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영상물의 저작권 주인을 둘러싼 법적 다툼

원고 A과 주식회사 B는 피고 D와 주식회사 C를 상대로 여러 영상 저작물의 저작권이 자신들에게 있음을 확인하고 저작권 침해 금지를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피고 D가 제작한 이 사건 각 영상 저작물의 최초 저작권은 모두 피고 D에게 귀속되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주식회사 E를 영상제작자로 볼 수 없어 저작권이 E에 양도되었다고 볼 수 없으며, 피고 D가 원고 A에게 저작권을 양도했다는 증거도 부족하다고 보았습니다. 이에 따라 원고들의 모든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주식회사 E의 전 대표이사로, 피고 D로부터 영상 저작권을 양수받았다고 주장하는 개인입니다.
• 원고 주식회사 B: 주식회사 E로부터 제1~6 영상 저작물의 저작권을 양수받았다고 주장하는 회사입니다.
• 피고 D: 주식회사 E의 전 대표이사로, 이 사건 각 영상 저작물을 제작했으며 저작권이 자신에게 있다고 주장하며 피고 주식회사 C에 저작권을 양도한 개인입니다.
• 피고 주식회사 C: 피고 D로부터 이 사건 각 영상 저작물의 저작권을 양도받았다고 주장하며 등록한 회사입니다.
• 주식회사 E (구 주식회사 F, G, H): 피고 D와 원고 A이 과거 대표이사로 재직했던 회사로, 이 사건 각 저작물의 일부가 이 회사 재직 중에 제작되었습니다.

분쟁 상황

피고 D는 1982년부터 1991년까지 주식회사 E의 대표이사로 재직하며 여러 영상 저작물(제16 저작물)을 제작했습니다. 이후 E에서 사임한 뒤에도 추가로 영상 저작물(제7, 8 저작물)을 제작했습니다. 원고 A은 1990년부터 E의 대표이사로 취임했으며, 1995년경 피고 D와 문서(갑 5호증의 1, 2)를 작성하여 이 사건 각 저작물의 '판권'을 양수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원고 주식회사 B는 E로부터 제16 저작물의 저작권을 양수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피고 D는 2015년에 피고 주식회사 C에 이 사건 각 저작물의 저작권을 양도했고, 피고 C는 저작권 등록을 마쳤습니다. 이에 원고들은 이 사건 각 저작물에 대한 저작권이 자신들에게 있음을 확인하고, 피고들이 저작권을 침해하는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금지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하여 저작권 소유를 둘러싼 분쟁이 발생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세 가지였습니다. 첫째, 1987년 7월 1일 저작권법 개정 전후에 제작된 영상물의 최초 저작권자가 누구인지 여부였습니다. 이는 구 저작권법 제9조의 '업무상 저작물' 규정과 '기명저작물' 해당 여부를 중심으로 판단되었습니다. 둘째, 영상제작자 특례(구 저작권법 제75조 제1항)에 따라 주식회사 E가 영상제작자로 인정되어 저작권이 E에 귀속되는지 여부였습니다. 셋째, 피고 D가 원고 A에게 이 사건 각 저작물의 저작권을 양도했는지 여부였습니다. 이는 특히 계약서상의 '판권'이라는 용어의 의미를 해석하는 문제가 포함되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며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1. 이 사건 각 저작물의 최초 저작권 귀속: 제13 저작물은 1987년 7월 1일 이전 제작되어 당시 법규상 단체명의 저작물 특칙이 없어 제작·감독한 피고 D에게 저작권이 귀속됩니다. 제46 저작물은 회사 명의가 표시되었으나 회사의 기획 하에 제작되었다는 증거가 없고 '제작, 총감독 D' 등 피고 D의 이름이 명시되어 구 저작권법 제9조 단서의 기명저작물에 해당하므로 피고 D에게 저작권이 귀속됩니다. 제7, 8 저작물은 피고 D가 E에서 사임한 뒤 만든 창작물이므로 피고 D에게 저작권이 귀속됩니다. 따라서 이 사건 각 저작물의 최초 저작권은 모두 피고 D에게 있습니다.
2. 구 저작권법 제75조 제1항(영상제작자 특례) 적용 여부: 제13 저작물은 해당 법 조항 시행 이전에 제작되어 적용되지 않습니다. 제48 저작물의 경우, 주식회사 E가 영상저작물의 창작 과정을 기획하고 책임을 졌거나 제작 관련 사무 업무를 총괄적으로 기획하고 책임졌다고 볼 증거가 없어 E를 '영상제작자'로 인정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피고 D에게 최초 귀속된 저작권이 E에 양도되었다고 볼 수 없습니다.
3. 피고 D가 원고 A에게 저작권을 양도했는지 여부: 원고들이 제출한 문서(갑 5호증의 1, 2)에 기재된 '판권'이라는 용어는 저작권법이 예정하지 않은 것이며, 'CD, LD, 홈비디오' 등 구체적인 권리만 명시되어 있어 저작권 전체를 포괄적으로 양도하는 것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또한 저작권 양도에 대한 대가가 전혀 정해져 있지 않고, 이후 원고 A이 피고 D에게 다시 '저작권 및 판권'을 양도하는 듯한 문서가 작성된 점 등을 종합할 때, 피고 D가 원고 A에게 저작권을 양도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저작권 침해금지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되었으며,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하게 됩니다.

결론

법원은 원고들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고, 이 사건 각 영상 저작물의 최초 저작권은 모두 피고 D에게 있으며 원고들에게 저작권이 이전되었다고 볼 근거가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서는 다음과 같은 저작권법 규정과 법리들이 적용되었습니다.

1. 구 저작권법(1986. 12. 31. 법률 제391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8조(저작자 추정), 제30조 제1항(저작권의 보호), 제4조(저작자의 권리)​: 이 법률이 적용되던 시기(1987. 7. 1. 이전)에 제작된 저작물의 경우, 이를 제작·감독한 자가 최초 저작권을 가집니다. 이 시기에는 단체명의 저작물에 대한 특별한 규정이 없었으므로, 개인이 창작한 저작물로 간주됩니다.
2. 구 저작권법(1986. 12. 31. 법률 제3916호로 개정된 후 2006. 12. 28. 법률 제8101호로 개정되기 전의 법, 이하 '구 저작권법') 제9조(업무상 저작물의 저작자)​: 법인 등 단체의 기획 하에 업무상 작성되는 저작물의 저작권은 그 단체에 귀속됩니다. 그러나 저작물에 저작자(개인)의 이름이 명확히 표시된 '기명저작물'의 경우 그 저작자에게 저작권이 귀속됩니다. 이 사건에서는 비록 회사 명의가 표시되었더라도 회사의 기획 하에 제작되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고, 제작·감독자의 이름이 명시되어 기명저작물로 보아 개인(피고 D)에게 저작권이 귀속된다고 판단했습니다.
3. 구 저작권법 제2조 제11호(영상제작자의 정의) 및 제75조 제1항(영상저작물의 저작권)​: 이 규정들은 영상저작물의 제작에 필요한 권리를 얻어 이를 전체적으로 기획하고 책임을 진 자를 '영상제작자'로 보며, 영상저작물의 제작에 협력한 자의 저작권은 특약이 없는 한 영상제작자에게 양도된 것으로 추정합니다. 그러나 법원은 단순히 자금을 투자하거나 사무 처리를 한 것만으로는 '영상제작자'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주식회사 E를 영상제작자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4. 저작권 양도 계약의 해석 원칙 (대법원 1996. 7. 30. 선고 95다29130 판결 참조)​: 저작권 양도 계약이 명확하지 않아 과연 그것이 저작권 양도계약인지 이용허락계약인지 불분명한 경우, 저작권자에게 권리가 유보된 것으로 유리하게 추정함이 상당하다고 봅니다. 또한 계약 내용이 불분명할 때는 거래 관행이나 당사자의 지식, 행동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해석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판권'이라는 용어와 구체적인 권리 명시 등 계약 내용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포괄적 저작권 양도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참고 사항

1. 오래된 저작물 소유권 확인: 과거에 제작된 저작물의 경우, 현재의 법률이 아닌 당시 시행되던 저작권법 규정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법률 개정 시점을 기준으로 적용되는 법규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2. 업무상 저작물의 조건: 회사나 단체의 명의로 공표된 저작물이라 할지라도, 그 저작물이 단체의 기획 하에 제작되었는지, 그리고 저작자의 이름이 명확히 표시된 '기명저작물'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따라 저작권 귀속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3. 영상제작자 인정 기준: 저작권법상 '영상제작자'는 단순히 자금을 투자하거나 사무 업무를 담당한 것을 넘어, 영상 저작물 자체의 창작 과정을 기획하고 책임지는 역할까지 수행해야 인정될 수 있습니다.
4. 저작권 양도 계약의 명확성: 저작권을 양도하거나 이용 허락할 때는 '저작권'이라는 법률적 용어를 명확히 사용하고, 양도 대상 권리의 범위(복제, 배포, 2차적 저작물 작성 등)와 대가를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합니다. '판권'과 같이 불명확한 용어는 향후 분쟁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5. 저작권 등록의 중요성: 저작권 양수 시에는 반드시 저작권 등록을 마쳐야 제3자에 대한 대항력을 확보할 수 있으며, 이는 권리 주장에 있어 중요한 근거가 됩니다.
6. 계약서 해석 원칙: 계약 내용이 불분명할 경우, 법원은 거래 관행이나 당사자들의 당시 지식, 행동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해석합니다. 이때, 계약 내용이 불명확한 경우에는 저작자에게 권리가 유보된 것으로 유리하게 추정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