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로 스트레스 추위 주장했지만 산업재해 불인정된 뇌출혈 사망 사건

고인은 차량용 에어필터 사출기사로 근무 중 컨테이너 숙소에서 뇌동맥류 파열에 의한 비외상성 거미막밑출혈로 사망했습니다. 고인의 어머니인 원고는 사망이 업무상 재해라고 주장하며 유족급여 및 장의비를 청구했으나, 근로복지공단은 업무상 사유로 인한 사망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부지급 처분을 내렸습니다. 법원은 고인의 업무 시간, 업무량, 스트레스 요인, 주거 환경 및 개인 건강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업무와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없다고 판단,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사망한 근로자 B의 어머니로,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 및 장의비를 청구한 당사자입니다.
• 피고 근로복지공단: 산업재해보상보험 관련 업무를 담당하며, 원고의 유족급여 및 장의비 청구를 불승인한 주체입니다.
• 고인 B: D 회사에서 차량용 에어필터 사출기사로 근무 중 사망한 근로자입니다.
• D 회사: 고인 B가 근무했던 차량용 에어필터 제조 업체입니다.

분쟁 상황

고인 B는 2019년 1월 31일 회사 컨테이너 숙소에서 사망한 채 발견되었고, 사인이 뇌동맥류 파열로 인한 지주막하출혈로 밝혀졌습니다. 고인의 어머니인 원고 A는 고인의 사망이 주거 환경의 추위 노출, 회사의 유치권 분쟁 및 임금체불로 인한 과도한 스트레스와 과로 등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 및 장의비를 청구했습니다. 근로복지공단은 고인의 사망이 업무상 사유로 인정하기 어렵다며 2019년 10월 17일 부지급 처분을 내렸고, 이에 원고는 불복하여 2020년 1월 2일 재심사를 청구했으나 2020년 5월 22일 기각되었으며, 최종적으로 이 사건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고인의 뇌동맥류 파열에 의한 사망이 과로, 스트레스, 또는 열악한 주거 환경 등 업무상 요인으로 발생한 산업재해로 인정될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특히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존재하는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이는 피고 근로복지공단의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이 적법하다고 본 것입니다.

결론

법원은 고인의 사망과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법원이 제시한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업무시간 및 업무량: 고인의 사망 전 12주간 주당 평균 업무시간이 41시간 47분으로, 과로나 만성적인 과중한 업무 기준에 미치지 못했으며 업무량 증가나 환경 변화도 없었습니다.
2. 스트레스 요인: 회사의 유치권 관련 분쟁이나 임금체불이 고인의 스트레스를 유발했다는 주장이 있었으나, 고인이 직접적인 책임이나 업무상 지시를 받은 증거가 없었고, 임금체불 또한 고인의 생계를 위협할 정도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3. 주거 환경(추위)​: 컨테이너 숙소가 열악한 환경이었다는 주장에 대해, 고인이 업무시간 외에는 전기장판과 전기난로를 사용했고, 난방비용을 회사가 부담한 점, 고인 스스로 본관 기숙사 대신 컨테이너를 선택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추위가 사망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컨테이너 거주를 업무수행의 일환으로 보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4. 개인 건강 상태 및 생활 습관: 고인이 건강검진에서 혈압이 높다는 결과를 통보받았음에도 재검사를 받지 않았고, 하루 한 갑 반의 흡연과 소주 2~3병의 음주를 거의 매일 하는 등 건강 관리에 소홀했던 점이 뇌동맥류 발병의 위험인자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았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1호(업무상의 재해)​: 이 조항은 '업무상의 재해'를 근로자의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로 정의하며,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고인의 사망이 업무수행 중 발생했으나, 업무와 뇌동맥류 파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2. 상당인과관계의 증명 원칙: 업무와 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해당 근로자의 건강 상태, 기존 질병 유무, 업무의 성질, 근무환경 등 간접 사실을 통해 업무와 재해 간의 상당한 연관성을 추단할 수 있을 정도로 증명되어야 합니다. 이를 주장하는 측(원고)에서 증명할 책임이 있습니다.
3. 고용노동부 고시(뇌혈관 질병 또는 심장 질병의 업무상 질병 인정 기준)​: 이 고시는 뇌혈관 질환과 심장 질환의 업무상 질병 인정 여부를 판단하는 데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며, '단기간 동안 업무상 부담 증가'와 '만성적인 과중한 업무'의 기준(예: 발병 전 12주간 1주 평균 업무시간이 60시간 이상 등)을 제시합니다. 이 사건에서 고인의 업무시간은 이러한 고시에서 제시하는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판단되었으며, 이 고시는 업무상 과로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으로 활용됩니다.

참고 사항

1. 업무와 질병 간 인과관계 입증: 뇌혈관 질환 등 기존 질병이 악화되어 사망에 이른 경우, 단순히 업무를 수행했다는 사실만으로는 산업재해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업무 내용, 근무 시간, 업무 강도, 업무 환경 변화, 스트레스 요인 등 구체적인 업무상 부담 증가를 입증해야 합니다.
2. 과로 기준: 고용노동부 고시에서 제시하는 '단기간 동안 업무상 부담 증가'와 '만성적인 과중한 업무'의 기준(예: 발병 전 24시간 이내 업무량·강도가 30% 이상 증가, 발병 전 12주간 1주 평균 업무시간이 60시간 이상 등)을 충족하는지 여부가 중요합니다. 해당 기준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업무 부담이 발병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학적 소견이 있다면 참고될 수 있습니다.
3. 스트레스 요인: 업무상 스트레스가 질병 발생에 기여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해당 스트레스가 고인의 책임이 아닌 업무와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으며, 그 정도가 일반적인 수준을 넘어설 정도로 극심했음을 입증할 자료가 필요합니다.
4. 주거 환경의 업무 관련성: 회사에서 제공한 숙소라 할지라도, 숙소 사용이 업무 수행의 필수적인 부분이었는지, 숙소 환경이 업무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유해 환경이었는지 여부가 중요합니다. 개인의 선택에 의한 거주였다면 업무 관련성이 낮게 평가될 수 있습니다.
5. 개인 건강 상태 및 생활 습관: 고혈압, 흡연, 음주 등 기존 질병이나 생활 습관이 질병 발생에 미친 영향이 크다고 판단될 경우, 업무상 재해 인정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평소 건강 관리 노력이나 의료 기관 진료 여부 등도 고려됩니다.
6. 증거 자료 확보: 업무 일지, 건강검진 기록, 병원 진료 기록, 동료 진술, 작업 환경 측정 자료 등 업무와 질병 간의 인과관계를 입증할 수 있는 다양한 객관적인 증거 자료를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