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자가 아들에게 한 부동산 증여 계약 취소 판결

빚을 지고 있던 아버지가 아들에게 부동산을 증여한 행위가 채권자를 해하는 사해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된 사건입니다. 법원은 아버지가 부동산을 아들에게 명의신탁한 것이라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증여 계약을 일부 취소하며 아버지가 채권자에게 채무액을 지급하도록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A: 아버지 B에게 돈을 받을 채권자 (원고, 피항소인)
• B: 채권자 A에게 돈을 갚아야 하는 채무자이자 C의 아버지 (피고, 항소인)
• C: B의 아들이자 B로부터 문제의 부동산을 증여받은 사람
• G: 사건 부동산을 원래 B에게 매도했던 사람

분쟁 상황

채무자인 B는 2013년에 부동산을 매입한 후 2021년 1월 18일 아들 C에게 이 부동산을 증여했습니다. B의 채권자인 A는 이 증여가 자신의 채권을 변제받지 못하게 하려는 '사해행위'이므로 취소해달라고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반면 B는 이 부동산을 매입할 당시 채무가 많아 자신의 명의로 등기할 수 없었으므로 아들 C에게 명의신탁한 것이었으며, 따라서 아들에게 소유권을 이전한 것은 명의신탁 약정에 따른 반환 의무를 이행한 것이므로 사해행위가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핵심 쟁점

아버지가 아들에게 부동산 소유권을 이전한 행위가 채무 회피를 위한 '사해행위'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명의신탁' 약정에 따른 소유권 반환으로서 적법한 행위인지를 판단하는 것이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 B와 C 사이에 체결된 증여 계약을 40,788,560원의 한도 내에서 취소했습니다. 또한 피고 B는 원고 A에게 40,758,560원과 그 중 19,888,140원에 대하여 판결 확정일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5%의 이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결론

재판부는 피고 B가 사건 부동산을 아들 C에게 명의신탁하였다는 주장을 인정하기에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B와 C 사이의 증여 계약이 채권자 A에 대한 사해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 일부 취소하고 B에게 채무액을 지급하도록 판결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민법 제406조 (채권자취소권, 사해행위취소):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면서 재산권을 목적으로 한 법률행위(사해행위)를 한 경우, 채권자는 그 행위의 취소 및 원상회복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습니다. 본 사건에서 B가 아들 C에게 부동산을 증여한 행위가 채무자 B의 책임재산을 감소시켜 채권자 A의 채권 만족을 어렵게 하는 사해행위에 해당하는지가 핵심 쟁점이었습니다.
2.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4조 제2항 (명의신탁등기의 효력): 명의신탁 약정에 따라 행해진 등기로 인한 부동산에 관한 물권변동은 무효라고 규정합니다. 다만 본 사건에서는 B가 C에게 부동산을 명의신탁하였다는 사실 자체가 증명되지 않아 이 조항이 직접 적용되기보다는, B의 명의신탁 주장이 정당한지 여부를 판단하는 데 있어 법률적 배경으로 고려되었습니다.
3. 명의신탁 주장에 대한 증명 책임 (대법원 2017다260551 판결 등): 부동산 등기는 그 형식적 존재 자체로 적법한 등기원인에 의한 것이라고 추정되므로, 타인에게 명의를 신탁하여 등기하였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그 명의신탁 사실을 증명할 책임을 집니다. 부모가 자식에게 재산의 명의를 이전해준 이후에도 그 재산에 대한 관리·처분권을 계속 행사했다고 해서 곧바로 이를 증여가 아닌 명의신탁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는 것이 대법원 판례의 입장입니다.

참고 사항

1. 채무가 있는 상황에서 가족에게 재산을 증여하는 행위는 채권자로부터 '사해행위'로 취소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2. 부동산을 타인 명의로 등기한 후 명의신탁이었다고 주장하려면, 명의신탁 약정의 존재와 그에 따른 반환 의무 이행임을 명확하게 증명할 수 있는 객관적인 증거(예: 명의신탁 약정서, 매수 자금 출처, 명의신탁의 필요성 등)가 필요합니다.
3. 단순히 부모가 자녀 명의로 된 부동산을 계속 관리하고 세금을 납부했다는 사실만으로는 명의신탁으로 단정하기 어렵고, 증여일 가능성도 충분히 고려될 수 있습니다.
4. 법원에서는 명의신탁을 주장하는 측이 명의신탁 사실을 증명할 책임을 부담한다고 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