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
B노동조합은 단체협약에 근거하여 16명의 조합 간부들이 상급단체인 F단체의 중앙위원회 및 임시 대의원대회에 참석할 수 있도록 A공단에 근무시간 중 조합활동 보장을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A공단은 지하철 2호선 개통 지연과 관련된 언론 및 시민의 질책, 그리고 현장 업무 운영의 어려움을 이유로 이를 불허했습니다. 이에 B노동조합은 A공단의 불허 조치가 부당노동행위라고 주장하며 구제 신청을 제기하였고, 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는 이를 부당노동행위로 인정했습니다. A공단은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으나, 서울고등법원은 A공단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 판결을 유지했습니다.
A공단 소속 B노동조합은 1999년 3월 5일 단체협약에 의거하여 같은 달 13일과 14일에 개최될 상급단체(F단체) 중앙위원회 및 임시 대의원대회에 조합 간부 16명이 참석할 수 있도록 근무시간 중 조합활동 보장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습니다. A공단은 같은 달 12일 오후, 지하철 2호선 1단계 개통 지연 문제와 현장 업무 운영의 어려움을 이유로 근무배려 협조가 불가하다는 취지로 통보하여, 요청 대상자 중 휴가를 낸 노조 전임자 9명을 제외한 7명은 회의에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이에 B노동조합은 A공단의 이와 같은 불허 행위를 부당노동행위로 판단하여 노동위원회에 구제 신청을 하였습니다.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상급단체의 중앙위원회 및 임시 대의원대회 참석이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단체협약상 근무시간 중의 조합활동으로 보장되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만약 보장된다 하더라도 참가인이 사전협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근무배려를 요청한 이상 이를 불허한 것이 정당한지 여부입니다. 셋째, 지하철 2호선 개통 지연 등 업무상의 어려움을 이유로 근무배려 요청을 거부한 것이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넷째, 상급단체 회의가 성공적으로 종료되었고 참석하지 못한 조합원들에게 불이익이 없었다면 구제 신청의 구제 이익이 없는지 여부입니다.
서울고등법원은 원고인 A공단의 항소를 기각하고, A공단이 B노동조합의 상급단체 회의 참석을 위한 근무배려 요청을 불허한 행위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므로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은 적법하다고 판결했습니다. 항소 비용은 모두 A공단이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법원은 B노동조합의 상급단체인 F단체의 대의원대회 및 중앙위원회 참석이 단체협약에서 규정한 '상급단체의 화합행사 또는 교육행사'에 해당하거나, 최소한 과거의 지속적인 승인 관행으로 인해 근무시간 중의 조합활동으로 인정되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단체협약상 사전협의 절차가 원고에게도 적용되며, 원고에게는 충분한 협의 시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행사 예정일 하루 전날 일방적으로 전원 불허를 통보한 것은 노동조합의 조직 및 운영에 개입하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지하철 개통 지연을 불허의 정당한 사유로 인정하기 어렵고, 부당노동행위 구제 제도는 노사관계 질서 정상화를 목적으로 하므로 재발 방지를 위한 구제이익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보아 A공단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이 사건은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4호(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합니다. 이 조항은 사용자가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하거나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행위를 부당노동행위로 금지하고 있습니다. 법원은 사용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근로자의 정당한 조합 활동을 방해하거나 제한하는 것을 노동조합의 자주적 운영을 침해하는 행위로 보았습니다. 특히, 단체협약의 해석에 있어서는 단순히 문언적인 의미를 넘어 당사자들의 과거 관행, 협약 체결 당시의 의사, 사회 통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원칙이 적용되었습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상급단체 회의 참석이 단체협약상 명시된 활동이 아니더라도 오랜 기간 동안 사용자가 묵시적으로 승인해 온 관행이 있었으므로 근무시간 중 조합 활동으로 인정된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근무시간 중 조합 활동의 경우 원칙적으로 근로 제공 의무가 우선하나, 단체협약, 취업규칙, 관행 또는 사용자의 승낙이 있다면 예외적으로 허용될 수 있습니다. 단체협약에 사전협의 조항이 있더라도 사용자가 합리적인 이유 없이 협의를 회피하거나 불허하는 것은 부당노동행위가 될 수 있습니다.
단체협약에 근무시간 중 조합활동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더라도, 과거 사용자가 지속적으로 유사한 활동을 승인해 온 관행이 있었다면 이는 근무시간 중의 조합활동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단체협약에 사전협의 절차가 명시되어 있다면, 사용자는 협의 요청을 받은 경우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두고 성실하게 협의에 임해야 합니다. 단순히 일방적인 불허 통보보다는 인원이나 일정 조정 등 대안을 모색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사용자는 업무 지장을 이유로 조합 활동을 불허할 경우, 그 지장이 실제 발생했거나 발생할 개연성이 높다는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해야 합니다. 단순히 일반적인 업무량 증가나 외부 비난만으로는 정당한 사유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부당노동행위 구제 신청은 해당 활동이 성공적으로 종료되었거나 조합원에게 직접적인 불이익이 없었다는 이유만으로 구제이익이 소멸되는 것은 아닙니다. 향후 유사한 부당노동행위의 재발을 방지하고 노동조합 활동의 자주성을 보장하기 위한 구제 이익은 인정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