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타 금전문제 · 행정
사립대학교를 운영하는 학교법인이 국가 연구개발 사업을 수행하면서, 연구소 직원의 사학연금 법인부담금을 연구개발비에서 집행했습니다. 이에 대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은 부당 집행으로 판단하여 18억여 원의 반환을 요구했으나, 학교법인은 해당 금액을 반환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국가 연구개발 사업의 취지, 관련 규정의 해석, 사학연금과 국민연금의 유사성, 그리고 정부가 과거에 해당 집행을 승인했던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학연금 법인부담금도 연구개발비의 인건비 집행 대상에 포함된다고 보고 학교법인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C대학교 산하 D연구소는 1995년부터 B사업이라는 국가 연구개발 사업을 수행해왔습니다. 2015년 C대학교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은 해당 사업의 연구개발 과제 표준협약을 체결하고 연구개발비를 지급받았습니다. 이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은 2016년 8월 24일, 2013년부터 연구개발비에서 D연구소 직원의 사학연금 법인부담금을 집행한 것이 부당하다고 판단하여 총 1,836,568,560원을 반납하라는 조치를 통보했습니다. 학교법인 A가 해당 금액을 완납하지 않자, 2017년 6월 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은 납입고지를 하였고, 이에 학교법인 A는 반환 의무가 없음을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하게 되었습니다.
국가 연구개발 사업 협약에 따라 지급된 연구개발비에서 연구원 인건비 중 사학연금 법인부담금을 집행하는 것이 타당한지 여부. 특히, 관련 규정에서 '급여총액' 또는 '실지급액'의 범위에 사학연금 법인부담금이 포함되는지에 대한 해석이 핵심 쟁점이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제1심 판결 중 대한민국에 대한 부분을 취소하고, 학교법인 A의 1,836,568,560원의 B사업 연구개발비 반환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하며 소송 총비용은 대한민국이 부담한다고 판결했습니다.
법원은 국가 연구개발 사업에 비영리 연구기관의 참여를 장려하고 재정 부담을 완화하려는 취지를 고려할 때, 연구원의 인건비 전액이 연구개발비에서 지급되어야 하며, 여기에 사학연금 법인부담금까지 포함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사학연금과 국민연금의 유사성, '소속 기관 규정에 따른 실지급액'이라는 용어의 해석을 '소속 기관이 실제 지출한 액수'로 봐야 한다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사학연금법 제47조 및 사립학교법 제29조는 교비회계의 건전성 확보를 위한 내부 규율에 불과하며, 국가 연구개발비 직접 지원의 경우에는 이 규정을 근거로 집행을 제한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과거 정부가 해당 집행에 대해 별다른 이의 없이 승인해 온 관행도 판단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본 판례와 관련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구 국가연구개발사업의 관리 등에 관한 규정 제12조 제2항, 구 미래창조과학부 소관 연구개발사업 처리규정 제23조 제2항: 이 규정들은 중앙행정기관의 장이 원칙적으로 대학 등 비영리법인인 주관연구기관이 연구개발비를 부담하게 하여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국가 연구개발 사업에 연구기관의 적극적인 참여를 장려하고 기관의 재정 부담을 완화하려는 정책적 취지를 담고 있으며, 연구개발비 집행 기준 해석에 중요한 근거가 됩니다.
구 국가연구개발사업의 관리 등에 관한 규정 별표2, 구 미래창조과학부 소관 연구개발사업 처리규정 별표3 (인건비 비목별 계상기준 및 세부계상 및 집행기준): 연구개발 과제에 직접 참여하는 연구원에게 지급하는 인건비 중 연구개발비로 집행 가능한 금액을 '소속 기관의 급여기준에 따른 연구기간 동안의 급여총액 (4대 보험과 퇴직급여충당금의 본인 및 기관 부담분 포함)'으로 규정합니다. 본 판례에서는 이 '급여총액'에 사학연금 법인부담금이 포함되는지가 핵심이었습니다.
사립학교법 제29조: 학교법인의 회계를 법인의 업무에 속하는 회계와 그 법인이 설치·경영하는 학교에 속하는 회계로 구분하여 집행하도록 규정합니다.
사립학교교직원 연금법(사학연금법) 제47조 제1항 및 제2항: 이 규정들은 법인부담금은 학교경영기관이 부담하고, 부족액은 교육부장관의 승인을 받아 학교가 부담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법원은 이 규정들이 교비회계의 부실을 방지하고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려는 목적을 가지는 내부 규율 단속 규정일 뿐이며, 대외적인 국가 연구개발비 지원에 직접 적용하여 집행을 제한하는 것은 아니라고 해석했습니다.
국민연금법 제6조 단서: 사학연금 가입자는 국민연금 가입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규정하여, 사학연금과 국민연금의 유사한 사회보험적 성격을 보여줍니다. 법원은 이러한 유사성을 바탕으로 사학연금 법인부담금도 인건비에 포함되는 것으로 보았습니다.
과학기술기본법 제11조의3 제1항, 제11조의4 제1항, 구 국가연구개발사업의 관리 등에 관한 규정 제20조 제1항 및 제2항: 이 규정들은 연구개발 성과 취득 및 기술료 징수 등에 관한 내용으로, 법원은 연구기관이 연구 성과로 일부 이익을 얻을 수 있지만, 본 사업의 공공성 및 기관의 국가 기여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사학연금 법인부담금 집행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국가 연구개발 사업을 수행하는 기관은 연구개발비 사용 기준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중요합니다. 특히 인건비 항목에 포함되는 사회보험 법인부담금의 범위에 대한 해석은 사업 협약 및 관련 법규정을 면밀히 검토해야 합니다. 관련 규정의 문언뿐만 아니라 해당 규정의 제정 취지, 유사 법령과의 비교, 그리고 사업 수행 과정에서 주관 부처의 사전 승인 여부 및 지속적인 관행 등 종합적인 사정을 고려하여 판단될 수 있습니다. 사업 계획서 제출 시 연구개발비 집행 내역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변경 사항 발생 시 주관 부처와 충분히 협의하여 서면 기록을 남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비영리기관이 국가 연구개발 사업을 수행하는 경우, 해당 기관의 자체 재정 부담을 완화하고 연구를 장려하려는 국가 정책적 의도가 규정 해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