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직원의 출근길 심장마비 사망 순직 인정 판결

국가정보원에서 특수 임무를 수행하던 공무원이 출근길 운전 중 심장마비로 추정되는 사고로 사망하자 배우자가 순직유족급여를 신청하였습니다. 그러나 인사혁신처는 사망 원인이 사고 전 발생한 급성 심정지이며 업무와 연관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순직유족급여 불승인 처분을 내렸습니다. 이에 배우자는 불승인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하였고 법원은 고인의 사망이 업무상 과로와 스트레스로 인한 공무상 질병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불승인 처분을 취소하였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사망한 공무원 B의 배우자로서 순직유족급여 불승인 처분에 불복하여 소송을 제기한 사람입니다.
• 피고 인사혁신처장: 사망한 공무원 B의 순직유족급여 신청을 불승인한 행정기관의 장입니다.
• 고인 B: 국가정보원에서 특수 임무를 수행하던 공무원으로, 출근길 차량 사고 중 심정지로 사망한 사람입니다.

분쟁 상황

국가정보원에서 2019년 9월부터 근무하며 해외 위험지역 임무 수행 및 지원을 위한 고강도 특수훈련, 어학 학습, 정보활동 기법 학습 등을 소화하던 만 37세의 고인 B가 2021년 12월 14일 출근길 운전 중 굴착기를 추돌하는 사고를 당했고 심정지 상태로 사망했습니다. 피고 인사혁신처장은 고인의 사망 원인이 사고가 아닌 그전에 발생한 급성 심정일 가능성이 크고 업무 연관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순직유족급여를 불승인했습니다. 이에 원고 A는 고인이 사고 전 2개월간 특수부대 입소 훈련, 특수훈련, 특수임무 활동, 중국어 공인어학시험 응시 등 강도 높은 일정을 소화하고 주당 평균 50.2시간을 근무하며 상당한 심리적 스트레스와 과로에 시달렸으므로, 심정지가 공무상 질병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불승인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고인이 출근 중 겪은 차량 사고와 사망 사이의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인정되는지, 만약 사고 전에 발생한 심정지가 사망 원인이라면 해당 심정지가 공무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는 공무상 질병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고인의 사망이 직접적으로 이 사건 사고로 인한 것임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으나, 고인의 사망 직전까지 지속된 고강도의 업무 수행 과정에서 발생한 신체적·정신적 부담, 과로, 스트레스가 심정지의 원인이 되었거나 기존 질환을 악화시켜 사망에 이르렀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고인의 사망과 공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 공무상 질병으로 보아, 인사혁신처장의 순직유족급여 불승인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한다고 판결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고인의 사망이 공무상 질병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원고 A의 청구를 받아들여 피고 인사혁신처장이 내린 순직유족급여 불승인 처분을 취소했습니다. 소송 비용은 피고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공무원 재해보상법 제4조 제1항: 공무상 재해를 '공무상 부상' 또는 '공무상 질병'으로 장해를 입거나 사망한 경우로 규정합니다. '공무상 부상'에는 통상적인 경로와 방법으로 출퇴근하던 중 발생한 사고, 즉 '출퇴근 재해'가 포함됩니다.
2. '공무상 사고'의 법리: 법원은 '통상적인 경로와 방법으로 출퇴근하던 중 발생한 사고'를 사고의 원인이 공무원의 질병이나 체질적 요인이 아닌, 예견치 않게 우발적으로 발생한 외부적 요인에 의해 초래된 경우로 해석합니다. 또한, 공무상 사고와 부상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합니다.
3. '공무상 질병'의 법리: 공무수행 중 공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질병을 의미하며, 공무와 질병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합니다. 인과관계는 반드시 직접적인 의학적 증명이 아니더라도, 공무원의 건강 상태, 기존 질병 유무, 업무 성격 및 환경, 과로 및 스트레스 정도 등 간접 사실을 통해 상당인과관계가 추단될 정도로 입증되면 충분합니다. 평소 질병이 직무의 과중 등으로 급격히 악화된 경우도 공무상 질병에 포함됩니다.

참고 사항

1. 공무 중 발생한 사고나 질병으로 인한 사망 시 '공무상 재해' 인정 여부가 중요합니다. 출퇴근 중 사고라도 그 원인이 외부적 요인이 아닌 공무원의 질병이나 체질적 요인이라면 '공무상 사고'로 인정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2. 사망 원인이 직접적인 사고가 아닌 심정지와 같은 질병이라면, 해당 질병이 '공무상 질병'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됩니다. 이 경우 공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음을 입증해야 합니다.
3. '공무상 질병'의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될 필요는 없으며, 취업 당시 건강 상태, 기존 질병 유무, 업무의 성질 및 근무환경, 과로 및 스트레스 정도 등의 간접 사실을 통해 추단될 수 있습니다.
4. 특히 평소 건강했던 사람이라도 과중한 업무나 스트레스로 기존 질병이 급격히 악화되거나 새로운 질병이 발생했다면 공무상 질병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본 사례에서는 고인이 만 37세의 젊은 나이로 과거 핸드볼 선수 생활을 했고 특별한 질환이 없었음에도 격렬한 훈련과 스트레스가 심정지 발생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았습니다.
5. 업무 강도 및 스트레스를 입증하기 위해 구체적인 근무 일정, 초과근무 기록, 훈련 내용, 평가 및 시험 응시 기록, 동료들의 증언 등을 면밀하게 수집하고 제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과 시간 외에 개인적으로 확보해야 했던 훈련 및 학습 시간까지 고려해야 실제 업무 부담을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