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점유와 업무방해 무죄 판결 사건

I 주식회사는 D 상가를 매수한 새로운 소유주이고 피고인 B는 이전 소유 회사의 실질적 운영자 피고인 A는 상가 시설 공사를 하도급받은 업자입니다 이들은 각각 미지급 정산금 및 공사대금을 이유로 상가 일부를 점유해왔습니다 I 주식회사는 이들이 정당한 유치권자가 아니라며 여러 차례 퇴거를 요구했으나 피고인들은 이에 불응하여 업무방해 및 퇴거불응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법원은 피고인들이 무죄라고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피해자 I 주식회사: 부동산 임대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으로 2019년 5월 D 상가 184개 호실을 매수하여 소유하고 있는 새로운 소유주입니다
• 피고인 A: D 상가 지하 1층 활어센터 시설공사를 하도급받은 업자로 공사와 관련된 미지급 공사대금이 있다는 이유로 상가 일부를 점유했습니다
• 피고인 B: D 상가 건물의 전 소유자인 J 유한회사의 실질적 운영자로 상가의 매도와 관련된 미지급 정산금이 있다는 이유로 상가 일부를 점유했습니다

분쟁 상황

D 상가의 소유권이 J 유한회사에서 I 주식회사로 이전되는 과정에서 전 소유 측(피고인 B)과 공사 수급 측(피고인 A)이 미지급된 정산금 및 공사대금을 주장하며 상가 일부를 점유하였습니다 새로운 소유주인 I 주식회사는 이들의 점유가 정당한 유치권에 기한 것이 아니라며 여러 차례 퇴거를 요구했으나 이들이 이에 응하지 않아 형사 고소에 이르게 된 분쟁 상황입니다

핵심 쟁점

피고인들이 미지급 대금을 주장하며 상가 일부를 점유하고 퇴거 요구에 불응한 행위가 형법상 퇴거불응죄 및 업무방해죄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특히 소유권이 이전되었더라도 기존 점유자가 가지는 ‘사실상의 평온’이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지 여부가 핵심이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피고인 A와 B는 각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피고인 A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퇴거불응죄의 보호법익은 주거나 건조물 방실 등의 '사실상의 평온'이라고 보았습니다 즉 주거 관리 점유할 법률상 정당한 권한이 없더라도 사실상 점유하고 있는 상황의 평온은 보호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설령 정당한 권원이 없는 불법점유라 하더라도 적법한 절차에 의해 점유를 해제하지 않는 한 그 점유자의 점유 아래 있다고 보아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들이 점유하고 있던 상가 호실들은 피해자의 퇴거 요구 당시 피고인들의 점유 아래 있었고 그에 따른 사실상의 평온이 보호되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피해자가 상가 인도 요구를 했다고 하여 피고인들이 관리권이나 점유권을 상실한다고 볼 수 없으며 피해자가 점유권을 취득하는 것도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피고인들의 행위는 퇴거불응죄가 성립하지 않고 이를 전제로 한 업무방해죄 또한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아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형법 제319조 제2항 (퇴거불응죄)​: 사람이 관리하는 건조물이나 점유하는 방실에서 퇴거를 요구받고도 정당한 이유 없이 응하지 아니하면 성립하는 죄입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퇴거불응죄의 보호법익을 '주거나 건조물 방실 등의 사실상의 평온'으로 보았습니다 대법원 판례(대법원 2019. 7. 25. 선고 2016도9773 판결 등)에 따르면 임대차 계약이 종료되어 임차인이 임대인으로부터 목적물 인도 요구를 받았더라도 이러한 요구만으로는 임차인이 주거권 관리권 점유권을 상실하지 않습니다 또한 대법원 판례(대법원 2006. 9. 28. 선고 2006도4875 판결 등)는 정당한 권원이 없는 사법상의 불법점유라 하더라도 적법한 절차로 점유를 풀지 않는 한 그 점유 아래 있는 것으로 보며 이러한 경우에도 사실상의 평온은 보호되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2. 업무방해죄: 이 사건의 경우 퇴거불응죄가 성립하지 않아 상가 소유주의 업무를 방해할 '위력'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으로 업무방해죄 또한 무죄로 선고되었습니다
3. 형사소송법 제325조 (무죄판결)​: 피고인의 행위가 범죄로 되지 않거나 범죄 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는 판결로 무죄를 선고한다는 조항입니다
4. 형법 제58조 제2항 (무죄 판결의 요지 공시)​: 피고인이 무죄 판결을 받은 경우 법원이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 판결의 요지를 공시할 수 있다는 조항입니다

참고 사항

부동산의 소유권이 변경되었더라도 기존 점유자가 점유를 유지하고 있다면 그 점유의 사실상의 평온은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단순히 새로운 소유주가 퇴거를 요구했다고 해서 기존 점유자의 점유권이나 관리권이 즉시 상실되는 것은 아닙니다 건물의 소유자는 기존 점유자의 점유를 배제하기 위해 강제적인 방법을 사용하기보다 명도소송 등 민사 절차를 통해 적법하게 점유를 해제해야 합니다 유치권 주장 여부와 상관없이 점유의 사실상의 평온이 깨지지 않았다면 형법상 퇴거불응죄나 업무방해죄가 성립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새로운 소유주는 법적 절차를 통해 점유 문제를 해결해야 예상치 못한 법적 문제에 휘말리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