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 · 의료
소아외과 전문의인 원고가 주치의 및 집도의로 지정된 소아 환자의 충수절제술을 환자 보호자의 사전 동의나 설명 없이 레지던트에게 전적으로 맡겨 시행하게 하고 수술 현장에 참석하여 지도, 감독하지 않은 행위에 대하여, 보건복지부장관이 '비도덕적 진료행위'로 보아 의사면허 자격정지 1개월 처분을 내렸습니다. 이에 원고는 처분 취소를 구했으나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해당 행위가 의료인의 품위를 심하게 손상시킨 비도덕적 진료행위에 해당하고 재량권 남용도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2016년 12월 31일, 12세 소아 환자 D는 복통으로 C 병원 응급실에 내원하여 장염으로 진단받고 퇴원했습니다. 2017년 1월 1일, C 병원 의료진은 CT 재판독 결과 급성 충수염을 의심하여 D를 입원시키고 충수절제술을 결정했습니다. 환자 보호자들은 원고 A가 주치의 및 집도의라는 설명을 듣고 수술 동의서에 서명했습니다. 그러나 실제 수술은 원고의 지시를 받은 소아외과 레지던트 E에 의해 2017년 1월 1일 17시 35분경부터 20시 40분경까지 진행되었고, 원고는 수술 현장에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환자 D는 수술 후 외장골동맥폐쇄 등의 합병증이 발생하여 F 병원으로 전원되어 추가 수술과 치료를 받았습니다. 피고 보건복지부장관은 원고가 주치의 및 집도의로 지정되었음에도 사전 동의 없이 레지던트에게 대리수술을 시킨 것을 의료법상 '비도덕적 진료행위'로 판단하여 2018년 6월 26일 원고에게 의사면허 자격정지 1개월 처분을 내렸습니다. 원고는 자신이 당직이 아니었으며, 응급 상황과 교통 체증으로 불가피하게 늦어져 수술에 참여하지 못한 것일 뿐 대리수술을 지시한 것이 아니며, 레지던트 E은 충분한 지식과 경험을 갖추고 원고의 지시·감독 하에 수술을 진행했으므로 처분 사유가 없다고 주장하며 해당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환자 측에 주치의 및 집도의가 전문의로 고지되었음에도, 실제 수술을 레지던트가 전담하고 전문의는 수술 현장에 부재한 것이 의료법상 '비도덕적 진료행위'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이에 따른 의사면허 자격정지 처분이 적법한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원고의 청구를 기각합니다. 즉, 보건복지부장관의 의사면허 자격정지 1개월 처분은 정당하다고 보았습니다.
법원은 원고가 수술의 주치의이자 집도의로 지정되었음에도 환자 측 동의 없이 레지던트에게 수술을 전적으로 맡기고 지도·감독을 소홀히 한 행위는 의료인에게 기대되는 고도의 도덕성과 직업윤리를 훼손하여 품위를 심하게 손상시킨 비도덕적 진료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응급 상황이나 교통 체증으로 인한 불가피한 상황으로 집도의가 변경된 것으로 볼 수 없으며, 레지던트의 수술 실력이나 관행을 이유로 이와 달리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자격정지 처분이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남용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 사건은 주로 의료법 제66조 제1항 제1호와 의료법 시행령 제32조 제1항 제2호에 관련된 법리를 다루고 있습니다.
법원은 행정소송에서 사실 증명의 정도가 자연과학적 증명처럼 '추호의 의혹도 없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고도의 개연성'을 증명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보았으며, 형사재판의 무혐의 처분이 반드시 행정처분의 위법성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대법원 판례의 취지를 따랐습니다. 즉, 형사 책임과 행정 제재는 그 지도 이념과 증명 책임, 증명의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형사 사건에서 무혐의를 받았더라도 행정 제재 사유가 인정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게 작용했습니다.
환자 수술 시 주치의 또는 집도의로 지정된 전문의는 환자 측에게 수술의 주된 담당의에 대한 명확한 정보와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특히 레지던트 등 피교육생이 수술에 참여할 경우, 전문의는 반드시 수술 현장에 입회하여 직접적인 지도와 감독을 통해 수술 상황을 통제하고 필요한 지시를 해야 합니다. 응급 상황이나 교통 사정 등 불가피한 사유로 집도의 변경이 필요한 경우, 환자 또는 보호자에게 사전에 충분히 설명하고 동의를 구하는 절차가 필요합니다. 의료 전문직에게는 높은 수준의 도덕성과 직업윤리가 요구되며, 의료 관행이나 레지던트의 숙련도를 이유로 환자 동의 없이 수술의 주체를 변경하는 행위는 의료인의 신뢰를 실추시키고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형사책임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고 하여 행정처분이 면제되는 것은 아니며, 행정처분은 그 기준과 목적이 다를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