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장 건축 허가 거부 취소 판결

용문농업협동조합이 장례식장 건축 허가를 신청하였으나, 양평군수가 산지 평균경사도 초과, 진입도로 사전 인허가 미비, 도로 급경사로 인한 사고 위험, 주변 환경과의 부조화 등을 이유로 불허가 처분을 내렸습니다. 조합은 이에 불복하여 행정소송을 제기하였고, 1심 법원은 양평군수의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하여 취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양평군수가 이에 항소하였으나, 항소심 법원은 산지 평균경사도 산정 기준의 오해, 인허가 의제 제도에 대한 잘못된 해석, 보완 기회 미부여 등 양평군수의 불허가 사유들이 법적 근거가 없거나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보아 1심 판결이 정당하다고 판단하고 양평군수의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장례식장 건축 허가 신청자): 용문농업협동조합
• 피고(건축 허가 불허가 처분자): 양평군수
• 피고보조참가인(피고의 입장 지지자): 피고보조참가인 1 외 1인

분쟁 상황

용문농업협동조합은 양평군에 장례식장 건축 허가를 신청했습니다. 양평군수는 다음과 같은 8가지 이유로 건축 허가를 불허했습니다.

1. 주변 환경이나 경관과 조화롭지 않고 주거환경 및 미풍양속을 저해.
2. 장례식장 신설로 지역 주민 정서에 부정적 영향.
3. 용문산 관광단지 및 인근 여가공간 이용객의 정서에 부정적 영향.
4. 산지 평균경사도 25도 초과로 산지관리법에 위반.
5. 진입도로의 토지 사전 인허가 미비, 주된 진입도로의 급경사, 국도 6호선 인접으로 인한 사고 예상.
6. 기존 장례식장으로도 양평군 수요 충족 가능.
7. 인근 주민들의 반대 민원 다수.
8. 양평군 도시계획과 부합하지 않음. 이에 용문농업협동조합은 양평군수의 불허가 처분이 위법하다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건축 허가 신청에 대한 불허가 처분의 적법성 여부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산지 평균경사도 측정 기준, 건축 허가 시 의제되는 인허가 사항에 대한 해석 및 사전 인허가 요구의 적법성, 진입도로의 경사도 산정 및 안전성 판단의 타당성, 그리고 행정청의 처분 이유 제시 및 보완 요구 의무 위반 여부, 마지막으로 행정청의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항소심 법원은 양평군수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 판결(건축불허가처분 취소)을 유지했습니다. 따라서 양평군수가 용문농업협동조합에 내린 건축불허가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었습니다.

결론

법원은 양평군수가 제시한 건축불허가 사유들이 다음과 같은 이유로 위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첫째, 산지 평균경사도 25도 이하라는 산지전용허가 기준과 관련하여, 수치지형도가 현실과 다르게 된 것이 적법한 원인에 의한 경우라면 현실적인 상태를 기준으로 실측하여 평균경사도를 산출해야 하는데, 양평군수는 이를 제대로 적용하지 않았습니다. 둘째, 건축 허가 시 의제되는 도로점용허가, 하천점용허가 등은 건축 허가 신청 시 사전에 받을 것을 요구할 법적 근거가 없으며, 행정청은 이와 관련하여 관계 기관과 협의하거나 신청인에게 보완을 요구해야 함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고 불허가 처분한 것은 위법합니다. 셋째, 진입도로의 급경사로 인한 사고 예상 처분 사유는 구체적인 근거 없이 추측에 불과하며, 종단경사도를 잘못 계산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넷째, 장례식장에 대한 막연한 부정적 인식을 전제로 한 나머지 불허가 사유들은 건축 허가를 불허할 만한 정당한 사유가 될 수 없으며, 이는 재량권의 일탈·남용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결론적으로 양평군수의 불허가 처분은 관계 법령에 위배되고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은 건축 허가의 법적 성격과 행정청의 재량권 행사, 그리고 인허가 의제 제도와 행정절차법상 행정청의 의무에 대한 중요한 법리를 다루고 있습니다.

1. 건축 허가의 법적 성격 (구 건축법 제11조 제1항, 구 국토계획법 제56조 제1항)​

   • 건축 허가는 기본적으로 건축법 등 관계 법규에서 정하는 제한에 배치되지 않는 한 당연히 허가해야 하는 '기속행위'입니다.
   • 그러나 토지의 형질변경 행위를 수반하는 건축 허가는 구 국토계획법 제56조 제1항 제2호의 개발행위 허가 성격도 가지며, 개발행위 허가는 '주변 환경이나 경관과 조화를 이룰 것'과 같은 불확정 개념을 포함하고 있어 행정청에 '재량권'이 부여된 '재량행위'에 속합니다.
   • 재량행위에 대한 사법심사는 행정청이 사실을 잘못 인지했거나, 비례의 원칙, 평등의 원칙을 위반하는 등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했는지 여부만을 심사합니다.

2. 산지전용허가 기준 및 평균경사도 산정 (구 산지관리법 제18조 제1항, 산림청 고시 제5조 제1항)​

   • 산지전용 허가 기준 중 하나는 전용하려는 산지의 평균경사도가 25도 이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 산림청 고시는 수치지형도가 현실과 맞지 않거나 없는 지역은 실측으로 평균경사도를 산출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 법원은 수치지형도가 현실과 맞지 않게 된 것이 불법적인 원인에 기한 것이 아니라면, 현실의 상태를 우선하여 실측으로 평균경사도를 산출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 이는 적법하게 허가를 받아 진행되던 사업이 중단된 경우, 이미 변경된 현황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사회 경제적 낭비를 줄일 수 있다는 취지입니다.

3. 인허가 의제 제도 및 행정청의 협의 의무 (구 건축법 제11조 제5항, 제6항)​

   • 구 건축법 제11조 제5항은 건축 허가를 받을 경우 산지전용 허가, 농지전용 허가, 도로점용 허가, 도로연결 허가 등을 받은 것으로 '의제'한다고 규정합니다.
   • 이는 행정절차를 간소화하고 국민의 편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건축 허가 신청 전에 의제되는 인허가를 미리 받을 것을 요구할 법적 근거가 없습니다.
   • 구 건축법 제11조 제6항은 의제되는 인허가 사항이 다른 행정기관의 권한에 속할 경우 건축 허가권자가 해당 기관의 장과 미리 '협의'하도록 규정합니다.
   • 행정청은 의제되는 인허가 요건 충족 여부를 판단해야 하지만, 그 인허가를 사전에 받지 못했다는 사유만으로 건축 허가 자체를 불허할 수는 없습니다.

4. 행정처분 시 이유 제시 및 보완 요구 의무 (행정절차법 제23조 제1항, 구 민원사무처리에 관한 법률 제9조 제1항, 제13조)​

   • 행정절차법 제23조 제1항은 행정청이 처분을 할 때 그 '근거와 이유'를 제시해야 한다고 규정하며, 이는 처분의 적법성과 공정성을 담보하고 국민의 권리 구제를 돕기 위함입니다.
   • 민원서류에 흠결이 있는 경우 행정청은 접수를 보류하거나 거부할 수 없으며, 구 민원사무처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민원인에게 '보완을 요구'해야 합니다.
   • 보완이 가능한 흠결에 대해 보완 기회를 주지 않고 곧바로 신청을 반려하는 것은 위법합니다.

5. 재량권 일탈·남용 판단 기준

   • 장례식장은 구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라 자연녹지지역에서도 건축할 수 있는 시설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 법원은 장례식장에 대한 막연한 부정적 인식을 근거로 한 불허가 사유는 정당한 공익상의 필요로 보기 어려우며,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판단합니다.
   • 주민 반대 민원이나 기존 시설의 충분 여부는 건축 허가 거부의 적법한 사유가 될 수 없다는 기존 대법원 판례(대법원 2004. 6. 24. 선고 2002두3263 판결)의 취지가 이 사건에도 적용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건축 허가 신청 시에는 관련 법규의 요건을 면밀히 검토하고 예상되는 행정청의 거부 사유에 대비하여 충분한 자료를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산지전용 허가 기준과 같이 경사도와 관련된 사항은 수치지형도와 실제 현황이 다를 경우 실측 자료를 준비하고 그 차이가 발생한 원인(적법한 공사 진행 등)을 명확히 소명해야 합니다. 건축법 등에서 인허가를 의제하는 규정이 있는 경우, 행정청이 별도의 사전 인허가를 요구하더라도 이는 법적 근거가 없는 요구일 수 있으므로 해당 규정을 정확히 숙지하고 대응해야 합니다. 행정청이 보완 가능한 서류의 흠결을 이유로 반려 처분을 할 경우, 행정절차법상 보완 요구의 기회를 주어야 하므로, 충분한 보완의 기회를 요청하고 적극적으로 흠결을 보완하려는 노력을 보여야 합니다. 만약 행정청이 재량권을 행사하여 허가 여부를 결정하는 사안이라면, 불허가 처분으로 인해 얻는 공익과 신청인이 입는 불이익을 비교·형량하여 행정청의 재량권 행사가 타당한지 여부를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처분 사유가 추상적이거나 불분명할 경우, 처분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힐 것을 요구하고, 소송 과정에서 행정청이 당초 처분 사유와 다른 새로운 사유를 추가하는 것이 허용되는지 여부를 법률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