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물품 계약 불이행 및 하자 보상 관련 분쟁 판결

이 사건은 A 주식회사(원고)가 B 주식회사(피고)를 상대로 물품대금 청구를 하고, B 주식회사(피고)는 A 주식회사(원고)를 상대로 물품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를 한 사건입니다. 원고는 피고의 요청에 따라 나이지리아 및 에콰도르 수출 물품을 생산했으나 피고가 인수를 미루어 물품대금 지급을 요구했습니다. 반면 피고는 원고가 납품한 영국 수출 물품에 하자가 발생하여 해외 발주처로부터 손해액을 공제당했다며 원고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원고의 물품대금 청구 중 351,250,000원을, 피고의 손해배상 청구 중 94,792,320원을 각각 인정하여 양측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였습니다.

관련 당사자

• A 주식회사 (원고, 반소피고): 물품(COD관, ELP관)을 생산하여 피고에게 공급하는 제조사.
• 주식회사 B (피고, 반소원고): 원고로부터 물품을 공급받아 해외(나이지리아, 에콰도르, 영국) 발주처에 수출하는 무역회사.

분쟁 상황

원고와 피고는 여러 해외 수출 건에 대해 물품공급계약을 체결했습니다.

• 나이지리아 수출 건: 원고는 2019년 12월부터 2020년 2월까지 COD관 70,000m를 생산했으나, 피고는 현재까지 이를 수령하지 않고 있습니다. 원고는 피고와 구두 계약을 통해 추가 물량 생산을 요청받았다고 주장하며 물품대금 301,000,000원을 청구했습니다.
• 에콰도르 수출 건: 원고는 2020년 6월부터 9월까지 ELP관 24,200m를 생산했으나 피고가 현재까지 수령하지 않고 있습니다. 원고는 이에 대한 물품대금 50,250,000원을 청구했습니다. 피고는 계약 수정 합의 또는 대금 지급기한 미도래를 주장하며 대금 지급 의무가 없다고 항변했습니다.
• 영국 수출 건: 원고는 2019년 11월과 2020년 2월 두 차례에 걸쳐 COD관 총 18,000m를 피고에게 납품했습니다. 피고는 이 물품을 영국 발주처에 수출했으나, 2020년 8월 발주처로부터 물품 하자를 통보받았습니다. 이 하자로 인해 피고는 2021년 7월 수출대금 중 미화 79,557.13달러(약 94,792,320원)를 공제당하는 손해를 입었고, 원고에게 이 손해에 대한 배상을 청구했습니다.

핵심 쟁점

나이지리아 수출 건에 대한 구두 물품공급계약의 성립 여부와 이에 따른 물품대금 지급 의무, 에콰도르 수출 건 물품공급계약의 내용 변경 합의 여부 및 물품대금 지급기한 도래 여부, 영국 수출 건 물품의 하자로 인한 원고의 채무불이행 책임 및 피고가 입은 손해배상액의 인정 여부였습니다.

법원의 판단

1. 피고(반소원고)는 원고(반소피고)에게 351,25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11. 23.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는 본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2. 원고(반소피고)는 피고(반소원고)에게 94,792,320원 및 이에 대하여 2022. 1. 27.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는 반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3. 소송비용은 본소로 인한 부분은 피고가, 반소로 인한 부분은 원고가 각 부담하도록 결정했습니다.
4. 제1, 2항은 가집행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원고가 주장한 나이지리아 및 에콰도르 수출 물품대금 청구 일부를 인정하여 피고에게 물품대금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도록 했습니다. 동시에 피고가 주장한 영국 수출 물품의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도 인정하여 원고에게 손해배상금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도록 판결함으로써 양측의 주장을 모두 일부씩 받아들였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은 주로 민법상 계약 책임과 손해배상에 관련된 법리가 적용됩니다.

1. 계약의 성립 및 효력 (민법 제105조, 제543조)​: 계약은 구두로도 성립할 수 있으나, 중요한 내용은 서면으로 작성하여 분쟁의 소지를 줄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나이지리아 수출 건에서 법원은 구두 요청과 이후의 정황 증거들을 종합하여 구두 계약이 성립했다고 판단했습니다.
2. 채무불이행과 손해배상 (민법 제390조)​: 채무자가 계약 내용대로 이행하지 않거나, 하자 있는 물품을 제공하여 상대방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습니다. 원고가 생산한 물품을 피고가 인수하지 않은 것은 피고의 채무불이행(수령 지체)에 해당하며, 원고가 영국에 공급한 물품에 하자가 있었던 것은 원고의 채무불이행(불완전 이행)에 해당합니다.
3. 지연손해금 (민법 제397조)​: 금전 채무의 이행을 지체한 경우, 채무자는 지연 이자에 해당하는 손해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판결에서는 연 12%의 비율로 지연손해금을 인정했습니다.
4. 매도인의 하자담보책임 (민법 제580조)​: 매매의 목적물에 하자가 있는 경우 매수인은 매도인에게 계약을 해제하거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영국 수출 건에서 원고가 공급한 COD관의 하자로 인해 피고가 손해를 입었으므로, 원고는 매도인으로서 하자담보책임을 부담하게 됩니다.
5. 손해배상의 범위 (민법 제393조)​: 손해배상은 통상적으로 발생하는 손해를 그 범위로 하며,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는 채무자가 그러한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 한하여 배상 책임이 있습니다. 영국 수출 건에서 피고가 발주처로부터 공제당한 기공사구간 철거비용, 재설계비용, 도로공사지체보상금 등은 원고의 하자 있는 물품 공급으로 인한 직접적인 손해 또는 예견 가능한 특별 손해로 인정되어 손해배상 범위에 포함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1. 계약은 서면으로 명확히: 구두 계약도 법적 효력이 있지만, 분쟁 발생 시 입증이 어렵습니다. 물량, 단가, 납기, 지급 조건 등 중요한 계약 내용은 반드시 서면으로 작성하고 당사자 간의 확인을 받아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2. 계약 내용 변경 시 합의 명확화: 물품의 수량, 규격, 선적 일정 등 계약 내용에 변경이 필요한 경우, 단순히 구두로 요청하거나 모호한 이메일만으로는 충분치 않을 수 있습니다. 변경된 내용에 대해 양 당사자가 명확히 합의했음을 보여주는 서면 자료(수정 계약서, 합의서, 확정적인 이메일 등)를 남겨야 합니다.
3. 물품 인수 지체 책임: 물품 공급 계약에서 매수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물품 인수를 지체할 경우, 설령 선적이 이루어지지 않았더라도 매수인이 물품대금 지급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인수가 어려운 상황이 발생하면 신속하게 매도인과 협의하고 대책을 강구해야 합니다.
4. 하자 발생 시 신속한 대응 및 증거 확보: 납품받은 물품에 하자가 있다고 판단되면 즉시 상대방에게 통보하고, 하자의 내용과 정도를 상세히 기록하며 사진이나 영상 등 객관적인 증거를 확보해야 합니다. 하자 보상 책임에 대한 계약 조항을 확인하고, 가능한 경우 전문가의 감정을 받아 손해액 산정의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좋습니다.
5. 손해배상액 산정 및 주장: 불완전 이행이나 하자로 인해 손해가 발생한 경우, 손해액을 구체적이고 합리적으로 산정해야 합니다. 간접 손해 등도 발생할 수 있으므로, 관련된 모든 손해를 꼼꼼히 파악하고 입증 자료를 준비해야 합니다. 계약서에 하자 발생 시 책임 범위나 손해배상액 산정 기준을 미리 명시해두는 것이 분쟁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