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권/채무 · 행정
원고 A는 주식회사 B에 대한 채권을 가진 일반 채권자로, B 회사가 피고 중소기업은행에 대출금을 변제한 행위가 원고를 해치는 사해행위라고 주장하며 해당 변제를 취소하고 금액을 반환할 것을 청구했습니다. B 회사는 유일한 재산인 부동산과 기계를 주식회사 C에 매도했고, C 회사는 중소기업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아 B 회사에 매매잔금을 지급했습니다. B 회사는 이 잔금으로 중소기업은행에 기존 대출금 채무를 모두 상환했으며, 원고는 이 상환 행위 중 특정 대출금 변제(1억 2,988만 220원)가 사해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이전 관련 판결에서 B과 C 사이의 매매계약이 사해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이미 판단했습니다. 본 사건에서도 법원은 B 회사가 변제 당시 채무초과 상태였음을 인정했으나, 피고 중소기업은행과 B 회사가 원고 A를 해칠 의도를 가지고 통모하여 변제했다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채무자가 채무초과 상태에서 특정 채권자에게 채무 본지에 따른 변제를 하더라도, 다른 채권자를 해할 의도로 통모한 경우가 아닌 한 사해행위로 볼 수 없다는 법리를 적용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원고 A는 주식회사 B에 대해 2016년 5월경까지의 고철 대금 중 미수금 1억 2,988만 8,220원의 채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B 회사는 2017년 1월 5일, 유일한 재산인 부동산과 공장 기계를 주식회사 C에 28억 4,700만 원에 매도하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 매매계약 당시 부동산에는 피고 중소기업은행의 근저당권(채권최고액 19억 2천만 원)과 여러 가압류 및 압류 등기가 설정되어 있었습니다. 매매계약에 따라 C 회사는 B 회사의 한국전력공사, D, 울산광역시 울주군 등에 대한 채무를 대신 변제하여 가압류 등을 말소시켰습니다. 또한 B 회사의 중소기업은행 근저당권 채무는 C 회사가 인수하되, B 회사가 C 회사로부터 매매대금 잔금을 받아 중소기업은행에 변제하기로 약정했습니다. 2017년 1월 6일, B 회사는 C 회사에 부동산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주었고, 같은 달 20일, 중소기업은행은 C 회사에 매수 부동산을 담보로 20억 원을 대출해 주었습니다. C 회사는 이 대출금 등을 포함하여 B 회사에 매매잔금 25억 3,700만 원을 지급했고, B 회사는 이 돈으로 중소기업은행에 대출 원리금 채무 총 24억 6,123만 4,752원을 모두 상환했습니다. 이 상환액에는 원고 A가 사해행위로 취소하고자 한 1억 2,988만 220원의 대출 변제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원고 A는 B 회사의 피고 중소기업은행에 대한 이 변제가 B 회사의 일반 채권자인 원고를 해할 의사를 가지고 이루어진 사해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해당 변제를 취소하고 그 금액을 자신에게 지급하라고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피고 중소기업은행은 원고 A가 2017년 1월 24일 부동산 가압류 신청 시점에 이 변제 사실을 알았으므로 제척기간이 도과했다고 항변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주식회사 B이 피고 중소기업은행에 대출금을 변제한 행위가 원고 A의 채권을 해하는 '사해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채무초과 상태의 회사가 특정 채권자에게 채무를 변제하는 행위가 다른 일반 채권자를 해칠 의도를 가진 사해행위로 인정될 수 있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었습니다. 또한 원고의 채권자취소권 행사가 제척기간을 도과했는지 여부도 함께 다뤄졌습니다.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법원은 주식회사 B이 피고 중소기업은행에 대출금을 변제한 행위를 사해행위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비록 B 회사가 채무초과 상태였고 해당 변제로 인해 원고 A와 같은 일반 채권자의 공동담보가 감소하는 결과가 초래되었더라도, 중소기업은행과 B 회사(또는 B, C, 중소기업은행 세 당사자)가 원고 A를 해할 의도를 가지고 통모하였다는 사실이 입증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원고 A는 중소기업은행으로부터 변제된 금액을 되돌려받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채권자취소권 (민법 제406조 제1항):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고 재산권을 목적으로 한 법률행위를 한 때에는 채권자는 그 취소 및 원상회복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다. 그러나 그 행위로 이익을 받은 자나 전득한 자가 그 행위 또는 전득 당시 채권자를 해함을 알지 못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이 사건에서 원고는 B 회사의 피고 중소기업은행에 대한 대출금 변제가 다른 채권자인 원고를 해하는 사해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채무자가 채무초과의 상태에서 특정 채권자에게 채무의 본지에 따른 변제를 함으로써 다른 채권자의 공동담보가 감소하는 결과가 되는 경우에도 그 변제는 채무자가 특히 일부의 채권자와 통모하여 다른 채권자를 해할 의사를 가지고 변제를 한 경우가 아닌 한 원칙적으로 사해행위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는 대법원 판례(대법원 2004. 5. 28. 선고 2003다60822 판결 등)를 인용했습니다. 즉, 채무자가 특정 채권자에게 변제하는 행위 자체가 다른 채권자를 해할 의도를 가진 것으로 단정할 수 없으며, 이러한 '통모' 즉, 채무자와 변제를 받은 채권자 간의 악의적인 공모 사실은 사해행위를 주장하는 채권자가 입증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원고가 피고, B 회사, C 회사 간의 '통모'를 입증하지 못했다고 보았습니다.
사해행위 취소의 제척기간 (민법 제406조 제2항): "전항의 소는 채권자가 취소원인을 안 날로부터 1년, 법률행위 있은 날로부터 5년 내에 제기하여야 한다." 피고 중소기업은행은 원고가 B 회사의 부동산에 대해 가압류 신청을 할 당시 이미 이 사건 변제 사실을 알았으므로, 1년의 제척기간이 도과하여 소송이 부적법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채권자가 '취소원인을 안 날'이란 단순히 채무자가 재산을 처분했다는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법률행위가 채권자를 해하는 행위이며 나아가 채무자에게 사해의 의사가 있었다는 사실까지 알아야 한다고 해석했습니다(대법원 2009. 3. 26. 선고 2007다63102 판결 등). 이 사건에서 법원은 원고가 가압류 신청을 할 당시 이 사건 변제 사실이나 B 회사의 사해의사를 알았다고 추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피고의 제척기간 도과 항변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