이들 외에 대출심사위원회 소속이던 피고 B, C과 여신 및 대출 업무를 담당하던 사원 피고 F, G에게도 책임을 물었습니다.

핵심 쟁점

금융기관 직원들이 대출 업무 처리 과정에서 관련 법규 및 내부 규정을 위반하여 조합에 손해를 입혔을 때, 그 손해에 대한 배상 책임이 있는지 여부와 이때 고의 또는 중과실의 인정 기준이 쟁점이 되었습니다. 특히 직책과 업무 경중에 따른 책임의 범위, 그리고 형사 유죄 판결이 민사 손해배상 책임에 미치는 영향이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1. 피고 D과 E은 공동하여 원고 A조합에 1,000,000,000원(10억 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피고 D은 2020년 8월 28일부터, 피고 E은 2020년 6월 17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을 지급해야 합니다.
2. 원고의 피고 B, C, F, G에 대한 모든 청구는 기각됩니다.
3. 소송비용은 원고와 피고 D, E 사이의 부분은 피고 D, E이 각각 부담하고, 원고와 피고 B, C, F, G 사이의 부분은 원고가 부담합니다.

결론

피고 D과 E은 대출팀장 및 여수신 총괄 과장으로서 A조합의 대출 관련 규정을 고의적으로 무시하고 부실 대출을 실행하여 조합에 손해를 입힌 공동불법행위 책임이 인정되어 A조합이 청구한 10억 원을 배상할 의무가 있습니다. 반면, 피고 B, C, F, G은 대출심사위원 또는 실무 담당 직원으로서 대출 당시 부실 대출임을 쉽게 인지하기 어려웠고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있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므로, 이들에 대한 A조합의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금융기관 임직원의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 및 충실의무 (민법 제681조 및 관련 대법원 판례): 금융기관의 임직원은 자신의 소속 기관에 대해 일반인의 평균적인 주의력보다 높은 수준의 주의의무를 지며, 이를 다하지 못해 손해를 발생시킨 경우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특히 대출 업무와 관련하여 법령이나 정관 위반 여부, 부정한 이익 취득 목적 여부, 주의를 게을리하여 쉽게 알 수 있었던 사실을 알지 못했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있는지 판단합니다(대법원 2011. 5. 13. 선고 2009다62608 판결 등).
2. 확정된 형사판결의 민사재판에 대한 영향: 민사재판은 형사재판의 사실 인정에 구속되지 않지만, 동일한 사실관계에 대해 확정된 형사판결이 인정한 사실은 매우 유력한 증거가 됩니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와 반대되는 사실을 민사재판에서 인정하기는 어렵습니다(대법원 2009. 7. 9. 선고 2009다19086 판결 등).
3.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 (민법 제750조):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습니다.
4. 고의의 불법행위에 대한 과실상계 배제 원칙: 피해자의 부주의를 틈타 고의적인 불법행위(영득행위 등)를 저지른 가해자는 그 피해자의 부주의를 이유로 자신의 책임을 감해달라고 주장할 수 없습니다(대법원 2007. 6. 14. 선고 2005다32999 판결 등).
5. H법 및 M조합 여신업무규정: 이 사건에서는 당시 시행되던 구 H법(2014. 6. 11. 법률 제1274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과 M조합의 내부 여신업무규정이 대출 기준과 절차에 대한 관련 법규정으로 작용했습니다.

참고 사항

금융기관 직원은 대출 심사 시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다해야 하며, 법령과 내부 규정을 철저히 준수해야 합니다.

1. 대출 담당 임직원은 대출의 조건, 내용, 규모, 변제 계획, 담보물의 유무와 내용, 채무자의 재산 및 경영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합리적인 경영 판단을 해야 합니다. 특히 법령이나 정관에 위반되는 대출이거나 부정한 청탁, 이해관계로 인한 대출, 또는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어도 알 수 있었던 사실을 현저히 게을리하여 알지 못하고 대출을 실행한 경우에는 고의 또는 중과실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2. 형사재판에서 유죄가 확정된 사실은 민사재판에서 강력한 증거 자료로 활용될 수 있으므로, 형사처벌을 받은 직원은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에서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3. 고의적인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에서는 피해자 측의 부주의(과실)를 이유로 책임이 경감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4. 단순 실무 담당자나 하위직 직원은 상위 관리자의 지시나 대출 시스템의 구조상 부실 대출임을 인지하기 어렵거나 판단 권한이 없는 경우, 고의 또는 중과실이 인정되지 않아 책임이 면제될 수 있습니다. 직책과 업무의 역할, 숙지 수준, 직접적인 개입 정도 등이 책임 여부 판단에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