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곡지구 상수도 원인자부담금 부과 취소 판결

서울주택도시공사가 마곡도시개발사업을 진행하며 수도시설을 설치했음에도 서울특별시 강서수도사업소장이 상수도 원인자부담금을 부과하자, 이에 불복하여 제기된 소송입니다. 서울주택도시공사는 절차적 하자, 실체적 하자, 소멸시효 완성 등을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재부과 통보는 독립된 행정처분이 아니므로 무효확인 청구를 각하하고, 피고가 상수도 원인자부담금을 부과하는 과정에서 사전 협의 및 고지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고, 원고가 이미 부담한 수도시설 설치비용을 전혀 공제하지 않은 것은 이중부과에 해당하여 위법하다고 보아, 일부 상수도 원인자부담금 부과처분을 취소했습니다. 다만, 조례의 무효 주장, 신뢰보호 원칙 위반 주장, 소멸시효 완성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서울주택도시공사 (마곡도시개발사업의 시행자)
• 피고: 서울특별시 강서수도사업소장 (원고에게 상수도 원인자부담금을 부과한 행정청)

분쟁 상황

서울주택도시공사는 서울 강서구 마곡동, 가양동 일대를 주택단지와 산업단지로 개발하는 '마곡도시개발사업'의 시행자입니다. 사업 추진 중 마곡지구 내 수도시설 설치에 약 174억 원이 넘는 비용을 자체적으로 지출했습니다. 이후 대법원에서 도시개발사업 시 상수도 원인자부담금 납부 의무는 사업 시행자에게 있다는 판결이 나오자, 서울특별시 강서수도사업소장은 서울주택도시공사에 2020년 11월부터 2021년 2월 사이에 네 차례에 걸쳐 총 4개의 원인자부담금 부과 처분을 고지했습니다. 이에 서울주택도시공사는 이 부과 처분들이 수도법령 및 부담금관리 기본법이 정한 사전 협의 및 고지 절차를 위반했고, 자신들이 이미 마곡지구 내 수도시설 설치 비용을 부담했음에도 이를 공제하지 않아 실질적으로 이중 부과에 해당한다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마곡도시개발사업의 시행자인 서울주택도시공사에 대한 상수도 원인자부담금 부과처분이 적법한지 여부가 쟁점입니다.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사항들이 다투어졌습니다. 첫째, 부과 과정에서 수도법령 및 부담금관리 기본법상 사전 협의 및 고지 절차를 준수했는지 여부. 둘째, 원고가 이미 부담한 마곡지구 내 수도시설 설치 비용을 원인자부담금 산정 시 공제하지 않은 것이 위법한지 여부. 셋째, 관련 조례가 수도법령의 위임 범위를 벗어나 무효인지 여부. 넷째, 피고가 원인자부담금을 부과하지 않을 것이라는 공적인 견해표명을 했으므로 신뢰보호 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 다섯째, 도시개발법 규정에 위반되는지 여부. 여섯째, 부과 처분 시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서울주택도시공사의 청구 중 재부과 통보에 대한 주위적 무효확인 및 예비적 취소 청구 부분을 부적법하다고 보아 각하했습니다. 또한, 원고의 나머지 주위적 무효확인 청구는 기각했습니다. 그러나 피고가 2020년 11월 17일, 2020년 11월 19일, 2021년 2월 19일 원고에게 한 상수도 원인자부담금 부과처분은 절차상 하자(사전 협의 및 고지 절차 누락)와 실체상 하자(이미 지출한 수도시설 설치비용 미공제)가 있어 위법하다고 판단하여 취소했습니다. 소송 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결론

이 판결은 개발사업 시행자에게 부과되는 상수도 원인자부담금에 대해 행정청이 반드시 준수해야 할 절차적 의무와 실체적 원칙을 명확히 제시했습니다. 특히, 사전 협의와 고지 절차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사업 시행자가 이미 부담한 비용이 있다면 이를 원인자부담금에서 공제하여 이중 부과를 피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는 행정처분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고, 사업 시행자의 불필요한 부담을 경감하는 데 중요한 선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 판결은 주로 '수도법'과 '부담금관리 기본법', 그리고 '도시개발법'의 여러 조항을 중심으로 법리를 전개했습니다.

1. 수도법 제71조 (원인자부담금 등)​

• 내용: 수도사업자는 수도공사 비용 발생의 원인을 제공한 자에게 그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부담하게 할 수 있으며, 이때 부담금의 산정기준과 납부방법 등에 대하여 부담할 자와 미리 '협의'해야 합니다 (제1항, 제2항).
• 적용: 법원은 이 협의 절차가 부담금 부과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고 이중 부과를 방지하기 위한 필수적인 절차로 보았습니다. 마곡지구 급수계획 협의 당시 원인자부담금 논의가 없었고, 나중에 이루어진 회의들도 정보 공유 목적에 불과했으며, 의견 제출 기간도 너무 짧았다는 점 등을 들어 사전 협의 절차가 누락되어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2. 부담금관리 기본법 제5조 (부담금 부과의 원칙 등)​

• 내용: 부담금은 최소한의 범위에서 공정성과 투명성이 확보되도록 부과되어야 하며 (제1항), 부과권자는 납부의무자에게 납부금액, 산출근거, 감면 요건 및 방법, 의견 제출 기한 등을 미리 '고지'해야 합니다 (제2항).
• 적용: 법원은 이 사건 처분 시 부담금의 법적 근거, 구체적인 산출근거, 감면 요건, 의견 제출에 관한 내용 등이 전혀 고지되지 않았으므로 사전 고지 절차상 하자가 존재한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원고가 이미 수도시설 설치비용을 부담한 상황에서 이를 공제하지 않고 원인자부담금을 부과하는 것은 부담금관리 기본법 제5조 제1항이 금지하는 '이중 부과'에 해당하여 위법하다고 보았습니다.

3. 도시개발법 제54조, 제55조, 제66조 (비용 부담 및 공공시설 귀속 등)​

• 내용: 도시개발사업에 필요한 비용은 시행자가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고 (제54조), 새로 설치된 공공시설은 관리할 행정청에 무상으로 귀속됩니다 (제66조 제1항). 상하수도시설의 경우 도시개발구역의 관로와 연결되지 않고 통과하는 관로의 설치는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지만, 그 외의 상수도시설은 시행자가 부담합니다 (제55조).
• 적용: 법원은 이 사건 수도시설이 도시개발구역 내에 위치하여 원고(사업시행자)에게 설치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원고가 수도시설을 설치한 것이 수도법상 원인자부담금 부과 사유를 소멸시키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으나, 원고가 이미 지출한 비용이 수도법상 원인자부담금과 '실질적으로 중복되는 요소'가 있으므로, 이를 전혀 공제하지 않은 것은 재량권 일탈 및 이중 부과에 해당하여 위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4. 지방재정법 제82조 제1항 (금전채권·채무의 소멸시효)​

• 내용: 금전의 지급을 목적으로 하는 지방자치단체의 권리는 5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소멸시효가 완성됩니다.
• 적용: 법원은 이 규정이 상수도 원인자부담금 '청구권'에 대한 소멸시효이지, '부과처분 권한' 자체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소멸시효의 기산점은 급수공사 신청이 있은 때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소멸시효 완성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5. 신뢰보호의 원칙

• 내용: 행정청이 개인에 대해 신뢰의 대상이 되는 공적인 견해표명을 하고, 그 개인이 이를 신뢰하여 어떤 행위를 하였는데, 행정청이 그에 반하는 처분을 함으로써 개인의 이익이 침해될 때 적용됩니다.
• 적용: 이 사건에서 법원은 피고가 원고에게 원인자부담금을 부과하지 않겠다는 공적인 견해표명을 명시적으로 하였거나 묵시적으로 표명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신뢰보호 원칙 위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참고 사항

개발사업으로 인해 상수도 원인자부담금을 부과받는 경우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반드시 확인하세요.

1. 사전 협의 및 고지 절차 준수 여부: 행정청은 부담금 부과 전에 반드시 산정기준, 납부방법 등에 대해 납부의무자와 미리 협의해야 하며, 부담금의 법적 근거, 산출근거, 감면 요건, 의견 제출 방법 등을 명확히 고지해야 합니다. 이러한 절차가 누락되었거나 형식적으로 이루어졌다면 부과 처분의 위법성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2. 기존 지출 비용 공제 가능성: 개발사업 시행자가 이미 해당 사업으로 인한 수도시설 설치 비용을 자체적으로 부담한 경우, 새로운 원인자부담금 부과 시 그 비용이 공제되어야 하는지 검토해야 합니다. 이중 부과가 발생하지 않도록 기존 지출 내역을 철저히 정리하고, 이를 근거로 공제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3. 조례의 위임 범위 및 재량권 행사 여부: 원인자부담금 부과 처분은 일반적으로 기속행위가 아닌 재량행위로 판단됩니다. 따라서 관련 조례의 규정 금액이 정액이 아닌 상한액으로 해석될 수 있으며, 행정청이 재량권을 제대로 행사했는지, 특정 비용 공제 여부를 충분히 고려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4. 행정심판 및 소송 제기 시기: 부당한 부과 처분을 받았다면, 처분을 받은 날로부터 정해진 기간 내에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을 제기해야 합니다. '재부과 통보'는 기존 처분의 독촉에 불과하여 독립적인 행정소송 대상이 되지 않을 수 있으므로, 최초의 '부과 처분'에 대해 불복 절차를 진행해야 합니다.
5. 소멸시효 기산점: 상수도 원인자부담금에 대한 소멸시효는 일반적으로 급수공사 신청 시점부터 진행됩니다. 부과 처분 자체의 소멸시효와는 별개의 문제이므로, 소멸시효 완성 여부를 따질 때는 관련 법규정을 정확히 확인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