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 선거 · 노동
피고 주식회사 D는 프랑스 주류 제조사의 한국 법인으로 상시 약 150명의 근로자를 고용하고 주류 무역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입니다. 원고 A, B, C는 피고의 근로자들이자 피고 소속 근로자들로 구성된 F 노동조합의 조합원들입니다. 피고와 이 노동조합은 2008년 4월 1일부터 노사협의회 운영규정을 제정하여 근로자 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근로자참여법)에 따라 노사협의회를 설치하고 운영해왔습니다. 2017년 4월경 이 노동조합은 과반수 노동조합으로서 구 근로자참여법 및 노사협의회 운영규정에 따라 당시 대표를 포함한 6명을 근로자위원으로 위촉했습니다. 그러나 2019년 3월 피고가 실시한 희망퇴직으로 인해 2019년 4월 1일 4명의 근로자위원이 퇴직하면서 결원이 발생했습니다. 또한, 이 희망퇴직으로 조합원 수가 감소하여 이 노동조합은 과반수 노동조합의 지위를 상실했습니다. 이에 피고는 2022년 9월부터 노동조합과 노사협의회 정상화를 위한 회의를 진행했고, 2022년 12월 6일 전 직원을 대상으로 정상화 방안과 일정을 설명했습니다. 이후 2023년 2월 13일 무작위 공개추첨 방식으로 노사협의회 정상화 준비위원회 위원 11명을 선정했습니다. 준비위원회는 두 차례 회의를 거쳐 선거관리위원회의 역할을 수행하기로 정했고, 2023년 3월 14일 준비위원회 위원 중 7명이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하여 직원들에게 공지했습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부서별로 총 7명의 근로자위원을 선출하기로 하고 2023년 3월 15일 이를 공고했습니다. 3월 17일까지 입후보 신청을 받았는데, 각 부서별로 총 7명의 후보자가 출마했습니다. 2023년 3월 22일부터 23일까지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 선거가 진행되었고, 전체 근로자 147명 중 88명이 투표에 참여하여 총 투표율 59.9%를 기록했으며, 입후보한 후보자 전원인 7명이 근로자위원으로 선출되었습니다. 원고들은 피고가 실시한 이 근로자위원 선거가 무효임을 확인해달라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 사건은 회사 내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의 결원이 발생하고, 과반수 노동조합의 지위 상실로 인해 후임자 선출에 대한 명확한 주체나 구체적인 선출 규정이 없는 상황에서 회사가 선거 절차를 주도적으로 진행하면서 불거진 분쟁입니다. 기존 노동조합 조합원들은 회사의 선거 개입, 선거 절차상의 비밀투표 원칙 위반, 투표 결과의 대표성 부족, 그리고 선출된 일부 위원의 사용자성에 문제를 제기하며 선거의 무효를 주장했습니다. 반면 회사는 법적 자문을 받아 최소한의 개입으로 공정한 절차를 진행했고, 선거 결과 역시 유효하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 선출 과정에서 회사가 주도적으로 준비위원회와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사용자의 개입이 선거의 자유와 공정을 침해하여 선거가 무효인지 여부입니다. 둘째, 선거 당시 투표용지에 피고 인사팀 직인이 날인되었다는 주장, 기표소 앞에 카메라가 설치되어 무기명 비밀투표 원칙을 위반했다는 주장, 그리고 단독 입후보로 7명의 후보자가 7명의 위원으로 전원 선출되어 과반수 득표나 찬반 투표 없이 진행된 것이 선거 절차와 결과에 중대한 하자를 발생시켜 선거가 무효인지 여부입니다. 셋째, 선출된 근로자위원 중 일부 팀장이 '사용자'에 해당하여 근로자위원으로서의 피선거권이 없으므로, 이들이 선출된 선거가 무효인지 여부입니다.
법원은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즉, 피고 주식회사 D가 실시한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 선거는 적법하고 유효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소송 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법원은 원고들의 주장을 다음과 같은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첫째, 준비위원회 및 선거관리위원회 구성의 하자에 대해, 법원은 이 사건 노동조합이 과반수 지위를 상실하여 보궐위원 위촉 주체가 없고 근로자위원 선출에 관한 규정이 없는 상황에서, 피고가 변호사 및 노무사의 자문을 받아 개입을 최소화하여 무작위 공개추첨으로 준비위원회를 구성했고, 그 위원 중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한 것이 절차상 하자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기존 근로자위원의 직무에 후임자 선출 절차 주관이 포함되지 않으며, 피고가 노동조합에 추첨 절차 참관을 요청했으나 원고 A가 자발적으로 불참한 것이므로 구성상 하자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둘째, 선거 절차 및 투표 결과의 하자에 대해, 법원은 투표용지에 피고 인사팀 직인이 아닌 선거관리위원회의 인장이 날인된 사실을 인정하여 원고들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판단했습니다. 기표소 앞 카메라 설치에 대해서는, 투표장 출입 근로자를 확인하려는 목적이었을 뿐 투표 내용을 알 수 없었고, 투표의 자유와 공정을 현저히 침해하여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7명의 위원 선출에 7명의 후보자만 입후보하여 전원 선출된 경우에도 근로자참여법상 과반수 득표나 찬반 투표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으며, 공직선거법에서도 단일 후보 시 투표 없이 당선인으로 결정하는 사례가 있음을 고려할 때, 근로자 과반수가 참여한 이 선거는 절차적 정당성에 하자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셋째, 근로자위원 자격의 하자에 대해, 법원은 팀장인 L, O, N, R 등이 근로기준법상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피고 근로자들의 근로조건 결정이나 업무 지휘·감독에 관한 실질적인 권한은 대표이사와 각 부문별 전무에게 있었으며, 팀장들은 사업 경영의 포괄적 위임이나 근로조건 결정, 지휘·감독 등에 관한 일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았다고 볼 증거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가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근로자 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 (근로자참여법)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2호 (정의)
선거 무효 관련 법리 (대법원 2010. 7. 15. 선고 2009다100258 판결 등)
공직선거법 제188조 제2항 (당선인의 결정)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 선출과 관련하여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의 결원이 발생하고 과반수 노동조합이 없어 위원 선출 주체가 불분명한 경우, 회사가 선거 절차에 개입하더라도 그 개입이 근로자들의 자유로운 선거권 행사를 침해하지 않고 공정성을 유지한다면 해당 선거는 유효하다고 인정될 수 있습니다. 선거관리위원회 구성 시 근로자들의 자율적 합의가 가장 바람직하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고용노동부가 발간한 노사협의회 운영 매뉴얼 등 공식 지침을 참고하고 외부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최소한의 개입으로 공정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중요합니다. 투표의 비밀 보장은 선거의 기본 원칙이지만, 투표자 신원 확인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예: 투표장 출입자 확인)가 이루어졌다고 해서 투표 내용까지 유추될 가능성이 없다면 무기명 비밀투표 원칙 위반으로 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선거 절차상 경미한 하자가 있더라도 그것이 선거 결과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면 선거 무효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근로자위원 선출 시 단일 후보 출마 등으로 경쟁이 없는 경우에도, 근로자참여법 등 관련 법령에 과반수 득표나 찬반 투표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다면, 근로자 과반수가 투표에 참여하여 선거가 성립되었다면 그 결과는 유효하다고 인정될 수 있습니다. 이는 공직선거법에서도 단일 후보 시 투표 없이 당선인으로 결정하는 사례를 참고할 수 있습니다. 근로자위원의 피선거권과 관련하여, 팀장 등 직책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사용자'로 간주되는 것은 아닙니다. 근로기준법상 '사용자'는 사업 경영 전반에 대한 포괄적 권한을 갖거나 근로조건 결정, 업무 명령, 지휘·감독 등에서 실질적인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은 자를 의미하므로, 직책의 이름보다는 실제 부여된 권한과 책임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