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배 모형 무단 사용 저작권 침해 손해배상 사건

영화 제작사 원고 주식회사 A가 자신들의 영화 'D'에 사용된 안택선과 세키부네 모형의 저작권을, 해당 모형을 복제하여 드라마 'G'에 무단 사용한 시각 특수효과(VFX) 회사 피고 주식회사 B와 그 영업을 양수한 피고 주식회사 C에 대해 침해받았다고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원고의 안택선과 세키부네 모형이 창작성을 갖춘 미술저작물이며, 피고 B가 이를 무단 복제하여 원고의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피고 C는 피고 B로부터 영업을 양수하고 상호를 속용한 영업양수인으로서 피고 B의 채무를 함께 변제할 책임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에 따라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2억 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주식회사 A (영화 및 기타 영상물 제작 및 투자 회사로, 영화 'D'를 제작하고 안택선과 세키부네 모형의 디자인 및 소품을 제작한 저작권자입니다.)
• 피고: 주식회사 B (영화 등의 시각 특수효과(VFX) 작업을 주로 하는 회사로, 원고 영화의 CG 작업과 드라마 'G'의 CG 작업을 담당하며 원고의 저작물을 무단 사용했습니다.)
• 피고: 주식회사 C (피고 B로부터 영업 일체를 포괄적으로 양수한 회사로, 피고 B의 상호를 계속 사용했습니다.)

분쟁 상황

원고 주식회사 A는 조선시대 이순신의 명량해전을 다룬 영화 'D'를 제작하며, 일본군함인 안택선과 세키부네의 모형을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했습니다. 이후 피고 주식회사 B에 영화 내 시각적 특수효과(VFX) 작업을 맡겼고, 피고 B는 원고가 제작한 모형을 토대로 3D 모델링 소스를 구현했습니다. 그러나 피고 B는 약 1년 후 다른 드라마 'G'의 컴퓨터그래픽 작업을 수주하면서, 원고 영화의 안택선과 세키부네 모형의 독창적인 디자인 요소들을 무단으로 복제하여 드라마 'G'에 사용했습니다. 이에 원고는 피고 B가 자신들의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청구했고, 이 과정에서 피고 B의 영업을 포괄적으로 양수한 피고 주식회사 C 또한 상호를 속용했으므로 함께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본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원고 영화에 등장하는 안택선과 세키부네 모형이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미술저작물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피고 B가 원고의 안택선과 세키부네 모형을 무단으로 복제하여 피고 드라마에 사용함으로써 원고의 저작권을 침해했는지 여부입니다. 셋째, 피고 B로부터 영업을 양수한 피고 C가 상호 속용 영업양수인으로서 피고 B의 저작권 침해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지는지 여부입니다. 넷째, 저작권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액을 저작권법 제125조 제1항에 따라 침해자가 얻은 이익액으로 산정할 수 있는지, 또는 제126조에 따라 상당한 손해액을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했습니다.

1. 피고들(주식회사 B, 주식회사 C)은 공동하여 원고(주식회사 A)에게 200,000,000원(2억 원) 및 이에 대하여 2016년 11월 29일부터 2019년 8월 21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해야 합니다.
2.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나머지 청구(4억 원)는 기각합니다.
3. 소송비용 중 1/2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들이 각 부담합니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습니다.

결론

법원은 원고 영화에 등장하는 안택선과 세키부네 모형의 창작성을 인정하여 미술저작물로서 저작권법의 보호대상임을 명확히 했습니다. 피고 B가 원고의 저작물을 무단 복제하여 드라마 제작에 사용한 것은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며, 피고 C는 영업양수도 과정에서 상호를 속용했기 때문에 피고 B와 함께 저작권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손해배상액은 침해자가 얻은 이익을 정확히 산정하기 어려워 법원의 재량으로 2억 원이 인정되었습니다. 이 판결은 영상물 제작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품 및 CG 모델링의 저작권 보호 범위와 영업양수인의 채무 승계 책임에 대한 중요한 기준을 제시합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은 저작권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과 영업양수인의 책임에 관련된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1. 저작권법상의 저작물성 및 저작권 침해 여부:

• 저작물성 (창작성): 저작권법은 문학, 학술 또는 예술의 범위에 속하는 창작물을 보호합니다. 여기서 창작성은 완전한 독창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작품을 단순히 모방한 것이 아니고 작자 자신의 독자적인 사상 또는 감정의 표현을 담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본 사건에서 법원은 원고가 제작한 안택선과 세키부네 모형이 기존 고증 자료와 구별되는 창조적 개성을 지니고 있으므로 미술저작물로서 창작성을 갖추었다고 판단했습니다.
• 저작권자: 저작재산권은 저작물을 창작한 자에게 원시적으로 귀속되는 것이 원칙입니다. 본 사건에서 원고가 직접 컨셉 디자인 시안과 설계도를 작성하고 소품을 제작했으며, 피고 B가 만든 3D 모델링 소스는 원고의 소품을 3D 그래픽으로 그대로 구현한 복제물에 해당하거나 원고의 구체적인 지시에 따라 제작된 것으로 보아 원고에게 저작재산권이 원시적으로 귀속되거나 용역 계약에 따라 원고에게 양도되었다고 판단했습니다.
• 저작권 침해 (복제권, 2차적 저작물 작성권 침해): 타인의 저작물을 무단으로 복제하거나 이를 기초로 새로운 저작물을 작성하는 것은 저작권 침해에 해당합니다. 침해 여부는 두 저작물 사이에 '실질적 유사성'과 '의거관계'가 있는지로 판단합니다. 본 사건에서 법원은 원고와 피고 드라마에 등장하는 배의 외형이 상당히 유사하거나 거의 동일하여 실질적 유사성이 인정되고, 피고 B가 원고 영화 작업을 담당하며 원본 CG 3D 모델링 소스를 소지하고 있었던 점, 감정 자료 제출을 거부한 점, 그리고 관련 형사 재판 결과 등을 종합하여 의거관계가 인정된다고 보았습니다.

2. 상법상 상호 속용 영업양수인의 책임 (상법 제42조 제1항):

• 상법 제42조 제1항은 영업양수인이 양도인의 상호를 계속 사용하는 경우, 양도인의 영업으로 인한 제3자의 채권에 대하여 양수인도 변제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합니다. 이는 영업양도로 인해 채권추구 기회를 잃은 채권자를 보호하기 위한 외관주의 원칙에 따른 것입니다.
• 본 사건에서 피고 C는 피고 B로부터 자산, 부채 등 영업 일체를 포괄적으로 양수했고, 피고들의 상호 중 'B' 부분이 동일하며 대표이사 및 이사 구성이 동일한 점 등을 고려하여 피고 C가 피고 B의 상호를 속용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저작권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 채무도 '영업활동 과정에서 발생한 채권'에 해당하므로, 피고 C는 피고 B와 공동하여 원고에 대한 손해배상 채무를 부담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3. 손해배상액 산정 (저작권법 제125조 제1항 및 제126조):

• 저작권법 제125조 제1항은 침해자가 침해행위에 의해 받은 이익액을 손해액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그러나 본 사건에서는 피고 B가 받은 용역대금 4억 원 전체를 저작권 침해로 인한 이익액으로 보기 어렵고, 침해 부분의 비중과 비용을 정확히 산정할 자료가 부족하다고 보아 해당 조항을 적용하지 않았습니다.
• 저작권법 제126조는 손해가 발생한 사실은 인정되나 제125조에 따른 손해액 산정이 어려운 경우, 법원이 변론 전체의 취지 및 증거조사 결과를 참작하여 상당한 손해액을 인정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법원은 원고가 모형 제작에 상당한 비용을 들인 점, 피고들이 핵심 자료 제출을 거부하여 추가 조사가 불가능해진 점, 침해의 경위와 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손해배상액을 2억 원으로 인정했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1. 영상물, 게임 등 콘텐츠 제작 시 사용되는 소품, 캐릭터, 배경 디자인, CG 모델링 등 시각적 요소들도 충분한 창작성이 인정된다면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되는 저작물이 될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합니다. 단순히 역사적 고증에 기반한 것이라도 제작자의 독창적인 표현과 개성이 반영되면 저작물성을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2. 용역 계약을 통해 외부 업체에 디자인 또는 컴퓨터그래픽 작업을 의뢰하는 경우, 계약서에 최종 결과물 및 중간 창작물의 저작권 귀속에 대한 조항을 매우 명확하게 명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사건의 경우에도 용역계약에 지적재산권이 원고에게 귀속된다는 조항이 있었음이 확인되었습니다.
3. 타인의 저작물을 참고하거나 활용할 때는 반드시 저작권자의 사전 허락을 받아야 합니다. 단순히 아이디어나 고증 자료를 참고하는 수준을 넘어 원본 저작물의 독창적인 표현 형식을 그대로 사용한다면 저작권 침해가 될 수 있습니다.
4. 영업을 양수도하는 경우, 양도인의 기존 채무, 특히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채무까지도 양수인에게 승계될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합니다. 특히 양수인이 양도인의 상호를 계속 사용하는 경우에는 상법 제42조 제1항에 따라 제3자에 대한 변제 책임을 지게 되므로, 영업양수도 계약 체결 시 관련 채무 관계를 면밀히 검토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5. 저작권 침해 분쟁이 발생했을 때는 관련 증거 자료, 특히 원본 디자인 시안, 3D 모델링 데이터 파일 등 핵심적인 자료를 잘 보존하고 성실하게 제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료 제출 거부나 폐기는 법원의 판단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